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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변론 증거 없다면 형사 착수금 돌려줘라”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성실히 변론한 증거가 없다면 변호사가 받은 착수금 중 70%를 돌려주라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이는 일부 검찰 출신 변호사가 ‘전화 변론’을 해 온 관행에 제동을 건 판결로 법조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2부(부장 김기영)는 7일 신경과 의사 정모(75)씨가 자신의 형사사건에 대한 착수금 전부를 돌려달라며 김모 변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70%를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김 변호사가 전체 착수금 3300만원 중 절반을 소송이 제기되기 전 반환해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나머지 1650만원 가운데 660만원을 정씨에게 추가로 돌려줘야 한다.


정씨는 서울에서 3개 병원을 운영하다 2014년 10월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의료법 위반과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위기에 처한 정씨는 같은 달 22일 검사 출신의 김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했다. 정씨는 착수금으로 3300만원을 건네고 벌금형 이하가 선고되면 5000만원의 성공보수를 약속했다. 특히 3개 병원 중 1개 병원만 수사를 받고 사건이 종결되면 2000만원의 보너스를 더 주겠다는 특약도 넣었다. 전체 수임료 규모는 1억원으로 커졌다.


계약 일주일 뒤 검찰의 수사가 확대되자 정씨는 김 변호사에게 계약을 끝내자고 통보했다. 김 변호사는 정씨를 설득해 성공보수금을 삭제하고 특약에 ‘사건이 최소화되면 1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내용만 넣었다. 하지만 다음 날 정씨는 2개 병원과 관련해 의료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른 1개 병원도 계속 수사를 받았다. 화가 난 정씨는 김 변호사에게 “아무것도 한 일이 없으니 착수금 전체를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김 변호사는 법원에 사임계를 제출하고 착수금 중 절반을 돌려줬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검사에게 전화를 하거나 직접 찾아가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며 “나머지는 돌려줄 수 없다”고 버텼다. 1심 재판부는 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김 변호사가 사건 수임 직후 작성한 사건 개요 1장 외엔 외부적으로 드러난 활동이 전혀 없다”며 “업무 비율을 고려하면 착수금 3300만원 중 70%를 돌려줄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변호사가 제출한 서면만을 변론 활동의 증거로 봤고, 전화 변론이나 검사실을 방문한 변론 활동은 모두 배제했다.


 


 


오이석 기자 oh.i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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