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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욕심 버리니…” 부활한 서봉수·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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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수(左), 이창호(右)

1990년대를 주름잡은 왕년의 스타들이 돌아왔다. ‘야전사령관’ 서봉수(63) 9단과 ‘돌부처’ 이창호(41) 9단이 까마득하게 어린 후배들과의 대결에서 모처럼 힘을 내고 있다.

서 9단, 지지옥션배서 6연승
시니어리그선 소속팀 우승 주역
이 9단, KB바둑리그 최고령
5승2패로 정관장 1위 디딤돌

서봉수 9단은 26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10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에서 김혜민 7단을 꺾고 6연승을 기록했다. 지지옥션배는 신사·숙녀팀 각각 12명의 선수가 출전해 패배할 때까지 대결을 펼친다. 신사팀의 첫 번째 선수로 나선 서봉수 9단은 조연우·박태희 초단, 김은선 4단, 오정아 3단, 송혜령 초단, 김혜민 7단을 차례로 물리쳤다. 순식간에 서 9단의 손에 숙녀팀 절반이 날아간 것.

이대로라면 서봉수 9단은 96년 12월 12일부터 이듬해 2월 23일까지 중국과 일본의 고수 9명을 연달아 쓰러뜨렸던 ‘진로배 9연승 신화’를 재현할 기세다. 서 9단은 “요즘 승부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바둑을 둔 것이 승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숙녀팀은 서봉수 9단을 상대할 비장의 카드로 박지은 9단을 내세웠다. 박 9단까지 무너지면 남는 선수는 최정 6단, 오유진·김나현 2단, 김윤영 4단, 윤영민 3단뿐이다. 반면 신사팀은 이창호·유창혁·양재호·서능욱·김수장 9단 등 쟁쟁한 선수가 11명이나 생존해 있다. 7연승에 도전하는 서봉수 9단과 박지은 9단의 경기는 다음달 1일 열린다.

서봉수 9단은 시니어리그에서도 큰 활약을 했다. 지난 3월 17일부터 6월 20일까지 열린 2016 한국기원총재배 시니어바둑리그 정규리그에서 9승3패를 거두며 소속 팀인 상주 곶감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다. 개인 성적 순위는 2위다. 상주 곶감은 26~27일 열린 챔피언 결정전에서 음성 인삼을 2대 0으로 꺾으며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창호 9단도 만만치 않다. 출전 선수들의 평균 나이가 26세인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에서 최고령 선수로 출전해 초반 5승 2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는 지난 몇 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그동안 이 9단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듯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2012년 5승7패, 2013년 7승6패, 2014년 5승8패, 2015년 9승7패를 기록했다.

이창호 9단은 “지난해 1지명이었다가 올해 2지명으로 내려오면서 마음의 부담이 줄었다. 1지명을 맡고 있는 신진서 6단이 좋은 성적으로 자기 역할을 잘해줘 내가 더욱 편안한 마음으로 바둑을 둘 수 있게 됐다. 그런 면이 대국 결과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9단의 선전에 힘입어 정관장 황진단은 KB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관장 황진단 감독을 맡고 있는 김영삼 9단은 “이창호 9단이 심리적 부담을 덜어내면서 성적도 좋아지고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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