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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키는 더바디샵…‘착한 생각’덕에 쑥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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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베트남 중부 케누옥트롱 숲지대에서 더바디샵과 현지 환경단체 비엣네이처 관계자들이 이 지역 식생을 조사하고 있다. 더바디샵과 영국 환경단체 월드랜드트러스트, 비엣네이처 등 3개 기관은 30년간이 숲의 관리를 맡아 무분별한 벌목과 밀엽 활동을 막고 훼손된 삼림을 복원할 계획이다. [사진 더바디샵]

지난달 23일 베트남 중부 케누옥트롱의 삼림지대. 녹색 유니폼에 모자를 쓴 이들이 두세 명씩 조를 이뤄 울창한 수풀 속에서 밀렵꾼이 설치해 놓은 덫을 제거하고 있었다. 또 나무에 매달아 놓은 적외선 카메라에 찍힌 희귀동물과 밀렵꾼들의 동선 데이터를 체크하고, 벌목으로 야생동물이 살기 어려워진 곳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이들은 영국의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더바디샵과 영국 환경단체 월드랜드트러스트, 베트남 환경단체 비엣네이처가 손잡고 진행하는 ‘바이오브리지’ 프로젝트의 순찰대원들이다. 숲 곳곳에는 330㎡(약 100평) 남짓한 ‘구멍’들이 뻥뻥 뚫려 있었다. 벌목으로 황폐해진 땅이다. 이 지역 주민 1000여 명 중 절반 가량이 나무를 베서 생계를 유지한다. 나머지 절반은 밀렵으로 먹고 산다. ‘정력에 좋다’는 등 엉뚱한 소문이 나면서 베트남의 야생동물은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다.

바이오브리지 프로젝트는 이 지역 일대의 삼림을 2045년까지 30년 동안 비영리 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삼림 가운데 뻥 뚫린 구멍을 메워주는 복원 프로젝트다. 주민들의 벌목을 막는 한편, 야생동물을 사냥하려는 밀렵꾼의 활동을 막는 것이 임무다. 이 프로젝트에 올해에만 27만5000파운드(약 4억1300만원)가 투입된다. 그런데 환경단체의 숲 복원 사업에 왜 화장품 기업이 참여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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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설립한 더바디샵은 ‘기업이 선(善)을 위한 동력원이 될 수 있다’는 획기적인 콘셉트를 표방하며 ‘희생 없는 풍요로움(Enrich not Exploit)’을 브랜드 가치로 내세워왔다. 동물실험 반대, 지구환경 보호, 인권보호, 공정무역 등 사회적 선을 추구하고 이것이 다시 브랜드 파워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제품이 아닌 철학을 내세운 접근이 기업의 가치관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을 이끌었다. 영국소비자연합이 뽑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2위로 꼽혔고, 매장도 2011년 2657개에서 지난해 65개국 3300여개로 늘었다.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사면 제3세계 어린이에게 신발 한 켤레를 기증하는 ‘탐스’, “(환경을 위해)옷을 사지 말고 수선해 입으라”고 광고하는 아웃도어 기업 ‘파타고니아’ 등 기업 철학이 매출로 이어지는 ‘착한 기업’의 원조 격이다.

케누옥트롱 지역 주민들은 나무를 베고 사냥을 해도 한 달에 110만 동(약 5만7000원) 밖에 벌지 못한다. 때문에 더바디샵은 주민들의 생계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자연 보호 정책을 세웠다. 벌목하는 주민에게 돈벌이가 더 좋은 농작물을 키우게 한 뒤 이를 매입해 샴푸·바디워시 등의 제품 원료로 사용하는 식이다. 지금까지 네팔·에콰도르·가나 등 21개국(27곳)에서 이런 방식으로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11월 더바디샵의 글로벌소싱팀 연구원들이 케누옥트롱을 방문해 이곳의 식생을 연구했다. 케이트 업션 더바디샵 CSR담당 매니저는 “효능·안전도 테스트 등을 거쳐 오는 2019년이면 이곳의 농작물로 만드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때까지는 일부 보조금을 주면서 교육을 진행한다. 주민 중 30명은 아예 벌목과 밀렵을 감시하는 ‘순찰대원’으로 채용했다.

더바디샵은 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지에서도 바이오브리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2020년까지 75만 파운드(11억2600만원)를 들여 7500만㎡(2269만 평)의 숲을 복원할 계획이다.

동호이(베트남)=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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