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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의 반퇴의 정석] ⑥ 인생 이벤트별로 자금 계획을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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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를 순탄하게 보내려면 나이대별 이벤트를 잘 치러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인생 전반에 걸친 재무 목표 수립이 필요하다. 재무적 뒷받침이 있어야 결혼을 시작으로 내 집 마련과 자녀 교육을 거쳐 풍요로운 노후 준비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혼 현상이 보편화하면서 체계적인 재무 계획 수립은 말처럼 쉽지 않다. 당장 눈 앞에 닥친 일 처리에 급급하다보면 늘 경제적 여유가 없는 일생을 보내게 된다.
 
이렇게 인생 전환점마다 주머니를 열어야 하는 이벤트로는 무엇이 있을까. 20대에는 직장 취직을 계기로 종잣돈 마련이 시작된다. 30대 초반에는 결혼, 30대 중반에는 자녀 출산이 일반적이다. 30대 후반에는 내집 마련을 시작하고, 40대 초반에는 자녀 교육이 본격화한다. 40대 후반에는 큰 평수로의 확장 이전이 추진되고, 50대 초ㆍ중반에는 자녀의 대학 교육에 이어 50대 후반에는 자녀 결혼을 예상해야 한다. 60대 중ㆍ후반에는 은퇴생활이 본격화한다.
 
의미와 무게 다르지만 공통점은 돈 
이같이 인생은 이벤트의 연속이다. 시기별로 의미와 무게가 다르지만 공통점 하나는 돈이 든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대비하려면 먼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지 미리 계산하고 있으면 재무 목표가 분명해지면서 달성 가능성도 커진다. 갑자기 일이 닥쳐 허둥거리는 일도 없어진다. 각 나이대별 이벤트만 잘 헤쳐나가도 인생은 훨씬 순탄해진다.
 
첫단추는 종자돈이다. 종자돈 없이는 한발짝도 나갈 수 없다. 마침 올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됐다. ISA는 그 자체가 금융상품은 아니다. 이 계좌 안에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그릇이라고 보면 된다. 연간 2000만원 납입한도로 5년간 모두 1억원을 투자할 수 있다. 손익을 통산할 수 있고 순이익에 대해 세제혜택이 부여된다. 200만원(총연봉 5000만원 이하는 250만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되며 초과이익에 대해서도 9.9%로 분리과세 된다. 총연봉 5000만원 초과 근로자는 5년 보유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고 5000만원 미만 근로자는 3년만 보유하면 세제혜택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다.
 
종자돈 마련 후에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관건 
관건은 계좌 내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하느냐다. 결국 적절한 자산 배분이 필요한데 예ㆍ적금 같은 안전자산과 중위험ㆍ중수익 투자상품을 골고루 섞는게 좋겠다.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으로는 5~6% 수익률이 기대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대표적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와 과세특례 해외펀드는 투자손실 위험이 있다는 점에 유의하면서 투자해야 한다. 과세특례 해외펀드는 해외주식에 60%이상 투자하는 펀드로 주식 매매차익과 그에 따른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가 적용된다. 1인당 3000만원이 납입한도이며 의무 유지기간은 없다.
 
이런 식으로 3~5년간 돈을 굴려 종잣돈이 마련되면 30대 후반에는 주택 청약을 시도하자. 부동산 불패신화는 없어졌지만 신규주택이나 역세권 주택은 여전히 안정적인 자산 증식 수단이다. 내집이라는 목표를 달성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재산이 불어나게 된다. 연금은 소액을 불입하더라고 가입시기가 빠를수록 좋다. 이렇게 틀을 갖춘 뒤 40대 후반에는 퇴직할 때까지 거주할 넉넉한 평수의 집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면 된다.
 
자녀 교육 및 결혼 자금 대비 불가피 
이 무렵에는 자녀의 대학교육 자금과 결혼자금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결혼자금이 남자는 1억5000만원, 여자는 6000만~7000만원이 든다는 게 일반적인 추계다. 취업하기 어렵고 취업해도 저금리 때문에 돈을 모으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부모가 자녀 결혼을 도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에 대비하려면 모아둔 재산의 일부는 아예 자녀 몫이라고 염두에 두는 게 좋다. 자녀의 경제적 자립심이 강하다면 좋겠지만 그럴 능력이 안 되는데도 돕지 않는다면 힘들게 가계를 꾸려나갈 수밖에 없다.
 
비상자금 활용과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일정금액의 정기예금도 보유할 것을 권한다. 재산 증식에 왕도는 없다. 1%의 금수저, 3%의 은수저를 제외하면 스스로 노력해서 한두 푼 모아나가는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 동네 골프장에서 로스볼(골퍼가 잃어 버린 공)을 주워 판 돈으로 용돈을 벌었던 세계적 부자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도 1달러부터 천문학적인 재산을 모았다.
 
버핏 "1달러는 100만 달러의 출발" 
어느 날 바닥에 1달러 지폐가 떨어져 있었는데 점잖은 체면에 아무도 주워들지 않자 버핏이 그걸 집어들었다. 그러면서 “1달러는 나의 또 다른 100만 달러의 시작”이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유명한 이유다. 이런 자세가 있었기에 버핏은 돈에 대한 안목을 키웠고 세계적인 부자가 될 수 있었다. 
 
이벤트에 쓰일 돈은 인생 단계별로 용도별로 빨리 준비하는 게 좋다. 빨리 할수록 복리의 마법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미 저축된 돈은 불어난 이자에도 이자도 붙기 때문에 빨리 시작할수록 재산이 많이 불어난다. 나중에 쓸 돈이니 나중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은퇴자산 준비가 빠르면 빠를수록 유리한 이유는 복리의 마법과 ‘화폐의 시간 가치’ 때문이다. 지금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도 복리의 마법은 여전히 살아 있다. 원금에 대해 해마다 이자가 지급되고 다음해에는 불어난 이자에 대해서도 이자를 지급하는 복리는 저축기간이 길수록 눈덩이처럼 돈을 불어나게 만든다. 천재 아인슈타인도 복리의 마법에 대해 경이로움을 표시한 이유다.
 
빨리 시작할수록 복리의 마법 경험  
72의 법칙은 복리의 힘을 보여주는 유명한 법칙이다. 예를 들어 연복리 2%일 경우 원금이 배로 불어나는데 필요한 저축기간은 72÷2로 계산한 36년이다. 만일 연 수익률 3%라면 72÷3으로 계산해 원금이 배로 불어나는 저축기간은 24년으로 더욱 빨라진다.
 
화폐의 시간 가치는 어떨까. 연수익률 3%일 경우 35세인 사람은 매년 1000만 원씩 31년을 저축해야 66세에 5억원을 모을 수 있다. 만일 46세에 시작한다면 66세에 동일한 5억원을 만들기 위해 매년 1860만원을 저축해야 한다. 작은 금액이라도 은퇴 준비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다. 인간은 누구나 미래보다 현재의 현금흐름을 더 선호하는 경향(유동성 선호 가설)을 보이기 때문이다. 오늘 당장도 먹고살기 빠뜻한데 환갑 이후 걱정은 사치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저축은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복리의 마법과 시간의 가치 법칙이 전해 주는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 적은 돈이라도 장기간 저축하면 환갑 이후 30년에 이르는 노후생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때문이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 순 없더라도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노후를 위해선 하루빨리 계획하고 계획한 대로 실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김동호의 반퇴의 정석 더 보기
노후 30년 즐겁게 보내려면 안전벨트 단단히 매라
‘30년 가계부’ 미리 써놓고 노후 대비에 나서라
내 자신을 펀드매니저로 만들어라
주택은 반드시 보유하라
노후 월급은 현역시절 만들어라

<7회에서 계속됩니다>
※ 이 기사는 고품격 매거진 이코노미스트에서도 매주 연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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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