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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강남역 살인 사건은 여성혐오 아닌 정신질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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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서울 강남역 살인 사건의 원인을 ‘여성 혐오’가 아닌 피의자의 정신질환 탓으로 결론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후균)는 지난 5월 17일 강남역 인근 주점의 남여공용 화장실에서 여성 A(20)씨를 식칼로 21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김모(33)씨를 8일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재범 방지를 위해 치료감호와 전자발찌 부착명령도 함께 청구했다.

검찰은 국립법무병원에 6월 한 달간 김씨를 감정유치하고 정신감정을 실시한 결과 이 사건은 “조현병(정신분열)으로 인한 여성에 대한 피해망상 범죄”라고 설명했다. 범행 당시 김씨는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김씨는 2009년부터 조현병으로 6회 이상 병원에서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지만 증상이 점차 심해졌다. 특히 여성에 대한 피해망상과 환청이 있어왔다. 김씨는 2015년 서울 화곡동의 한 빌라 2층에서 거주할 때 4층에서 나는 ‘여자’ 발소리가 환청으로 들려 스트레스를 받았다거나, 여자들이 길에서 앞을 가로막는다는 등의 피해망상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에 정신병원을 퇴원한 김씨는 약물복용을 임의로 중단했고, 그해 3월 가출해 빌딩 계단이나 화장실에서 생활하면서 증상이 악화됐다고 한다.

살해를 직접적으로 촉발한 원인은 사건 이틀전 공터에서 한 여성이 김씨에게 담배꽁초를 던진 일로 지목됐다. 평소 여성에 대해 피해망상이 있던 김씨가 이 일로 인해 피해감정이 폭발해 여성을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여성이 담배꽁초를 던진 일이 실제 있었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김씨가 이 일을 일관되게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범행 당시 건물 화장실에서 식칼을 들고 30분간 숨어 기다리며 남성 6~7명은 그냥 보냈지만 최초로 들어온 여성을 살해했다고 알려졌다.

검찰은 여성을 노린 범행은 맞지만 여성혐오 범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피해망상으로 여성에 대한 반감과 공격성이 나타나지만 여성 일반에 대한 비하나 차별 등 여성혐오의 경향성은 조사 결과 뚜렷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 근거로 ”김씨의 휴대전화에서 여성 성인물을 검색한 기록이 발견됐고, 과거 어머니의 소개로 교회에서 만난 여성과 교제한 경험 등도 있다“고 말했다. 정신감정 결과와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여성혐오 범죄는 아니라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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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검찰청 강력부는 ‘여성 등 사회적 약자 대상 강력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검찰은 여성ㆍ장애인ㆍ노인ㆍ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살인범죄를 ‘특별 가중 인자’로 구형량을 올리고, 살인·강도 등의 범죄자에 대해 전자장치 부착이나 보호관찰 명령을 적극적으로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신질환이 있는 범죄자에 대한 치료와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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