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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분리대 수차례 받고 멈춘 트럭 기사 “잠 못자 졸았다”

장거리 고속도로 운전이 잦은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지난 17일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에서 대형 관광버스가 추돌사고를 일으켜 20대 여성 4명이 한꺼번에 숨진 참사의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찰청이 평소 2대가 순찰하던 영동고속도로에 암행순찰차 5대를 추가 투입했다. 본지 기자가 23일 봉평터널 주변 100㎞ 구간을 4시간가량 동승해 휴가철 고속도로 운전실태를 점검했다. 대형버스와 트럭들은 졸음운전과 난폭운전, 지정차로 위반 등 사고 위험이 큰 민폐운전을 여전히 일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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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인근 영동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으로 중앙분리대를 수차례 들이 받고 멈춰 선 안모(52)씨의 1t 화물트럭. [사진 박진호 기자]

23일 오후 5시30분쯤 강원도 원주시 태장동 영동고속도로 원주IC 인근 도로. 경찰의 암행순찰차 내비게이션에 긴급 지령이 전달됐다. “화물트럭이 중앙분리대를 계속 들이받으며 달리고 있습니다. 운전자는 (잠을) 자고 있고요. 정말 위험합니다.”

영동고속도로 암행순찰 동행기
대형버스 등 지정차로 계속 위반
곡예하듯 ‘칼치기 운전’ 스포츠카도
4시간 동안 총 64건 위반 사례 나와
“독일처럼 4시간30분 동안 운행 후
45분간 휴식하는 제도 도입해야”

잠시 후 “트럭은 사고로 멈췄고요. 운전자가 피를 흘리고 있다고 합니다”고 알려 왔다. 고속도로순찰대 상황실에서 잇따라 지령이 전달되자 암행순찰차가 빠르게 내달렸다.

사고 지점은 17일 대형 관광버스의 추돌사고로 20대 여성 4명이 숨진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에서 40㎞가량 떨어진 원주시 소초면 인천 방면 139㎞ 부근이었다. 사고 차량이 1차로에 그대로 서 있어 일촉즉발의 위험한 상황이었다.

강원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7지구대 정문수(43) 경사는 “2차 사고 위험이 커 현장에 빨리 가야 합니다. 달리겠습니다”고 말한 뒤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10여 분을 달려 사고 현장에 도착하자 흰색 1t 화물트럭이 1차로에 멈춰 서 있었다. 차량 바퀴는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터진 상태였다.

사고로 얼굴을 다친 운전자 안모(52·경기도 시흥시)씨는 어디서 오는 길이냐는 경찰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말을 흐렸다.

그는 사고 현장에서 벗어나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잠을 못 자고 운전대를 잡아 그런 것 같아요. 졸았어요”라고 말했다. 경찰은 음주운전을 의심해 음주 측정도 했지만 술은 마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주에 있는 한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안씨는 “새벽에 유리병 배달을 위해 강원도에 왔고, 낚시를 하느라 잠을 못 자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며 “다시는 졸음운전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함께 출동한 박만선(40) 경위는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면 지체와 정체현상이 반복되기 때문에 2차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화물트럭 사고로 인근 2~3㎞ 구간에서 극심한 지체와 정체현상이 빚어졌다. 또 뒤따르던 차량들은 예상치 못한 지체와 정체에 놀라 급정거를 하면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앞서 오후 4시51분쯤 평창군 봉평면 둔내터널 인근에서는 승객 40여 명을 태우고 경남 창원시로 향하던 45인승 관광버스가 지정차로 위반으로 암행단속반에 적발됐다.

운전자 진모(58)씨는 “추월하긴 했지만 1차로로 계속 주행하지 않았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암행순찰차가 10㎞가량을 지켜본 결과 이 버스는 수시로 1차로와 2차로를 넘나들었다. 대형버스의 경우 2차로로 운행해야 하는데 2㎞ 이상을 추월차로인 1차로로 내달렸다. 정 경사는 “현행법상 대형버스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지정차로인 2차로로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 버스는 차선 변경을 할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버스기사에겐 벌점 10점과 범칙금 5만원이 부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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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순찰차를 타고 단속에 나선 경찰이 ‘칼치기’ 운전을 하다 적발된 포르셰 스포츠카 운전자 김모(33)씨에게 안전운전 의무 위반으로 벌점과 범칙금을 부과하고 있다. [사진 강원지방경찰청]

오후 3시10분쯤 원주시 문막읍 문막IC 인근에서는 포르셰 스포츠카가 차량 사이를 곡예하듯 빠져나가는 일명 ‘칼치기’ 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운전자 김모(33)씨는 난폭운전을 인정하면서 “앞으로 안전운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씨에겐 안전운전 의무 위반으로 벌점 10점과 범칙금 4만원이 부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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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영동고속도로에 동원된 암행순찰차는 7대. 단속건수는 지정차로 위반 54건, 안전운전 의무 위반·기타 각 3건, 휴대전화 사용과 갓길 통행 각 2건 등 모두 64건이었다.

교통안전공단 강원지사 한중섭 안전지도부장은 “봉평터널 사고를 계기로 독일처럼 4시간30분 동안 운행하면 의무적으로 45분간 휴식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최대 13만원인 범칙금 인상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창=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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