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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2조 유상증자…1조는 개인돈 받겠다는 채권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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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1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사채권자 집회가 열렸다. 현대상선은 18~19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유상증자 청약을 받는다. [뉴시스]

현대상선 채권단이 유상증자 과정에서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일반공모)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영난에 빠져 구조조정 중인 부실기업의 회생을 위해 개인투자자 자금을 받는 게 적절한 것이냐다. 지금까지 채권단이 구조조정 기업의 필요 자금을 일반공모로 조달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대부분 기존 채권자의 출자전환(채권을 주식으로 전환)만을 위한 사모(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진행됐다.

현대상선은 유상증자를 통해 총 2조4892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고 11일 공시했다. 현대상선 시가총액(12일 기준 4344억원)의 6배 가까이 되는 대규모 증자다.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LIG투자증권을 통해 18~19일 청약을 받은 뒤 다음달 5일 신주를 상장한다. 신주 발행 가격은 현재 주가에서 30%를 할인한 가격으로 주당 8890원(잠정 가액)이다. 총 증자금액의 절반(1조2382억원)은 채권단·사채권자(회사채 보유자)·용선주(임대 선박 주인) 등 기존 채권자의 출자전환분이고, 나머지 절반(1조2510억원)은 일반 공모 자금이다.

채권단이 논란을 감수하고 일반투자자 공모에 나선 건 사채권자·용선주의 출자전환을 이끌어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용선주와 사채권자는 5~6월 채무재조정 협상 과정에서 “출자전환 뒤 주식을 바로 팔아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원래 채권단은 채권단·사채권자·용선주만을 대상으로 사모 형태로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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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럴 경우 6개월간 주식을 팔 수 없는 보호예수(주식 매도 금지) 적용을 받아야 했다. 현대상선이 지난 3월 재무구조 악화로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사모 형태로 자금 조달시 보호예수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반면 공모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면 보호예수 제한을 받지 않는다. 결국 채권단이 유상증자를 일반 공모로 진행하기로 약속하자 사채권자·용선주가 전체 채무의 40~50%를 출자전환하는 내용의 채무 재조정에 합의했다. 이후 현대상선은 주요 해운동맹 ‘2M’ 가입을 논의하면서 경영정상화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채권단은 일반투자자의 증자 참여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회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채권자·용선주 중에서도 추가로 출자전환을 하겠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해운업의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는 증자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대상선이 2011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낸데다 회사채 신용등급도 최하위인 D(채무불이행)등급일 정도로 투자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해운 담당 애널리스트는 “해운업 전망이 불확실한 것은 물론 신주 상장 후 사채권자·용선주가 주식을 한꺼번에 매도하면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무역학과 교수)은 “이번 공모 결정으로 채권단이 현대상선을 계속 지원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투자자에게 줄 수 있다”며 “향후 현대상선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 될 경우 더 큰 피해자를 양산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채권단은 한진해운에 이달 말까지 부족한 운영자금 1조원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지난 5월 개시한 조건부 자율협약(3개월) 시한이 8월인 점을 감안하면 이달까지 자금이 조달돼야 한다는 이유다. 채권단 관계자는 “7월 말까지 자금 문제가 해결돼야 8월 한 달간 용선료 재조정 협상 등의 후속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13일 나오는 삼정회계법인의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유상증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1조4551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제출하면서 필요할 경우 유상증자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중공업이 1조원 가량을 유상증자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태경·심새롬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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