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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고’ 업고 닌텐도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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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포켓몬 고 홈페이지]

일본의 게임 왕국 닌텐도가 돌아왔다. 이번엔 모바일이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게임 ‘포켓몬 고(Go)’가 지난 6일 미국·호주·뉴질랜드에서 출시된 후 글로벌 돌풍을 일으키며 127년 역사의 닌텐도가 다시 존재감을 과시했다.

포켓몬 고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AR 기술을 결합해 만든 모바일 게임이다. 스마트폰에서 이 게임 앱을 실행한 뒤 특정 장소를 비추면 스마트폰 화면에 포켓몬 캐릭터가 나온다. 이 포켓몬 캐릭터를 사냥하거나 특정 몬스터(괴물)를 키워 다른 사용자의 몬스터와도 싸울 수 있다. 지난 주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선 스마트폰 속 포켓몬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도시 곳곳을 배회하고 일부 상점은 이들을 겨냥해 할인 마케팅을 펼쳐 화제가 됐다. ‘포켓몬 고 신드롬’이다. <본지 7월 12일자 8면>

글로벌 게임 산업계에선 닌텐도의 저력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모바일 게임시장이 급성장했지만 닌텐도는 줄곧 닌텐도DS·위(Wii) 같은 콘솔 게임기 중심의 비즈니스를 고집했다. 지난해 주주들의 요구에 못 이겨 모바일 게임도 하겠다고 선언한 닌텐도는 올해 3월에야 첫 스마트폰용 게임 ‘미토모’를 출시했다. 이어 내놓은 포켓몬 고가 홈런을 치면서 닌텐도는 모바일 잠재력을 인정받는 데 성공했다. 특히 포켓몬 고의 흥행 비결은 수퍼셀(클래시 오브 클랜) 같은 모바일 게임 신흥 강자들과 달랐다. 이들 신흥주자는 PC 온라인 게임에서 인기를 끌던 역할수행게임(RPG)과 총 쏘기(FPS) 게임 등 기존 장르를 스마트폰 화면에서 화려하게 재현 한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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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닌텐도 포켓몬 고는 새로운 신기술인 ‘증강현실’에 도전했다. 구글·닌텐도·포켓몬컴퍼니가 함께 투자한 게임 개발사(나이언틱)의 시도다. AR은 정보기술(IT) 업계가 꼽는 유망 기술이지만 대중화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비자를 AR로 끌어들일 킬러 콘텐트가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닌텐도는 인기 캐릭터 포켓몬스터, 즉 닌텐도의 지적재산권(IP)을 AR 기술과 융합해냈다. 1995년 일본에서 초등학생 대상 비디오 게임으로 출시됐던 포켓몬은 어린이들이 150종 넘는 몬스터를 수집하는 데 푹 빠지게 만든 인기 IP다. 포켓몬은 TV애니메이션과 영화로도 제작됐고 빵 같은 캐릭터 상품으로도 출시되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포켓몬 고는 이런 포켓몬의 추억을 기억하는 2030세대를 자극했다. 유료인 게임 아이템을 기꺼이 살 준비가 된 소비자들이다.

포켓몬 고를 계기로 닌텐도의 강력한 무기인 IP에 대한 기대도 더 커졌다. 닌텐도에는 수십 년간 비디오·콘솔 게임기라는 하드웨어 기기를 중심으로 축적해 온 인기 IP가 많다. 80년대 일본과 미국에서 열풍을 일으킨 가정용 게임기 ‘패미컴’(국내 제품명 현대 컴보이)의 인기 게임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을 비롯해 동키콩, 동물의 숲 등이 대표적이다. 닌텐도는 이런 캐릭터 IP를 맥도날드 해피밀이나 레고 등 일부 브랜드에 한해 협업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했다.

송요셉 한국콘텐츠진흥원 박사는 “포켓몬 고는 흥행력을 검증받은 우수한 IP가 신기술과 융합 한 사례”라며 “국내 게임 기업들도 안전한 기존 장르와 틀 내에서만 게임을 개발하는 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고 이를 대중화하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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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는 월트디즈니와 함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우수한 IP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꼽힌다.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 기업들이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는 기업이기도 하다. 닌텐도는 1889년 일본식 화투 제조사로 출발해 50년대에 월트디즈니사의 캐릭터가 들어간 트럼프 카드를 출시해 대박을 터뜨렸다. 아케이드 게임을 거쳐 80년대부터 패미컴·게임보이 같은 가정용 게임기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장악했다. 2000년대 이후에도 닌텐도DS·Wii 시리즈 등 가정용 콘솔 게임기를 내놨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2007년 1조6724억 엔이던 닌텐도 매출은 지난해 3분의 1 이하(5044억 엔)로 쪼그라들었다.

포켓몬 고로 일단 주목을 끄는 데 성공한 닌텐도는 IP를 활용한 콘텐트 비즈니스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기미시마 다쓰미 닌텐도 CEO는 지난 5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5년 내에 인기 있는 닌텐도 IP를 활용해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 새로운 콘솔인 닌텐도NX도 출시한다. 닌텐도의 자존심인 콘솔게임 사업과 인기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연계할 것으로 보인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사용자가 현재 보고 있는 실제 이미지 위에 3차원의 가상 이미지를 합성해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기술.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은 체험자가 속한 시공간과 다른 3차원의 상황을 이미지로 제공하는 기술이다.

박수련·김경미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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