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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메르루즈 학살 고발한 ‘킬링필드’ 실제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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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쉔버그

뉴욕타임스(NYT) 특파원으로 1975년 캄보디아 내전의 참상을 세상에 알린 시드니 쉔버그가 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82세.

캄보디아 내전 기사로 퓰리처상
NYT 특파원 출신 쉔버그 별세
현지 통역 디트 프란과 생사고락
“그가 없었다면 내 보도는 불가능”

영화 ‘킬링필드’(84년 제작)의 실제 주인공인 쉔버그는 5년에 걸쳐 캄보디아 내전을 취재하면서 친미성향인 론 놀 정권의 몰락과 폴 포트가 이끄는 크메르루즈의 대학살 과정을 생생하게 전했다. 수도 프놈펜이 함락되는 과정에서도 NYT 현지 통역 직원이었던 디트 프란(2008년 사망)과 함께 남아 취재활동을 벌였다. 크메르루즈 군에 의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던 쉔버그는 프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뒤 함께 프랑스 대사관으로 피신했다.

하지만 프란은 캄보디아인이란 이유로 추방됐다. 쉔버그는 다른 외국인 저널리스트들과 함께 태국을 거쳐 탈출했다. 방콕에 도착한 쉔버그는 서방 언론 최초로 프놈펜 함락과 크메르루즈 군의 대학살 참상을 보도했다.

이 공로로 76년 퓰리처상을 받았지만 프란을 사지(死地)에 두고 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귀국 후 NYT 메트로폴리탄 에디터가 된 쉔버그는 먼저 탈출해 샌프란시스코에 있던 프란의 가족을 돕는 한편 프란의 행방을 수소문했다. 크메르루즈 군에 붙잡혀 강제노동수용소에 끌려간 프란은 생사의 고비를 넘은 끝에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 이듬해인 79년 태국으로 탈출해 쉔버그와 극적으로 재회했다. 쉔버그는 프란과 그 가족을 뉴욕으로 이주시켜 NYT 사진기자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왔다.

쉔버그는 80년 자신과 프란이 겪었던 캄보디아 내전의 참상을 담은 ‘디트 프란의 죽음과 삶’이란 기사를 NYT 매거진에 발표했고 이후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은 84년 롤랑 조페 감독의 ‘킬링필드’로 영화화됐다.34년 매사추세츠주 클린턴에서 태어난 쉔버그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59년 NYT에 입사했다. 인도 특파원을 거쳐 73년부터 서남아시아 특파원으로 베트남 전쟁과 캄보디아 내전을 취재했다. 85년 NYT를 떠난 뒤엔 배니티페어 등 잡지에 칼럼을 기고했다.

프란이 2008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쉔버그는 “프란이 나의 취재 파트너였던 것은 행운이었고, 더 큰 행운은 그를 형제라 부를 수 있었던 것이었다”며 “내 보도는 프란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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