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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수요일] 야근·폭음에 복부비만…입사 6개월 만에 만성피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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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의 난관을 뚫고 회사에 들어간 신입사원들은 맹렬히 새로운 세계로 돌진합니다. 일을 배우기 위해, 새로운 조직에 자리 잡기 위해서죠. 그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대졸 신입사원 중 28%가 입사 1년 내 퇴사한다는 통계는 그 과정의 고통스러움을 보여줍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건강을 해치는 이들도 많이 나옵니다. 이번 청춘리포트는 사회초년생 청춘들의 직업병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정강현 청춘리포트팀장

청춘에게 회사 입사는 일생에 몇 번 안 되는 큰 전환점 중 하나다. 새로운 조직에 적응해야 하는 스트레스에 더해 생활습관까지 급격히 바뀐다. 그러다 보니 건강을 해치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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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의 ‘국민 건강 영양조사’(2014)에 따르면 건강관리 정도를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인 폭음률의 경우 30대 남성(60.8%)과 20대 여성(39.5%)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흡연율 또한 30대 남성(53.2%), 20대 여성(8.9%)이 전 연령대 중 1위였다. 사회초년생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인 20~30대가 가장 건강관리에 소홀하다는 얘기다. 임지영 근로자건강센터 심리상담사는 “사회초년생 시절은 삶의 주기 중 가장 큰 전환기라는 점에서 육체적·심리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라며 “한국적 특성상 잦은 폭음과 흡연 등으로 건강관리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청춘리포트는 PD·편집디자이너·엔지니어·소방공무원 등 각계각층에서 일하는 20대 사회초년생 4명과 함께 근로자건강센터를 찾았다. 사회초년생이 직업별, 업무 형태별로 각기 어떤 직업병을 겪게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1년 남짓한 직장생활 동안 이들은 거북목 증후군에서부터 만성피로·비만 등 다양한 직업병 초기 증상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참가자의 경우 개선된 근무환경으로 건강 상태가 호전되기도 했다.

# 편집디자이너

김진욱(24)씨는 지난 1년간 편집디자이너로 일했다. 오전 8시 출근해 오후 11시 퇴근할 때까지 쉬는 시간은 각각 점심·저녁 식사시간으로 주어지는 30분뿐이었다. 한번 일을 시작하면 최소 4시간 이상 휴식 없이 일해야 했고 식사마저도 허겁지겁 마친 뒤 다시 일을 해야 했다. 하루 총 14시간에 달하는 긴 근로시간도 문제였지만 근무환경도 나빴다. 업무 특성상 하나의 디자인을 시작해 끝날 때까지 고정된 자세로 앉아 목을 뺀 상태로 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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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 결과 김씨는 거북목 증후군이 심해져 이미 목 디스크가 진행 중인 상태로 확인됐다. 구부정한 자세로 앉는 게 습관이 돼 허리 디스크까지 생겼다. 별다른 여가활동 없이 장시간 근로를 반복하다 보니 심신이 지쳐 우울증 증세도 보였다. 입사 전 몸이 아파 병원을 찾은 적조차 없다던 김씨가 불과 1년 만에 크고 작은 질병을 달고 사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진단 결과를 본 김씨는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는 동안 내 건강 상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충격적이다. 사소한 생활 속 습관이 이렇게 심각한 질병이 돼 있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 PD

정종찬(27)씨는 지난 1월 입사한 신입 PD다. 촬영 영상을 편집하는 게 주 업무라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비좁은 편집실에서 보낸다. 운동량이 부족한 데다 스트레스를 푼다고 매주 평균 3회 이상 술자리를 가졌다. 그때마다 소주 2병 정도를 마셨다고 한다. 하지만 정씨의 걱정과 달리 검진 결과 거북목 증후군과 손목터널 증후군은 없었다. 앉아서 업무를 할 때 항상 목과 허리 지지대를 이용하고 틈틈이 스트레칭을 한 습관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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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심리·정신 상태였다. 검진 결과 스트레스 저항도, 스트레스 지수, 피로도, 심장 안정도가 모두 ‘나쁨’으로 나왔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자율신경 기능 저하는 만성피로와 불면증·소화불량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회사생활을 시작하기 전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생활해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거의 없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정씨는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 보니 선배들에게 늘 미안하고 개인적으로도 공허함을 느낄 때가 많다. 스트레스가 쌓여 밤에 과음하는 습관도 문제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 소방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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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재웅(25)씨는 소방공무원으로 일한 지 두 달이 됐다. 소방관이라는 직무 특성상 교대 근무에 긴급 출동이 잦아 규칙적인 생활 자체가 불가능했다. 개인 정비 시간에도 출동 대기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탓에 따로 시간을 내 운동하는 것도 쉽지 않다. 사건·사고나 화재 등 위험한 현장에 투입돼 극도의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소방관의 특성상 만성피로와 두통 증상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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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사 편재웅씨(오른쪽)가 지난달 29일 직업병 검진을 위해 근로자건강센터를 찾았다. [사진 신인섭 기자]

편씨는 인바디(inbody·체성분분석) 검사 결과를 보고 “두 달 만에 몸이 완전히 망가졌다”며 놀랐다. 비만도를 측정하는 BMI지수를 확인한 결과 과체중에 해당하는 24.9가 나왔고 체지방률 또한 21.2%로 경도비만 상태였다. 입사 직전 꾸준한 운동과 건강관리로 체지방 14%의 ‘몸짱’으로 불렸던 편씨가 비만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몸이 무너진 것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238로 정상범주인 200을 훌쩍 넘었다. 원인은 불규칙한 생활과 운동 부족이었다.

# 엔지니어

임길현(29)씨는 프로그래머에서 엔지니어로 직업을 바꾼 지 3개월째다. 그가 직장을 옮기기로 결심한 건 극도로 악화된 건강 때문이었다. 프로그래머로 일하며 아침 일찍 출근해 2~3일씩 밤을 새우며 작업하는 게 일상이었다고 한다. 임씨는 “한번은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프로그램 관련한 업무로 8일간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며 집에 들어가지 못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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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씨는 지난 3월 이직한 뒤 현재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7시에 퇴근한다. 규칙적인 생활 덕분에 야식과 폭식을 반복했던 식습관도 자연스레 고쳐졌다. 업무가 끝나면 자기 관리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 심리적 안정감도 높아졌다. 검진 결과 임씨는 과거 비만 초기였던 것과 달리 불과 3개월 만에 몸무게가 8㎏가량 줄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신진대사 불균형 등 과거 임씨를 괴롭혔던 크고 작은 질병들도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임씨는 “근로 환경이 바뀐 덕분인지 자연스럽게 건강도 회복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일을 하는지도 중요하겠지만 어떤 환경에서 일을 하는지도 무척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글=김유빈 기자 kim.yoovin@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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