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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증오 아닌 사랑 필요한 미국의 흑백 갈등

백인 경찰의 흑인 총격 살해에서 비롯된 미국의 흑백 갈등이 심상치 않다. 흑인들이 백인 경찰관을 저격하는 매복형 총격 사건이 잇따르고, 항의 시위가 과격해지면서 2014년 ‘퍼거슨 사태’ 이후 흑인 시위에 유연하게 대처하던 미 경찰도 강경진압으로 돌아서려는 태도다.

자칫 1919년 시카고에서 발생해 미 전역 25개 도시로 번져 흑인 23명과 백인 15명이 숨졌던 미국 사상 최악의 흑백 충돌 사건, ‘붉은 여름’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흑백 갈등을 넘어 자유주의 대 보수주의로 미국 국론이 분열되는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스페인 방문 일정을 축소하고 서둘러 귀국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양쪽에 자제를 촉구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미국 사회 전반에 흐르는 긴장감은 여전히 팽팽하다.

이번 사태는 모든 사회 갈등은 증오 바이러스를 내포하고 있으며 초기 대응을 잘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증오의 창궐 사태를 맞게 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운다. 당초 흑인에게 우호적이었던 미국 여론은 경찰 저격 사건 등 과격행동에 나뉘었다. 3년 가까이 계속되는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M)’ 운동에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백인 보수층은 이제 “백인 경찰은 무조건 나쁘다는 선입견이 문제”라는 주장을 자신 있게 공론화하고 있다. 정당한 해명을 듣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흑인들은 그들대로 “저격 살해는 잘못이지만 원인 제공은 백인 경찰이 한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렇게 갈등의 악순환은 더욱 가팔라지고 미국 사회는 ‘흑백 내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티핑 포인트를 향해 치닫고 있는 것이다.

미국 사회는 “증오를 넘어 사랑을, 절망을 넘어 희망을 보라”는 시각장애인 가수 스티비 원더의 말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원더의 말처럼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게 사랑이자 희망인 것이다. 그것은 사회 제반의 현안에 대해 툭하면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싸우는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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