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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간암 환자 생존율 높이는 진료 팀워크 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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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간암 진단을 받고 간절제술을 앞두고 있는 전병균(55)씨가 간센터 의료진과 대화하고 있다. 프리랜서 조상희

간암은 국내 암 사망률 2위, 중년 남성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병이다. 치료도 까다로운 암이다. 초기에 별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고, 수술해도 재발이 잦다. 또 대부분 간 질환이라는 전 단계를 거친다. 간 질환부터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센터가 필요한 이유다. 훌륭한 간센터가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다. 간절제·간이식 등 수술에 능하고, 수술을 포함한 다양한 치료법을 적시·적소에 구사해야 한다. 최적의 치료는 과(科) 사이 경계를 허무는 활발한 소통(다학제 진료)에서 나온다. 아주대병원 간센터는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 아주대병원 간센터가 간질환 치료에서 맞춤형 정밀의학을 시도할 수 있는 배경이다.

특성화센터 탐방 아주대병원 간센터

암을 치료하는 과정은 간혹 전투에 비유된다. 무기가 많을수록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갖고 있는 무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필수다.

간암 치료는 크게 수술(절제·이식)과 항암치료로 나뉜다. 수술은 최전방 공격수에 해당한다. 항암치료는 주로 수술로 완치가 어려울 경우 적용하게 된다. 그래서 수술 실력은 어느 의료기관의 간암 치료 실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불린다.

3기 환자 5년 생존율, 국내 평균의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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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간센터의 간암 수술 후 5년 생존율은 병기별로 각각 1기 87.9%, 2기 72%, 3기 51.2%, 4기 19.9%다. 간암 사망률이 암 가운데 둘째로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편이다. 국내 병기별 생존율과 비교할 때 그 성과는 더욱 뚜렷하다. 국가암정보센터 통계(2015)에 따르면 국내 간암 환자의 평균 5년 생존율은 1~2기(국한) 51.6%, 3기(국소) 17.6%, 4기(원격) 2.8%에 그친다. 간이식팀을 이끄는 왕희정(외과) 교수가 “간암 병기별 생존율에서 어느 병원과 경쟁해도 자신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아주대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암수술 사망률 평가(2010)에서 간암 부문 1등급을 받았다. 등급 숫자가 작을수록 암 수술을 잘하는 병원이다. 당시 사망률은 1.2%에 불과했다. 아주대병원 간센터 정재연(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이식 경험과 수술 실력을 얼마만큼 갖췄는지는 간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며 “내과의사 입장에서도 수술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소신껏 환자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간센터는 간암 적정성 평가(2013)에서도 1등급을 받았다. 적정성 평가는 의학적·비용효과적 측면에서 진료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면밀히 따지는 평가다.

치료 성적에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증상이 뚜렷하게 없는 간암에서는 특히 그렇다. 이를 위해 원칙으로 삼는 게 있다. 간 질환자의 복부초음파 검사를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직접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초음파 검사는 영상의학과가 담당한다. 복부초음파 검사는 간암이 생기기 쉬운 환자를 미리 걸러낼 수 있는 선별검사다. 간 질환자를 처음 대면하고 환자 정보를 꿰고 있는 의사가 직접 검사하면 그만큼 조기 발견 가능성은 높아진다.

정재연 교수는 “간암 환자 10명 중 9명은 간염·간경변증(간경화) 환자”라며 “환자의 임상 상태를 파악하고 있는 의사가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판단하는 게 간암 진단·치료를 할 때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아주대병원에선 내과 전임의뿐 아니라 이보다 앞선 전공의 수련 과정에도 초음파 검사를 포함시키고 있다.

새 치료법 개발, 기존 치료법 장점 극대화

암 치료 성적은 연구의 성과고, 연구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에서 비롯된다. 다양한 기록이 이를 말해 준다. 아주대병원은 2007년 간이식 수술로 혈우병·간암을 동시에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혈우병 환자는 관리를 위해 혈우 인자를 수혈로 공급받는데, 그 과정에서 간염에 감염되곤 한다. 왕 교수는 간이식을 하면 간 질환뿐 아니라 혈우병까지 낫는다는 해외 문헌 내용을 직접 확인했다. 이듬해에는 세계 최초로 온전히 혈우병 치료만을 위한 간이식술까지 성공했다.

국내 최초로 혈액형이 다른 성인의 간이식 수술(2007)도 성공했다. 어린이는 혈액형이 달라도 괜찮지만 성인의 경우에는 초(超)급성 거부반응이 일어난다. 다른 혈액형을 거부하는 항체를 차단해야 하는 수술이다. 혈액형이 다른 간이식 수술의 성공률을 90%까지 끌어올리는 전기를 마련한 셈이다.

그렇다고 새로운 치료에만 집착하지 않는다. 기존 치료법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간동맥 주입식 항암요법’이 대표적이다. 간 기능이 많이 떨어지거나 혈관이 좋지 않아 화학색전술 효과가 없는 간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치료다. 화학항암제를 간동맥에 주입하고, 효과가 있는 환자를 잘 선별해야 하기 때문에 이 방법 대신 표적항암제를 쓰는 경우가 많다. 정 교수는 이 치료의 가치에 주목해 프로토콜을 정립해 나갔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4개 병원이 참여하는 연구로 확대됐다. 정 교수는 “신약이 환자 50% 이상에서 듣는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표적항암제도 10~15%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다”며 “진행성 간암에서 대안으로 쓸 수 있는 가치 있는 치료”라고 말했다.

정밀·맞춤 의학을 꿈꾸다

아주대병원 간센터는 이제 미래의료로 불리는 정밀의학의 중심에 있다. 환자의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구현하는 의료다. 정 교수는 간동맥 주입식 항암요법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개발 연구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유전인자를 찾는 연구다.

한편 왕희정 교수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간암 표적항암제 ‘넥사바’의 치료 효율성을 높이는 공동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5개 병원, 2개 대학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연구가 끝나면 표적항암제에 치료 효과가 있는 환자와 내성이 있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게 돼 불필요한 치료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왕 교수는 “우리는 다른 병원보다 정밀의학에 대한 의지와 역량을 갖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라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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