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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치도 양보 못해" vs. 미국 "눈 감는 일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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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오바마(미 대통령)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로 정면 충돌하고 있다. 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을 거부하는 중국과 이를 받아들이라고 압박하는 미국의 갈등은 파워 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남중국해 주변 해역에는 대규모 훈련을 실시한 중국의 전략폭격기와 신형 대함 미사일 등 정예 전력과 유사시에 대비한 미국의 항공모함 2척 등이 배치돼 있다.

중국은 판결 직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최고 지도부가 직접 나서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한 데 이어 13일에도 정부·언론이 미국과 PCA에 집중 포화를 퍼부으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외교부 성명과는 별도로 담화를 내 "이번 재판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법률의 외투을 입은 정치 쇼"라며 "반드시 그 본질을 철저하게 폭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자기 이익에 맞으면 국제법을 이용하고 안 맞으면 버리는 이중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남에게는 유엔해양법협약 준수를 촉구하면서 정작 스스로는 가입조차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12일 "PCA의 판결은 최종적이고 구속력이 있다"며 판결 준수를 촉구한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의 성명을 반박한 것이다.

중국은 특히 PCA 남중국해 중재법정의 권위와 공정성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루캉 대변인은 "이번 중재법정 재판부는 일본 출신 야나이 슌지(柳井俊二) 전 유엔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가 도맡아 구성했다"며 "야나이는 아베 총리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결정에 협력한 인물로 중재 재판은 처음부터 정치화돼 있었고 거기서 나온 판결은 불법이고 무효"라고 주장했다.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13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중재법정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재판관들의 보수와 재판 진행 비용 등을 누가 부담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또 이날 국무원 신문판공실 명의로 2만자 분량의 남중국해 백서를 발간하며 기존 영유권 주장을 반복했다.

정부의 반응과 별도로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는 "한치의 땅도 양보할 수 없다(不讓寸土)"는 등의 구호와 함께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경계선인 '구단선(九段線)'을 강조한 지도가 전파되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 정부도 동시다발성 성명과 발언, 전화 기자회견으로 중국을 압박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태 선임보좌관은 12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토론회에서 “우리가 다른 분야에 대한 협력의 대가로 필수적인 수로(남중국해)에 눈을 감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타협 불가를 선언했다. 그는 “미국은 수십 년간 태평양의 중심 세력이었고 우리의 리더십을 원하는 역내 국가들도 계속 늘고 있다. 우리는 중국의 부상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남중국해를 중국을 위축시키는 수단으로 쓰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PCA 판결의 ‘법적 구속력’을 강조했다. 벤 로즈 NSC 부보좌관은 워싱턴 시내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분명한 점은 판결은 법적 구속력이 있으며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과의 전화 회견에서 “미국은 이번 판결이 대화와 합의 기반이 되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혀 미국이 전면에 나설 것임을 알렸다. 그는 “중국의 극단적인 발언이 누그러지고 감정이 식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향후 중국의 태도 완화를 기대했다.

미·중의 충돌은 워싱턴에서도 벌어졌다. CSIS 토론회에 나선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이번 판결은 힘이 곧 정의라고 대놓고 선언한 것”이라며 “이를 반대하고 거부한다”고 천명했다. 그는 “어떤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베이징·워싱턴=예영준·채병건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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