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삼산경찰서는 20일 살인 혐의로 A씨(55)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8일 오후 5시쯤 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B씨(55·여)의 집에서 B씨의 목과 손을 운동화 끈으로 묶은 뒤 둔기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다.
조사 결과 B씨는 A씨와 동거했던 C씨(57·여)의 여동생이었다. A씨와 C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동거를 하다 헤어졌다. A씨와 C씨가 동거를 하는 동안 B씨와도 왕래를 하며 서로를 '형부', '처제'로 불렀다. 서로의 집 현관 비밀번호까지 알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
그러나 A씨와 C씨가 헤어진 이후 B씨와의 관계도 깨졌다. A씨는 이후 전화도 받지 않고 만나주지도 않는 C씨를 찾기 위해 이날 B씨의 집을 찾아갔다. 그는 비밀번호를 누르고 미리 B씨의 집 안에 들어가 있었다. 놀란 B씨가 "나가라.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는 등 계속 무시하자 범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의 시신은 다음날인 19일 오후 8시23분쯤 출근하지 않는 B씨를 걱정한 회사 동료가 집을 찾아갔다가 발견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 TV(CCTV)를 분석해 A씨를 용의자로 보고 붙잡았다. 검거 당시 그는 집 근처 다방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A씨는 "헤어진 동거녀와 다시 만나고 싶어서 B씨에게 계속 연락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 등 계속 무시해 살해할 생각을 하고 운동화 끈을 미리 준비해 찾아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B씨의 정확한 사인을 알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