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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격미사일 냉전때나 있을 경쟁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확정 발표로 동북아시아가 요동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가 세력 균형을 깨뜨려 지역 안정을 해친다고 주장한다. 한국 정부는 자위를 위한 선택이라는 논리로 맞선다.


핵무기 시대에는 서로 상대를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 핵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체가 전쟁 억지력이 된다. 핵 전력 균형이 유지되면 핵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런데 한쪽이 상대의 핵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미사일 요격 전력을 확보하면 상대를 제거하고도 자신은 살아남을 수 있다. 이렇게 균형이 깨지면 위험해진다는 것이 중국·러시아의 논리다. 하지만 북한과 달리 한국은 핵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논리가 설득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요격미사일의 국제정치학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미사일 요격 전력을 살펴봐도 논리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인 1970년대부터 탄도미사일 요격시스템(ABM)을 모스크바 주변에 설치했다. 핵전쟁이 벌어지면 다른 지역은 포기하고 수도권만이라도 생존할 수 있게 하는 ‘선택과 집중’ 원칙을 세웠다. 그래서 ‘A-35 탄도탄 요격미사일 시스템’을 71년 실전 배치했다. 72년 미국과 옛 소련이 ‘탄도탄 요격미사일 억제조약(ABMT)’를 맺고 요격 기지를 두 곳 이하로, 기지당 요격미사일을 100개 이하로 제한할 때도 이 시스템은 살아남았다.


A-35는 날아오는 핵미사일을 대기권 밖의 외기권에서 파괴한다. 특이한 것은 이 시스템에 쓰는 A-350 요격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했다는 점이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적의 핵미사일을 우주에서 핵을 터뜨려 잡는 방식이다. 세계 유일의 핵탄두 장착 요격미사일이다. 이 시스템을 구성하는 두나이-3M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2500km에 이른다. 96년부터는 1500~2000km 반경 안에서 우주까지 감시할 수 있는 돈-2N 레이더를 사용한다. 성능은 미국 레이더 못지 않다.


A-35는 95년 2월 신형 A-135로 교체됐다. A-135에 쓰는 요격미사일은 68기가 제조돼 실전 배치됐으며 각각 10kt의 핵탄두를 탑재하고 있다. 요격미사일은 2단계로 발사돼 최고 마하 25(시속 3만626km)의 속도로 날아가 적의 핵미사일을 핵으로 파괴한다. 작전 반경은 350~900km에 이른다. 러시아는 성능이 한 단계 향상된 차세대 A-235를 개발해 현재 카자흐스탄에 있는 사리 샤간 기지에서 시험 중이다. 모스크바 북부에 있는 ‘제820 미사일 공격 경고 센터’에서 러시아 전역의 항공 조기경보 탐지기지는 물론 위성 정보까지 통합 관리한다. 지구 궤도를 도는 복수의 인공위성을 활용한 ‘오코(러시아어로 ‘눈’이라는 뜻)’ 우주 조기경보 시스템도 설치해 모스크바로 날아오는 핵미사일을 우주에서부터 감시 중이다. 엄청난 감시 자산이다.


중국은 이런 ‘전략형’ 요격미사일 시스템을 아직 실전 배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비슷한 훙치(紅旗·HQ)-9 요격 미사일을 배치 중이다. ‘러시아 판 패트리어트’로 불리는 S-300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전 반경 125km, 최대 고도 30km의 범위에서 마하 4.2의 속도로 날아 날아오는 중·장거리 미사일을 잡을 수 있다.


북한은 201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이와 비슷한 무기체계를 선뵀다. 바야흐로 한반도 주변은 탄도탄 요격미사일 경쟁이 한창이다. 핵 경쟁이 한창이던 냉전 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동북아는 역사 퇴행의 시대에 살고 있는가.


 


채인택


논설위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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