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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효산고, 실업고 위기 넘어 취업 명문으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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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순천 효산고 학생들이 유금주 교장(앞줄 오른쪽 넷째)과 조리실습을 하고 있다. 효산고는 실력과 인성을 강조해 취업명문으로 탈바꿈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8일 서울시 강남구 프리마호텔 6층 노블레스홀. 이 호텔 이상준 대표와 전남 순천 효산고 유금주 교장이 업무협약서(MOU)에 사인을 했다. 효산고 학생들을 이 호텔에서 채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우수취업인재 육성 협약’이다. 서울의 유명 호텔이 지방 고교와 취업 관련 MOU를 맺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상준 대표는 “요리솜씨와 인성이 좋기로 이름난 효산고 학생들을 채용함으로써 예비 셰프들의 꿈과 호텔의 미래비전을 함께 키워 가겠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의 특성화고인 효산고가 취업 명문학교로 급성장하고 있다. 효산고는 한때 실업계 고교의 위기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6년 전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인기학교로 탈바꿈했다. 삼류학교라는 멍에를 벗기 위해 학생들의 ‘실력’과 ‘인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든 게 맞아 떨어졌다.

한때 ‘문제 학교’로 불리웠던 효산고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2010년. 유 교장이 제10대 교장에 취임하면서 기존 상업교과 위주의 학교 체제를 4개과로 손질하면서다. 그는 취임 직후 관광조리과를 중심으로 금융정보과·보건경영과·사무행정과 등을 신설했다. 새로운 트렌드에 맞게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조리과는 설립 직후 순천 학생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요리사가 미래 유망직종으로 떠오르면서 학교의 위상을 바꾸는 기폭제가 됐다. ‘셰프’를 주제로한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드라마가 인기를 끈 것도 학교의 침체된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최근엔 요리 실력과 수상 소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순천은 물론이고 광양·여수 등지에서도 학생들이 온다. 관광조리과 1학년 곽해성(17)군은 “어릴적 꿈이던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중학교 때부터 여러 학교를 알아본 끝에 효산고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관광조리과는 학과설립 1년 만인 2011년 4월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은상을 탄 것을 시작으로 각종 대회에서 줄줄이 입상했다. 올해 5월에는 대한민국 국제요리대회에서 단체 및 제과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금융정보과를 비롯한 금융·회계 분야 학생들의 능력도 일취월장했다. 효산고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전국 상업경진대회’에서 금상과 은상을 휩쓸었다. 우리은행·산업은행 등 금융권에 고졸 자격으로 입사하는 학생들도 줄을 잇고 있다.

효산고는 실력뿐 아니라 인성교육을 강조한다. 학생들은 매일 등교 때마다 공수배례(拱手拜禮)로 하루를 연다. 두 손을 마주 잡은 상태로 가슴에 대고 상대를 향하는 인사법이다. 교문에 마중나온 교사나 학생들이 “공수배례”를 외치면 등교하는 학생들은 “사랑합니다”를 외친다. 유 교장이 교사 시절 10여 년을 해오던 인사법이 교사와 학생들로 퍼져나갔다. 교사와 학생들은 평소 학교에서 마주칠 때마다 “사랑합니다”를 외치며 사제간의 정을 확인한다.

2011년 시작한 이색 졸업식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졸업단상을 없애는 대신 졸업가운을 입은 학생들이 졸업식장의 레드카펫을 걷도록 했다. 재학생들은 ‘송사’를 대신해 화끈한 축하공연과 이벤트로 졸업을 축하해준다. 유 교장은 “삼류학교라는 패배감에 빠진 학생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려던 게 변화를 이끌어 낸 것 같다”며 “전폭적인 뒷바라지로 학생들의 끼와 자질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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