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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찾기에 도움되는 독서는…위인 자서전에서 롤모델 찾아 ‘나라면 어땠을까’ 고민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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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 정보 습독보다 내 삶의 태도 정립
감상평 등 기록 남겨 다음 읽을 책 계획
다독보다 정독…친구·가족과 독서토론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면서 진로 탐색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학교·학원 등 공부하기에도 바쁜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을 체험해보고 관심 분야를 넓혀간다는 게 현실적으로 만만찮다. 진로 교육 전문가들은 ‘독서’를 하나의 대안으로 꼽는다.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지적 호기심의 확장을 보여주기에도 좋다. 여름방학을 맞아 손쉽게 시작해볼 수 있는 진로 독서에 대해 알아봤다.

소설·자서전 속에서 ‘나’ 발견하기

최근 대학가엔 ‘대2병’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적성 고민과 취업 스트레스로 방황하는 대학생들이 스스로 사춘기 중학교 2학년 시기에 빗대어 ‘대2병’이라고 부른다. 여전히 많은 학생이 본인의 적성과 흥미보다는 성적과 취업에 맞춰 학과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로 교육 전문가들은 “중·고등학교 시절 진로 탐색의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기 때문”이라며 “진로 탐색을 단순히 직업 탐색에 국한 짓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윤미향 서울 선사고 진로진학상담 교사는 “많은 학생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장점을 가졌는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라며 “진로 탐색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 즉 내 특기와 장점을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런 측면에서 독서는 책 속 다양한 소재를 통한 간접 체험으로 나를 객관적으로 마주하기에 좋은 활동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책 읽기에 서툰 요즘 학생들이 독서 습관 들이는 게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스토리 위주의 소설 등 문학 독서가 진로 독서를 시작하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한다. 문학의 힘은 ‘공감’이다. 진로 탐색에서도 ‘공감’은 자신의 관심 분야를 찾는 첫 단계다. 정미선 서울 개원중 국어 교사는 “한 편의 소설 속엔 수십 명의 인물이 등장하고, 수십 개의 직업이 등장한다”며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내가 어떤 부분에 감동하고 희열을 느끼는지를 찾아보라”고 권했다. 안광복 서울 중동고 교사(철학)는 “소설 속 인물이 자기 직업을 대하는 태도,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하게 바라보는 가치관 등을 곱씹어 보고 ‘나라면 어땠을까’ 고민해보라”며 “그런 과정을 통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태도, 가치관 등을 찾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소설은 정치·문화·역사·과학·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의 소재를 다룬다는 점에서도 폭넓게 지식을 습득하면서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동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 위인들의 자서전도 진로 독서의 시작으로 좋다. 정 교사는 “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흥미조차 뚜렷하지 않다면 다양한 분야 위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진로를 고민해 보라”며 “고난 극복의 스토리가 인상 깊게 담긴 자서전을 읽으면서 롤모델을 찾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등 내 미래를 꿈꿔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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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방향 잡을 때 적성검사 참고할 수도

진로 독서는 본인의 흥미와 적성에서 출발하는 게 좋다. MBTI 성격 유형 검사, 홀랜드 흥미·적성 검사, 다중지능 검사 등 각종 진로 검사 결과를 참고하면 진로 독서 방향을 잡기가 수월하다. 정미선 교사는 “검사 결과에 따라 추천하는 직업 종류를 잘 살펴보고 해당 직업을 다룬 소개서라든가 그 분야에서 성공한 인물의 삶을 담은 책을 찾아 읽어보라”고 권했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며 지적 호기심이 풍부한 탐구형이라면 교수·연구원·기술자·컨설턴트 등에 관한 책을 읽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봉사·나눔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형이라면 교사·간호사·사회복지사와 같은 직업을 다룬 책을 찾아 읽는 식이다.

성격 유형에 따른 독서도 큰 도움이 된다. 이성적이며 냉철하고 의지력이 강하며 사고·판단력이 발달한 유형은 변호사·검사·경찰관 등의 직업을, 열정적이며 사교적이고 리더십이 강한 외향적 성격이라면 정치가·사업가·모험가 등 적극적으로 자신의 분야를 개척해가는 능동적인 성격의 롤모델을 찾아 탐구하는 식이다.

윤소영 하자교육연구소 대표는 “자신의 성격을 이해하면 강점은 살리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전략적인 독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얌전하고 차분하면서 자신이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는 내향적인 성격이라면 세상의 상식을 깨고 새로운 일에 도전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반대로 적극적이고 능동적이지만 충동적인 면이 강하다면 내면을 다스리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통·명상 등을 주제로 한 책을 읽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또 “흥미·적성에 따른 직업을 소개한 책을 읽을 때는 단지 직업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정 교사는 “독서를 통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와 해당 직업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고민해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미향 교사는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내가 그 일을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을까’ 등 독서를 하면서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보라”고 조언했다.

감상은 여러 사람이 함께할 때 효과가 배가 된다. 윤 교사는 “다독도 중요하지만 한 권의 책을 제대로, 깊이 있게 읽는 것도 중요하다”며 “독서·토론 모임 등을 통해 여러 친구와 함께 감상을 공유하고 토론을 함께하면서 생각의 폭을 넓히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가족이 함께 같은 책을 읽으면서 책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 교사는 “같은 책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 느끼는 것은 제각각이다”며 “논리적인 사고가 강한 아빠,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독서를 하는 엄마 등 어른의 시각과 아이의 생각이 자유롭게 오고 가는 가족 토론이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필독서 연연하지 말고 자유롭게 독서

진로 독서는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계속 확장되는 방식이 좋다. 안광복 교사는 “책은 읽은 뒤엔 꼭 감상평 등 독서 기록을 남겨 다음에 어떤 책을 찾아 읽을지 계획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독서 기록엔 책을 읽게 된 계기, 핵심 내용, 인상 깊은 단락과 구절, 내게 끼친 영향, 다음 독서 계획 등 5가지 요소가 균형 있게 어울리는 게 좋다.

입시 전문가들은 또 “전공 관련 책을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자신이 소화하지 못하는 대학 수준의 어려운 책을 찾아 읽는다거나 필독서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안 교사는 “책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에게 필독서를 들이미는 것은 오히려 책을 멀리하게 만들 수 있다”며 “책 종류에 구분을 두지 말고 관심 분야를 자유롭고, 넓게 탐색하는 독서 기록이 고민의 성장을 더 생생하게 드러낼 수 있다”고 충고했다.

관심 분야가 명확해지면 꿈을 이루기 위한 실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본다. 윤소영 대표는 “내가 잘하는 일과 필요한 능력,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리스트로 만들어보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동화 쓰기에 특기가 있다면 스토리텔링 실력과 상상력(필요한 능력)이 필요하고, 이 능력을 기르기 위해 실천할 일로 동아리·여행 등을 계획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관련 직업과 전공을 알아보고 해당 전공이 개설된 대학의 입학 전형을 분석하는 등 입시 전략까지 세워보면 구체적인 진로 로드맵이 완성된다. 윤 대표는 “진로 로드맵을 그려보면 독서에서 시작해 동아리·자율활동·봉사활동 등 창의적체험활동으로 활동의 범위를 넓혀가기가 쉽다”며 “전공을 탐색해가는 과정을 생동감 있게 학생부에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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