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대처와 다른 메이 “특혜 받는 소수 아닌 모두의 나라로”

13일 취임하는 영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인 테리사 메이(60)는 1976년 짐 캘러헌 총리 이래 다우닝가 10번지의 가장 나이 많은 입주자다. 캘러헌 총리는 당시 64세였다.

메이는 “가장 경험 많은 총리”로도 여겨진다. 의원 배지를 단지 3년 차인 99년 예비내각에 기용된 이후 지금껏 17년간 ‘프런트 벤치(여야 장·차관 또는 당직자)’를 떠난 적이 없다. 문화부터 현재 내무 분야에 이르기까지 두루 경험을 쌓았다.

유일한 예외 분야가 경제다. 영국은행 등의 금융 경력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렇다보니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보단 상대적으론 오른쪽으로 여겨지곤 했으나 구체적인 정견을 드러낼 일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11일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 차관이 경선 포기를 선언하기 전후 메이의 두 차례 발언에서 경제관이 드러났다. 선거 연설과 총리로 확정된 이후 짧은 인사말을 통해서였다. 캐머런보다 왼쪽이었다.

그는 “특혜 받는 소수가 아닌 모두를 위한 나라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곤 “내가 이끄는 보수당은 완전히, 전적으로 평범한 노동자들을 위한 당이 될 것”이란 말도 했다. 개인과 기업의 탈세를 엄중히 단속하고 노동자와 기업가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데 우선순위를 두겠다고도 했다. 특히 임원보수 지급안에 대한 주주 표결이 자문 성격인 걸 바꿔 구속력을 가지게 하며 이사회에 소비자와 노동자도 포함시키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는 “평범한 노동자 계층 출신이라면 생활은 정계에 있는 많은 이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다“며 “직업이 있어도 안정적인 것은 아니며, 집이 있어도 담보 대출금리 인상을 걱정해야 하고, 근근히 꾸려가지만 생활비와 교육비를 걱정한다. 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이란 말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민투표에서 드러난 노동자 계층의 분노를 감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이가 마거릿 대처에 비유되곤 하지만 대처와는 다른 점이다. 대처는 에이브러햄 링컨의 “강자를 약하게 만들어선 약자를 강하게 할 순 없다. 임금을 지급하는 사람을 끌어내려선 임금 생활자를 도울 수 없다”의 말을 늘 가지고 다닐 정도로 자유시장 경제를 확신했다. 메이는 나머지 분야에선 대체로 개혁적 면모를 보여왔다. 캐머런이 보수당에 자유주의적 사회 정책을 도입할 때 메이도 동조했다. 그는 동성결혼 합법화에 찬성 투표하면서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면 결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들이 남성보다 임금이 적은데 대한 비판도 했다.

다만 이민 문제에선 보수적이다. 그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엔 반대했으나 이민 제한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U 이외 국가로부터의 이민을 줄인다며, 수입이 1만8600파운드(2785만원) 이하인 국민은 외국 국적 가족을 영국으로 데려올 수 없게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메이라면 이민 제한을 위해 EU 단일시장의 일부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