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遠交近攻 -원교근공-


원교근공(遠交近攻)’은 외교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성어다. ‘먼 나라와는 친하게 교류하고, 가까운 나라는 공격으로 굴복시킨다’는 뜻이다. 이 성어는 특정 국면을 묘사하기보다는 일의 진행 과정을 설명하는 동적인 개념이다. 성어의 뿌리를 두고 있는 전국시대 역사서 『전국책(戰國策)』을 보면 알 수 있다.


범수(范?·?~BC255)는 위(魏)나라 출신으로 명망 있는 선비였다. 그런 그가 이웃 제(齊)나라와 내통했다는 모함을 받아 쫓겨나 진(秦)나라에 이르게 된다. 7개 나라(七雄)가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전국시대 말기, 범수는 당시 통치권자였던 진소왕(秦昭王)을 만나 유세(遊說)를 펼친다.


“우선 제나라를 치고자 하오. 어떻게 생각하시오”(진소왕)


“왜 하필 먼 제나라입니까. 먼 나라와는 친하게 교류하고, 가까운 곳은 공격해 멸망시키는 것만 못합니다(不如遠交而近攻). 한 촌의 땅이라도 얻게 되면 모두 왕의 땅이 될 것이요(得寸,則王之寸), 더 나가 한 척(尺)의 땅을 얻게 되면 그 역시 왕의 땅이 될 터인데 말입니다(得尺,亦王之尺也).”(범수)


가까운 곳부터 정복한 뒤 차츰 범위를 넓혀가라는 충고였다. 범수가 제기한 이유는 이렇다. “제나라는 형세가 강대하고, 진나라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제나라를 치려면 한(韓), 위나라를 거쳐야 한다. 파견군이 적으면 승리하기 어렵고, 군이 많아 이기더라도 그 넓은 토지를 계속 유지하기 힘들다. 먼저 이웃 한나라와 위나라를 쳐 없앤 뒤 제나라는 그 다음에 공격해도 늦지 않다.”


진소왕은 그의 뜻을 받아들였다. 멀리 있는 제나라, 초(楚)나라와 동맹을 맺어 이들이 한·위나라 등과 손 잡지 못하게 했다. 이 노선은 후대 진시황(秦始皇)시기에도 이어져, ‘통일전쟁’의 첫 희생자는 BC 230년 멸망한 한나라였다. 그 후 북쪽으로는 위·조(趙)·연(燕) 등을 차례로 멸했고 남쪽으로는 초나라를 손에 넣었다. 가장 마지막으로 복속된 나라가 바로 제나라였다. 원교근공의 시공(時空)전략이 완성된 셈이다.


사드 배치로 한·중 양국 관계에 균열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이 미·중 전략게임의 한 가운데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중국의 ‘근공(近攻)’을 막아낼 힘과 전략이 과연 우리 정부에 있는 것인가.


 


한우덕중국연구소장wood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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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