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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년 된 격렬비열도 등대…중국 어선 감시 ‘이상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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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의 독도로 불리는 격렬비열도 3개 섬 중 하나인 북격렬비도. 이곳에 설치된 등대는 불법 조업 등을 감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직원이 배치됐다. [사진 태안군]

‘서해의 독도’로 불리는 격렬비열도(格列飛列島). 최서단 영해 기준점이자 군사적 요충지다. 중국 산둥(山東)반도와 직선거리로 불과 270㎞ 떨어져 있다. 2년 전 중국인들이 매입을 추진하면서 정부·자치단체가 긴장했던 곳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의 해양영토 확장이 국제적 이슈가 되면서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개인소유인 서격렬비도를 국유화하기 위해 매입을 진행 중이다.

가장 서쪽에 있는 우리 섬을 가다
불법조업 잦아 작년 유인등대로
2년 전 중국인 섬 매입 추진 논란
“국가연안항 지정, 체계적 관리를”

지난 20일 오전 10시20분 충남 태안군 신진항. 충남도 어업지도선(295호·63t급)에 올랐다. 서쪽으로 55㎞를 쉬지 않고 달려 낮 12시30분 북격렬비도 인근 바다에 도착했다. 잔잔했던 파도는 궁시도와 병풍도를 지나면서 거세져 북격렬비도 인근에선 5~6m로 높아졌다. 접안시설이 열악해 큰 배로는 섬에 들어갈 수 없었다. 결국 충남295호에 딸린 소형보트로 갈아타고서야 섬에 내릴 수 있었다.
 

비탈을 따라 15분가량 올라가자 흰색 등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1909년 6월 처음 불을 밝히기 시작했으니 107년 된 등대다. 94년 4월 무인화됐다가 21년 만인 지난해 7월 유인등대로 바뀌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 정세가 급변하고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리자 인력을 다시 배치한 것이다. 등대에는 해양수산부 소속 4명의 항로표지관리원(등대지기)이 2인 1조로 15일씩 24시간 근무하며 사방을 감시한다. 태풍이 불거나 파도가 높게 치면 육지로 나가지 못하고 한 달 넘게 발이 묶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북격렬비도에는 기상청의 파고계·지진계·황사관측장비도 설치돼 있다. 항로표지관리소 유종철(42) 소장은 “등대는 단순히 뱃길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우리 영토를 상징한다”며 “불법어업 단속과 해상안전 확보의 전진기지로 격렬비열도의 존재의미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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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비열도는 북·동·서격렬비도 3개의 섬이 격자형태로 열을 지어 날아가는 새 모양을 이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격렬비도에는 최서단을 알리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서격렬비도에서 서쪽으로 22㎞를 가면 공해상, 90㎞를 가면 한·중 어업협정에 따라 두 나라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잠정조치수역이 나온다. 중국 어선의 영해 침범도 잦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00여 척가량이 격렬비열도 인근 해상을 넘어왔다. 최근 격렬비열도 인근 해상에 대규모 오징어 어장이 형성되면서 해경이 경계를 강화했다.

격렬비열도는 2년 전 중국인의 매입 시도가 알려지면서 정부와 충남도가 바짝 긴장했다. 당시 중국인들이 민간인 소유인 서격렬비도를 사들이려고 소유자들과 접촉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국토교통부는 2014년 8월 격렬비열도를 ‘외국인 토지법에 따른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해수부는 절대보전 무인도서로 지정, 개발·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해수부는 영해 기점인 서격렬비도 매입도 추진하고 있다. 섬의 감정평가액은 2억3200만원(2015년 말 기준). 4명의 공동 소유자들은 이보다 4배가량 비싼 10억원 정도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국유재산과 교환하는 방식도 제안한 상태다.

충남도·태안군은 격렬비열도 일대를 해양환경연구기지·관광자원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정부에 격렬비열도를 국가관리연안항으로 지정해주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국가 연안항으로 지정되면 접안시설·선박 대피시설 등이 설치된다. 3000억원가량이 소요된다. 충남도 허승욱 정무부지사는 “격렬비열도는 단순한 섬이 아니라 국가 영토를 상징하는 섬”이라며 “정부에서도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격렬비열도(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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