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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1등의 책상] 단락마다 제목 달며 국어 공부, 수학 문제는 3번씩 반복 풀이

서울 문일고 2학년 김영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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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일고 2학년 전교 1등 김영주군의 휴식은 독서다. 점심식사 후 틈틈이 학교 도서관을 찾는다. 주말엔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다. 김군은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가벼운 소설을 많이 읽는다”고 말했다.

| 공부 조언 구하고 스펀지처럼 흡수
높은 집중력은 어릴 적 꾸준한 독서 덕
문제집 많이 풀기보다 이해할 때까지 반복


세상에는 우열(優劣)을 가리기 힘든 것이 많다. 그중 하나가 공부법이다. 몇 가지 원칙은 있을지언정 학생마다 성격도 제각각, 집중력도 제각각인데 누구에게나 딱 들어맞는 공부법이란 애초부터 없을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최고의 공부일지도. 그 과정에서 열린 태도로 다른 사람의 충고를 받아들이는 유연함이 중요하다. 문일고(서울 시흥동) 2학년 전교 1등 김영주군이 그런 사례다. 김군은 “누나·선생님 등 주변 충고를 그때그때 곧바로 실천해보고 효과가 좋으면 습관으로 만들어간다”고 말했다. 김군의 전교 1등 비결은 다른 사람의 충고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스펀지 같은 흡수력에 있었다.

매일 목 쉬도록 책 읽어준 부모님

김군은 중학교 때부터 전교 10등권 성적을 늘 유지했다. 하지만 김군은 “중학교 때는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다”며 “솔직히 요행에 가까운 결과였다”고 말했다. 학원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다니기 시작한 동네 영어·수학 학원을 지금까지 바꾸지 않고 계속 다닐 정도로 사교육 경험도 많지 않다. 그 흔한 과외도 해본 적 없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성적은 잘 나왔다. 김군은 “어릴 때는 집안 곳곳에 책더미가 쌓여 있을 정도로 책에 파묻혀 살았다”며 “꾸준한 독서 덕에 독해력과 집중력이 좋았던 게 공부의 기초체력을 길러준 것 같다”고 말했다.

독서 습관은 부모의 노력이 컸다. 김군의 부모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매일 하루에 몇 시간씩 책을 읽어줬다. 어머니 박해숙(46·전업주부)씨는 “한 번은 하도 오래 책을 읽어줘서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로 목이 쉰 적도 있었다”며 “그럴 때는 아빠가 퇴근 후에 역할을 바꿔 책을 읽어주곤 했다”고 떠올렸다. 부모는 “공부는 잔소리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는 생각에 의견을 함께했다. 공부하라는 잔소리 대신 독서를 통해 배움의 기쁨을 알게 해주는 데 집중했다. 김군은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지식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고 흥미로웠다”며 “중학교 때 공부는 많이 안 했지만 몇 시간이고 앉아서 책을 읽곤 했다”고 말했다.

김군은 중학교까지 성적은 괜찮았지만 공부에 대해 그리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김군이 공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서였다. 김군의 부모는 김군이 누나를 따라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기숙학교에 들어가기를 원했다. 하지만 김군의 생각은 달랐다. 답답한 기숙사보다는 집이 편했다. 대신 김군은 부모에게 약속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씨는 “결국 공부는 본인 의지가 가장 중요하지 않느냐”며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고 기다려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좋은 공부법 따라해보고 내 것으로

꾸준한 독서는 집중력과 끈기를,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부모의 태도는 책임감과 공부에 대한 동기를 심어줬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해 막상 제대로 공부해보려고 하니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공부에 대한 기초체력은 탄탄한데 스킬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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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군은 주로 학교 자습실에서 공부한다. 김군의 학교 자습실 책상

김군은 주변에 적극적으로 공부법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누나인 김나영(한양대 관광학부 1학년)씨는 김군에게 예·복습 방법을 조언했다. 그렇게 시작한 공부법이 5분 복습법이다. 매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 10분 동안 5분은 직전 수업 내용을 복습하고 정리하는데 시간을 쏟는다. 아침 자습 시간에 당일 배울 과목을 간단히 예습하고, 수업을 들은 뒤 곧바로 5분 동안 복습을 하는 식으로 예·복습을 습관화했다. 김군은 “수업 직후에 5분 동안 간단히 리뷰하는 것만으로도 수업 내용이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꾸준하게 쌓이면 대단한 힘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누나의 또 다른 조언은 수업 중에 모르는 게 있으면 곧바로 질문하기다. 김군은 수업을 듣다가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생기면 그 자리에서 곧바로 손을 들어 질문하거나 질문을 간단히 메모해뒀다가 수업 종료 후 선생님을 찾아간다. 김군은 “그 과정에서 얻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모르는 부분을 곧바로 확인하니까 수업 내용을 촘촘하게 이해할 수 있어요. 또 모르는 문제를 들고가면 교재 해설에는 없는 더 간단한 풀이법을 알려줄 때도 많아요. 그러면 그걸 메모해 와서 여러 번 반복해 풀어보면 문제를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죠.” 그래서 김군은 해설을 보고 혼자 힘으로 풀이를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일부러 교무실을 찾는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질문거리를 들고 선생님을 찾는 게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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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군의 영어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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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군의 수학문제집

국어·영어 공부법은 학교 선생님과 학원 강사의 조언을 참고했다. 김군은 지문 분석에 초점을 둔 공부법을 ‘제목 달기’라고 표현했다. 신문 기사 제목처럼 각 소단락별 주제를 요약해 간단한 제목을 달고 각 제목을 연결해 따라가면서 글의 전체적인 논리 전개 구조를 파악하는 거다. 이렇게 국어·영어는 문제 풀이보다는 지문 분석에 초점을 둔다. 어려운 지문을 만나면 20분 동안 시간을 들이기도 한다. 영어 듣기 공부를 할 때는 문제를 풀어본 뒤 대본을 큰 소리로 3~4번 따라 읽어본다. “말할 수 있으면 들린다”는 학원 강사의 조언을 영어 듣기 공부에 적용했다.

선행은 반 학기만 하며 심화학습

김군의 성격은 느긋하고 여유로운 편이다. 공부 계획도 느슨하다. 주·월 단위 계획은 세우지 않고 그날그날 공부하고 싶은 과목 2개씩을 골라 공부한다. 하루 자습 시간은 4시간. 학교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만 공부하고, 집에 오면 그냥 쉰다. 주말에도 학원 숙제를 하고 나면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게 일상이다. 김군은 “충분하게 쉬는 것도 중요한 공부다”며 “공부할 때는 집중해서 하고 쉴 때는 마음 편히 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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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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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이 집중력이 유지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수업에 충실하자’는 원칙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공부 원칙이지만 쉽게 무시하는 원칙이기도 하다. 학생 대부분이 학원에서 선행하고 학교 수업은 집중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김군도 학원을 다니지만 한 가지 원칙이 있다. 선행보다는 지금 학교 진도에 맞춘 기본·심화 과정만 듣는다. 김군은 “선행은 반 학기 정도만 한다”며 “선행을 너무 많이 하면 수업이 재미없어져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선행보다는 심화 과정만 듣는다”고 말했다. 수업 중에는 노트 필기보다는 선생님 설명에 집중한다. 필기는 교과서에 간략하게 포인트만 짚는 정도로 한다. “필기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선생님 설명을 놓칠 때가 있어요. 수업 중에 선생님이 강조하는 부분을 놓치지 않고 듣고 교과서에 간략하게 표기해둔 뒤에 쉬는 시간에 5분 동안 복습하면서 다시 떠올리는 게 더 효과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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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다는 질에 집중하는 공부도 집중력의 비결이다. 김군은 문제집이 많지 않다. 과목별로 2~4권 정도만 푼다. 수학은 학원 제작 교재를 포함해 딱 3권뿐이다. 대신 문제를 완벽하게 이해할 때까지 반복해 푼다. 지난 한 학기 동안 수학 교재 3권을 2~3차례 반복했다. 처음 풀 때는 문제집을 전체를 훑으면서 개념을 이해하기에 좋은 문제, 계산 실수로 틀린 문제, 고난이도 문제 등 중요한 문제에 별표 표시를 해둔다. 어려운 문제는 10분 정도 풀이를 고민하다 해답을 참조한다. 풀이를 완벽하게 이해할 때까지 여러 번 반복해서 따라 써본다. 그렇게 두 차례 더 문제집을 반복한다.

반복 학습의 마지막은 늘 교무실이다. 학교 선생님을 찾아가 더 나은 풀이법이 없는지 물어보고 자신의 풀이에 실수는 없는지 확인한다. 김군은 “언제든 더 나은 풀이법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생님과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미처 내가 생각 못 했던 더 간단하고 명료한 풀이법에 대해 조언을 들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글=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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