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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왜 육아휴직은 여전히 그림의 떡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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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사회부문 기자

대기업에 다닌 지 올해로 7년차인 윤모(31·여)씨는 지난달 둘째를 출산했다. 첫째 때와 달리 회복이 더뎌 충분히 쉬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이번에도 출산휴가 3개월만 채우고 복귀하기로 했다. 윤씨는 “첫째 때 출산휴가만 썼는데도 고과 점수가 안 좋았다”며 “나는 쉰 게 아닌데 상사 입장에선 일을 안 했으니 쉬었다 생각하고, 휴직을 안 한 동료와 달리 고과·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한국은 선진국 못지않은 육아휴직제도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윤씨처럼 상당수의 엄마나 아빠 직장인은 인사상 불이익이나 상사 눈치 탓에 육아휴직 사용을 꺼린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1년 이후 첫아이를 출산한 15~49세 직장인 여성 788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41.4%)만이 육아휴직을 썼다고 응답했다. 이마저도 직종별로 격차가 커 공무원·교사(75%)와 비교해 일반 회사에 다니는 근로자(34.5%)는 사용률이 절반 수준이다. 상용 근로자(46.9%)와 임시·일용직(1.9%)의 편차도 심하다. 남성 육아휴직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 남성의 유급 육아휴직 보장기간은 52.6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길다. 그런데 현실에선 ‘사내 눈치법’ 탓에 엄두도 못 내는 아빠가 대다수다. 전체 육아 휴직자 중 남성 비율은 5.6%(지난해)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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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육아휴직이 그림의 떡 신세를 면하려면 우선 민간 기업 부문에서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육아휴직을 일부 근로자를 위해 제공하는 특혜가 아니라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투자의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대기업 중심으로 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선도기업도 나와야 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넷플릭스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잇따라 파격적인 유급 육아휴직정책을 내놓으면서 육아휴직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처럼 말이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는 기업에 벌금을 물리듯 육아휴직 시행률이 낮은 기업에 벌금을 물리는 방법도 고려해 봄 직하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 확대 차원에서 육아휴직급여도 현실화해야 한다. 현재 휴직기간에는 기존에 받던 통상임금의 40%, 최대 100만원의 휴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스웨덴·독일 등 복지 선진국들은 임금의 70~80%까지 보장한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사고령화대책기획단장은 “ 임금 대체 수준을 장기적으로 60~70%까지 올리고 100만원인 상한액도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에 비해 나아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고민과 변화가 없는 한 육아휴직제도는 빛 좋은 개살구 신세로 겉돌 수밖에 없다.

황수연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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