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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자궁경부암 백신, 65개국서 필수예방접종으로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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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씨가 투병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자궁경부암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 여자라면 백신을 반드시 접종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프리랜서 임성필

경기도 김포에 사는 김은정(33·가명)씨. 세 살배기 딸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여느 부모보다 더 애틋하다. 김씨는 임신 7개월차에 자궁경부암 판정을 받았다. 산모와 아이 모두 위험한 상황. 담당 의사는 태아가 살아날 확률이 10%라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산부인과 교수에게 듣는 효과·안전성

김씨 역시 암을 극복했다. 김씨는 “자궁경부암 백신을 미리 맞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부터 만 12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접종 사업을 시작했다. 접종 대상 딸이 있는 학부모 두 명과 이대목동병원 부인종양센터장 주웅 교수가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 논란을 직접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은정(자궁경부암 생존자)=임신 5개월차에 처음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왔다. 이후 증상이 악화돼 큰 병원을 찾았더니 자궁경부암을 의심했다. 암을 치료하기 위해선 유산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병원에선 당장 제왕절개를 권유했지만 태아의 생존 확률이 10%에 불과하다는 말에 수술을 거절했다. 임신 37주차까지 버틴 후에 제왕절개로 출산했다. 아이는 무사했다. 곧바로 암 치료에 들어갔다. 처음 진단했을 땐 1기로 예상했지만 수술할 당시엔 암이 림프샘까지 전이된 상태였다. 결국 자궁과 림프샘을 절제하고 항암치료를 병행해 암을 없앴다. 현재는 모든 치료를 마치고 6개월마다 잔존 암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주웅(이대목동병원 교수)=김씨처럼 임신 중·후반에 자궁경부암이 발견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이런 사례에서 산모와 아이의 건강은 장담할 수 없다. 아이 때문에 치료를 미루다 산모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김=처음 암 판정을 받고선 ‘내가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 TV드라마나 영화 속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그전까지 감기조차 잘 걸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에 자신이 있었다. 자궁경부암 백신이 국내에 도입(2007년)됐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당시엔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자궁경부암 투병 이후론 기회만 생기면 주변에 백신 접종을 권유한다. 딸 역시 접종할 수 있는 아홉 살이 되면 곧바로 접종시킬 생각이다.

안전성 논란, 다른 백신과 큰 차이 없어

문효선(초6·중1 딸의 학부모)=딸이 있는데 자궁경부암 백신의 이상반응이 심각하다는 소문이 있어 매우 신경 쓰인다.

주=자궁경부암 백신은 전 세계 65개국에서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채택될 정도로 안전성이 입증됐다.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소문이 조금이라도 합리적으로 의심된다면 이 국가들에서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채택할 이유가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의사협회(AMA)도 안전성을 확인했다.

안현주(초6 딸의 학부모)=현재까지 제기된 이상반응은 어떤 게 있나.

주=다른 백신과 큰 차이가 없다. 접종 부위에 통증·부종·두드러기가 생기거나 메스꺼움·발열·근육통 같은 전신 이상반응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2~3일 내에 특별한 치료 없이 회복된다.

문=자궁경부암 백신의 경우 안전성 논란이 특히 심한 것 같다.

주=접종 시기 때문일 수 있다. 다른 백신은 대부분 영유아 시기에 접종한다. 모든 아이가 접종하기 때문에 경미한 이상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간혹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영유아의 표현력에 한계가 있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반면에 자궁경부암 백신은 지금까지 개인 선택으로 접종했기 때문에 접종 후 나타나는 증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을 가능성이 크다.

문=안전성 논란이 여전하다. 부모 입장에서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논란을 적극적으로 해소하려고 노력했으면 한다.

김=자궁경부암은 여자라면 누구나 걸릴 수 있다. 이것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백신을 반드시 접종했으면 한다.

2가 백신? 4가 백신? 어떤 걸 맞아야 하나


안=자궁경부암 백신의 효과는.

주=암의 대부분은 직접적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자궁경부암은 다르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원인으로 밝혀진 상태다. 정확히 말하면 자궁경부암 백신은 암이 아니라 이 바이러스를 예방한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종류가 100가지를 넘는데, 이 가운데 암을 유발하는 주요 유형은 HPV 16·18형 두 가지다. 16형이 전체 자궁경부암의 50~60%를, 18형이 20~30%를 유발한다. 이 두 유형만 예방해도 자궁경부암의 70%는 예방할 수 있다.

안=백신이 두 종류인데 그 차이는 뭔가.

주=각각 2가 백신, 4가 백신이라고 한다. 암 예방 효과에는 큰 차이가 없다. 2가 백신은 HPV 16·18형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고, 4가 백신은 16·18형뿐 아니라 6형과 11형에 의한 질환도 예방한다. 6·11형은 생식기 사마귀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딸아이에게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시켜야 할지 고민이었다. 오늘 대화를 통해 반드시 접종시켜야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주=다른 암의 경우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검진이 우선이지만,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이 최우선이다.



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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