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동군 화개면 산비탈에는 야생차밭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사진 하동군]
작년 1973t 생산…전국 생산량 25%
내년 3월 세계농업유산 등재 준비
수출 위해 가루녹차 생산 라인 구축
해외시장 개척 100만 달러 계약 성공
녹차 세계화의 출발점인 셈이다. 하동군이 다양한 녹차제품으로 세계시장 개척에 나서는 등 ‘녹차산업 세계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먼저 눈에 띄는 게 녹차 대량소비 시대를 열 가루(분말)녹차 생산이다. 커피믹스처럼 주로 소포장되는 가루녹차는 우려 마시는 국내와 달리 음료용 가루녹차를 대량 소비하는 외국을 겨냥한 것이다. 가루녹차는 빵·빙수·아이스크림·과자류 같은 식품첨가용으로도 최근 인기다.
하동군은 지난해 군 소유 가공공장에 가루녹차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가루녹차 생산을 위한 차광(遮光)재배를 지난해 5㏊에서 올해 7㏊로 늘렸다. 내년엔 20㏊로 늘린다. 하동지역 수매가 기준으로 차광재배 녹차 잎은 ㎏당 2500원으로 일반재배보다 1700원, 고급 가루녹차는 ㎏당 5만4000원으로 일반 가루 녹차보다 3만9000원이나 더 비싸다. 녹차의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하동군이 국내외 판매를 위해 녹차의 유용성분을 넣어 만든 치약·샴푸세트와 화장품세트. [사진 하동군]
하동군은 이미 ‘작설차’를 지난 1월 국제슬로푸드협회의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등재했다. 역시 세계화를 위한 조치다. 중국의 유명한 떡차에서 분리한 금화균(金花菌)을 주입해 중국인이 좋아하는 향이 나는 최고급 금화차 개발과 세계적 차 박물관 건립도 추진 중이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녹차산업을 수출·문화·관광이 어우러진 6차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녹차홍보를 위해 매년 5월 열리는 야생차문화 축제에 주한 외국대사 부부를 꼭 초정한다.
◆하동 야생차=신라 흥덕왕 3년(828년) 중국 당나라에서 가져온 차 씨앗을 화개동천에 심었다고 전한다. 화개·악양면 등 주산지는 섬진강과 가까워 안개가 많고 다습하며, 밤낮 기온 차가 커 차나무 재배에 적지다. 다른 지역 야생차나 개량종 재배차보다 총 질소와 데아닌 함량이 놓아 감칠맛이 강하고 카테킨·비타민C 같은 유효성분이 많아 건강에 좋다고 한다.
황선윤 기자 syohwa@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