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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고혈압 서서히 진행되다 합병증 온다

순환기 질환중에서 가장 빈도가 높은것이 고혈압이다. 우리나라성인의 15∼20%가 고혈압이며, 이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약2만명, 사인순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에 비해 사망순위가 높은 것은『한국인은 고혈압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실제 그 치료와 관리는 엉망』이라는 어느 의사의 말로 설명될 수 있다.

어른 18∼20%가 환자…연2만사망|경증일때 혈압 내렸다고 치료중단하면 효과 없어|담배·짠음식 피하고 적게 먹어야

혈압이란 혈관벽에 가해지는 압력으로 120/80과 같이 2개의 숫자로 표시한다. 이것을「1백20에 80」이라고 읽는데 앞에 것은 수축기혈압(최고혈압), 뒤에 것은 확장기혈압(최저혈압)을 의미한다.

의사나 간호원이 팔에 고무주머니로 된 띠를 감아 펌프로 공기를 넣으면 팔의 동맥이 눌려 혈액순환이 일시적으로 멎게되고 공기를 천천히 빼면서 청진기를 팔에 대고 들어보면 다시 동맥이 열리면서 피가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이때 처음 소리가 들리는 순간의 수은주의 높이(㎜Hg)가 수축기혈압이며 동맥이 완전히 열려 소리가 없어질 때가 확장기혈압이 된다.

혈압치의 정상범위를 일률적으로 정할 수는 없으나 편의상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인 수축기 1백40미만, 확장기 90미만을 정상혈압, 수축기 1백60이상 또는 확장기 95이상을 고혈압으로 보고 그 중간을 경계형 고혈압이라고 분류한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합동위원회는 그동안의 기준을 개정, 확장기 90미만을 정상혈압, 90∼94를 고치정상혈압, 95∼1백4를 경증고혈압, 1백5∼1백14를 중등도고혈압, 1백15이상을 중증고혈압으로 정하고 90미만이라도 수축기가 1백40∼1백59이면 경계형수축기고혈압, 1백60이상을 수축기고혈압으로 분류했는데 이 기준을 따르는 의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혈압은 성별·나이·체격은 물론 잴때의 심리상태니 환경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한번 잰 값으로 고혈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한양대의대 이정균교수(순환기내과)는『말에 감는 고무부분(커프)의 국제규격은 성인용이 가로 24㎝, 세로 13㎝이나 일부시판혈압계는 가로 20, 세로 10㎝정도여서 이경우 압박면적이 좁아 실제 혈압보다 높게 나와 엉뚱한 고혈압환자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하고『며칠 간격으로 2∼3차례 안정시에 측정하여 계속 높은 경우고혈압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고혈압은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본태성(1차성) 고혈압이 대부분으로 90%정도가 되며 원인질환을 알 수 있는 증후성(2차성) 고혈압은 10%정도에 불과하다.

김삼수박사(성남 한미병원장겸 순환기센터소장)는 2차성의 원인질환으로 신혈관협착이나 사구체신염 만성신우신염 등의 신질환, 갈색세포종 등을 들면서 이것은 이들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고혈압도 치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혈압을 치료 않고 방치할 경우 오랜세월이 지나면서 심장(협심증·심근경색증·심부전), 뇌혈관(뇌졸중), 신장(신부전), 눈(망막출혈) 등 여러 표적장기에 이상이 나타난다.

고혈압을「조용한 살인자」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합병증이 나타나 치명타를 가할때까지 아무런 증상 없이 병이 조용히 진행되는 때문이다.

고려대의대 노영무교수(순환기내과)는 합병증이 나타나기까지는 평균 18∼20년이 걸린다며 고혈압의 적절하고도 꾸준한 관리는 20년 후의 건강을 보장받을 수 있는 약속어음이라고 강조했다.

중증고혈압환자는 치료의 필요성을 알고 잘 대처해나가지만 숫적으로 훨씬 많은 경증환자 (전체의 약70%)는 치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못하고 치료를 등한히 함으로써 결국 악성고혈압으로 진행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이교수는 고혈압의 치료는 조기발견·적정처방·장기치료 등 3가지 원칙을 실천하는 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고혈압의 관리는 현재의 혈압이 더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며 무서운 합병증을 막자는데 있다.

우선 혈압을 높이는 요인들을 제거해야하는데 이것을 약물요법에 대해 일반요법이라 부른다. 혈압을 상승시키는 요인은 소금의과다 섭취·스트레스·비만과 운동부족·흡연·음주 등으로 이들을 멀리한다는 것이 일반요법의 원칙.

이같은 원칙을 지킨다면 경증고혈압 환자의 3분의1은 개선될 수 있으며 약물 투여시기를 늦출 수도 있다. 또 정상 혈압자에게서는 고혈압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수단이 된다.

한국인은 하루 평균 15∼20g의 소금을 섭취하지만 환자의 경우 5∼7g으로 낮춰야 한다.

일본은 적극적인 저염식 캠페인으로 하루 식염섭취량이 74년의 14.4g에서 84년에는 12.2g으로 낮아져 소금이 주범인 위암과 고혈압환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체중과 운동은 혈압과 상관이 높다. 보행이나 조깅·수영·자전거타기·등산·구기 같은 운동을 무리하지 않은 범위내에서 규칙적으로 하고 비만자의 경우 열량섭취를 줄이는 것이 일반요법의 요령이다. 말하자면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라는 뜻이다.

운동이나 식이요법도 어쩌다 생각나면 한번씩 해보는 정도로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운동을 한다고 고혈압환자가 순간적으로 힘을 많이 쓰는 운동이나 작업(아령·역기·악력기·물건들기·물건밀기) 등을 하는 것은 금물이며 이것은 중증환자나 노인에게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교감신경 흥분물질을 증가시켜 혈압을 높이므로 당연히 끊어야하며 이밖에 과도한 음주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도 삼가는 것이 원칙이다.

약물요법은 확장기 혈압이 95이상이면 치료의 대상이 되고 90∼94라 하더라도 표적장기에 변화가 있거나 40대미만자, 흡연자, 수축기가 1백65이상인자, 고지혈증, 고혈압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치료의 대상이 된다.

고혈압환자를 위한 혈압강하제는 수십가지가 나와있으며 그 작용기전과 효과, 부작용도 조금씩 다르다.

약의 선택과 투여방법은 의사의 고유권한에 속하지만 환자자신도 강압제의 약리특성과 장단점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고있어야 일반적으로 치료효과가 좋게 나타난다.

약의 꾸준하고 정확한 복용도 약의 선택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복용이 불편하다거나 부작용 때문에, 또는 혈압이 다소 내렸다고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환자가 3명중 1명 꼴이 되고 있다.

간혹 혈압반응에 따라 투약을 중지해도 좋은 사람이 있으나 이런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으므로 의사의 지시가 없는한 정확하게 복용해야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으면서 복용이 간편한 약이 개발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약물요법도 지속적인 일반요법과 병행해야 효과가 높다는 점이다.

노교수는 고혈압은 조용히 진행되지만 결과는 무서운 것임을 명심하고 건강인이라도 최소한 1년에 한번은 혈압을 체크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자신이 고혈압인줄 모르고 지내는 사람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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