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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따 부모님 한 풀어야죠” 독해진 양희영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국가대항전인 UL인터내셔널 크라운 개막을 이틀 앞둔 20일 미국 시카고 메리트 골프장.

엄마는 창 던지기, 아빠는 카누
86년 아시안게임엔 나갔지만
올림픽 출전 꿈은 끝내 못 이뤄
LPGA 국가대항전 내일 개막
리우 가는 16명과 샷 대결
35도 뙤약볕 속 나홀로 연습

뙤약볕이 내리쬐면서 한낮 기온이 섭씨 35도를 넘어섰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점심 식사를 마친 후 그늘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렇지만 양희영(27·PNS창호)은 달랐다. 그는 뙤약볕 속에서 웨지 연습을 했다. 5야드 마다 고깔을 세워놓고 샷훈련을 했다. 공은 목표 한 발자국 이내에 정확히 떨어졌다. 양희영은 “처음 국가대표로 뽑혔다. 그래선지 다른 대회 때와는 완전히 느낌이 다르다”며 “컨디션도 좋고, 팀워크도 좋다. 좋은 결과를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평소 딸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지 않는 편인 아버지 양준모(52)씨도 국가대항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를 관전하기 위해 미국으로 날아갔다. 무뚝뚝한 그지만 딸이 태극마크를 달고 나온 것을 보고서 입이 귀에 걸린 듯 했다.

양씨는 “드디어 우리 딸이 국가대표가 됐다. 가문의 영광이다. 아빠·엄마는 아시안게임에는 출전했지만 올림픽에는 못 가봤는데 딸이 제일 낫다”면서 양희영의 등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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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창던지기에 한국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땄던 어머니 장선희 씨. [중앙포토]

남자 골프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안병훈(25·CJ)의 부모 안재형과 자오즈민은 스타 선수 출신이다. 안재형과 자오즈민은 각각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 양희영의 부모도 모두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했던 국가대표 출신이다. 아버지 양씨는 카누 대표로, 어머니 장선희(52)씨는 창던지기 대표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두 사람 모두 성실한 선수였다. 양씨는 “아내가 엄청나게 운동을 열심히 했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윗몸 일으키기를 나보다 더 많이 하고, 무거운 바벨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양준모 씨는 운동을 잘 하는 장씨에게 매력을 느껴 결혼했다고 한다.

양씨는 80년대 카누 한국 기록을 세웠다. 어머니 장씨는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땄다. 그러나 올림픽에는 나가지 못했다. 양씨는 “세계선수권까지는 나가봤지만 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하지 못했다. 올림픽에 못 나간 건 우리 집안의 아쉬움”이라고 했다.

딸은 LPGA 최고 선수들이 뛰는 UL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또 8월 리우 올림픽에도 출전하게 됐다. 메달 가능성은 어떨까.

양씨는 “올림픽은 출전 선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국가 안배 때문에 실력이 좋은 선수들도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희영이가 큰 경기에 강하니까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말했다.

양희영 집안 식구들은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성실한 운동선수 집안답게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그가 이 정도 말했다면 가능성과 의욕 또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태릉인’ 부모를 둔 양희영은 주니어 시절 하루 종일 뙤약볕 아래서 허리를 펴지 않고 퍼트 훈련을 했다. 그래서 그의 티셔츠 등 부분이 볕에 누렇게 바래기도 했다.

운동 밖에 모르던 양희영이었지만 2014년엔 잠시 방황했다. 양희영은 친구들에게 “그동안 누구를 위해서 골프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부모님을 향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다른 선수들은 흔히 겪는 일이지만 양희영의 집안에서는 엄청나게 충격적인 일이었다. 양희영은 6개월 정도 방황하다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양희영은 “이제 골프가 재밌어 졌다. 올해 목표가 인터내셔널 크라운과 올림픽 출전이었는데 일단 그 꿈을 모두 이룬 셈”이라며 “기왕 이렇게 된거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따고 싶다. 금메달을 따면 부모님이 아주 좋아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골프 국가대항전인 UL인터내셔널 크라운은 22일 개막한다. 8개 국가 중 톱시드를 받은 한국은 양희영과 김세영(23·미래에셋)·전인지(22·하이트진로)·유소연(26·하나금융그룹)이 대표로 출전한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인 한국은 22일 중국, 23일 대만, 24일 호주와 포볼 매치플레이를 벌인다.

대회는 112년만에 복귀하는 올림픽 골프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중 16명이 이 대회에 나온다.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2위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출전하지 않는다. 이 대회에 참가하려면 국가당 세계랭킹 500위 이내 선수가 최소 4명이 있어야 하는데 뉴질랜드는 이 규정을 채우지 못했다. JTBC골프가 대회 첫 날 경기를 22일 오전 1시부터 생중계한다.

시카고=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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