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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성벽 자취 따라 숭례문 가는 길엔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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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시간탐험대를 태우고 1422년과 1705년의 도성 공사 현장으로 데려다 줬던 타임머신이 다시 2016년 7월 3일의 서울 종로구 사직단으로 돌아왔습니다. 타임머신에서 내린 대원들은 두 번째 답사를 시작했습니다. 인왕산부터 시작해 숭례문에 이르는 구간인데요. 조선 중·후기의 모습은 물론 뼈아픈 일제강점기 역사까지 두루 볼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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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탐험대 대원들은 인왕산 초입에서 답사 코스를 확인한 후 산 밑을 향해 걸었다. 오른쪽 사진은 넓은 도로와 빌딩 숲이 들어선 돈의문 터.


1. 인왕산 초입→경희궁 해발 339m인 인왕산은 선바위·치마바위 등 거대한 바위가 많은 바위산입니다. “인왕산은 서울의 ‘우백호’라고 합니다. 주산인 백악산의 오른쪽에 위치한 흰 호랑이라는 뜻이에요. 조선 초 한양의 주산으로 추천됐지만 성리학 원리에 따라 백악산에 그 자리를 내줬죠.” 산 초입에서 김영해 해설사가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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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동
 


대원들이 모인 곳에선 산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였어요. 바로 인경궁 터로 추정되는 장소죠. 인경궁은 전쟁 때 불탄 창덕궁을 불길하게 여긴 광해군이 풍수지리학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1616년 지었어요.

김 해설사는 “광해군은 임진왜란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4개의 궁과 도성 보수를 동시에 하는 등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했다”고 말했죠. 그러나 반대파가 일으킨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이 폐위되면서 인경궁 공사 역시 중단됩니다. 이후 인경궁을 헐어 청나라 사신이 쓸 건물을 짓는 데 써버렸어요. 지금은 그 자리에 주택과 건물들이 옹기종기 들어차 있죠. 대원들은 “인경궁의 규모가 경복궁보다 컸다던데 볼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고요.

주택 사이사이로 걸어 내려오면 홍난파 가옥이 나옵니다. 홍난파(본명 홍영후)는 동요 ‘고향의 봄’ 등을 작곡했죠. 가옥의 담장 뒤편에는 경희궁이 있어요. 도성의 서쪽에 위치한 경희궁 자리에는 원래 인조의 아버지인 정원군의 집이 있었다고 해요. 그러나 왕의 기운이 강한 땅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광해군이 그 기운을 누르기 위해 집터를 몰수하고 경희궁을 짓게 했죠. 하지만 정작 광해군은 경희궁에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쫓겨났고, 결국 인조가 왕위에 올라 이 궁에서 집무를 보았어요. 경희궁은 조선 후기 왕들이 사랑하는 장소였습니다. 숙종은 경희궁에서 태어나고 승하했으며, 영조는 재위 기간 중 19년을 이곳에서 머무를 만큼 아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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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탐험대 대원들의 사진은 G5로 촬영했습니다.


2. 돈의문 터→정동 경희궁 성벽을 따라 내려오면 강북삼성병원과 백범 김구가 살았던 경교장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밑으로 돈의문 터가 보여요. 숭례문·흥인지문·숙정문과 함께 한양도성의 사대문에 속하죠. 서문에 해당하는 돈의문은 ‘의를 돈독하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김 해설사는 “이 문은 이름과 위치가 여러 번 바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1396년(태조 5) 문이 처음 축조될 땐 사직동 부근에 있었는데 그 자리가 경복궁의 지맥을 해친다는 풍수지리설에 따라 태종 때 폐쇄됐어요. 대신 경희궁 서쪽 언덕으로 옮겨 서전문으로 불렸죠. 이후 1422년 세종 때 도성을 고쳐 쌓으며 현재의 서대문 마루턱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돈의문은 1915년 일제가 전찻길을 두 개로 만들기 위해 철거하며 땔감용으로 팔아버려 터만 남게 됐어요.

돈의문 터 앞 도로인 신문로를 건너면 서남쪽 성곽으로 이어지는 정동 길이 나옵니다. 정동은 태조의 둘째 부인 신덕왕후 강씨의 능인 ‘정릉’이 있던 곳이에요. 원래 신덕왕후는 태조의 첫째 부인이었지만 자신의 아들 방석을 세자로 세우려고 욕심을 부리다 둘째 부인으로 강등돼요. 이후 왕자의 난을 통해 왕이 된 태종은 도성 안에 능이 있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이유로 능을 성북구로 옮겼고, ‘정동’이라는 이름으로만 그 흔적이 남았죠.

오늘날 돈의문 터 부근에서 덕수궁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구한말 ‘서양인촌’이라 불리던 동네예요. 1882년 조선이 미국과 수교를 맺은 뒤 미국·러시아·프랑스 등의 영사관이 들어서면서 외국인들이 많이 살게 됐죠. 선교사들은 이곳을 시작으로 학교·병원·교회 등을 지어 선교활동을 했고요. 정동길을 걷다 보면 그때 지어진 건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정동길 초입에서 만난 창덕여중 운동장의 프랑스 영사관 터부터 건너편의 러시아 공사관, 근대식 학교인 배재학당까지 비록 성벽의 형체는 사라졌지만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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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숭례문 방향으로 뻗어있는 성벽 길.(이민정 대원)
2 백범 김구 선생이 1945년 11월부터 사저로 사용했던 경교장. 그는 1949년에 이곳에서 암살됐다.(임성민 대원)
3 힌디어로 ‘희망의 궁전’을 뜻하는 딜쿠샤 가옥.(유수현 대원)


3. 소의문터→숭례문 대원들은 정동길을 벗어나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서소문로로 향했어요. 이 길에는 사소문(한양도성에 있던 네 개의 작은 문) 중 서남쪽 문이었던 소의문(소덕문)의 표석이 있죠. 소의문이 있던 한양도성 서쪽은 풍수지리상 기운이 악하다 하여 사형수 처형장으로 썼어요. 소의문 밖 넓은 마당에서 사형이 집행됐기 때문에 이들을 끌고 나가거나 시체를 내보내던 문이라고 시의문으로도 불렸죠.

소의문 터를 지나면 올리브 타워에서 대한상공회의소로 이어지는 곳에 성벽의 일부가 남아 있습니다. 이 성벽은 원래 숭례문까지 연결되어 있었지만 1907년 일제가 숭례문 양옆 벽을 잘라 길을 터버리며 훼손됐어요. 대원들은 끊어진 성벽 앞으로 나 있는 도로를 건너 숭례문 앞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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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옛 돈의문 사진과 현재 위치를 맞춰보며 변화된 곳을 찾아봤다.(정혜윤 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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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숭례문은 복잡한 도로 한복판에서도 늠름하게 서 있었다.(조우현 대원)
6 정동 길바닥에 전시된 한국 최초 민간 신문인 독립신문 관련 사진.(양승민 대원)
7 정동제일교회 예배당 구석에서 발견한 머릿돌. 1926년 증·개축했음을 알 수 있다. (김빛나라 대원)
8 딜쿠샤 앞에는 450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있다. 권율 장군의 집에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채지원 대원)
9 일요일 아침 예배를 위해 정동제일교회를 찾는 사람들.(지소윤 대원)


우리나라 국보 1호인 이 문은 2008년 불탔다 2013년에 복구된 가슴 아픈 문화재죠. 숭례문은 한양도성의 남문이자 정문입니다. 풍수지리상 남쪽을 길하게 여겼거든요. 청에서 온 사신, 전쟁터에 나가는 군사, 왕의 장례 행렬 등이 이 문으로 출입했죠. 또 전국 각지에서 한양으로 올라오는 물자들도 이 문을 통했기 때문에 그 주변에 시장이 형성됐어요. 특히 숭례문에서 서소문까지는 서울의 3대 시장 중 하나인 ‘칠패’가 있었는데, 마포·용산과 가까워 서해 뱃길로 들어온 생선·소금·새우젓 등이 많이 거래됐대요. 도성 안쪽으로는 물가를 조절하는 기관인 상평창, 조선 후기에 쓴 동전 ‘상평통보’를 만드는 주전소, 지방에서 공물로 바친 쌀 ‘대동미’를 전국으로 출납하는 선혜청이 있었고요.

시간탐험대는 숭례문을 끝으로 두 번째 여행을 마쳤습니다. 인왕산구간은 백악구간의 끝점인 창의문에서 숭례문까지 이어집니다. 시간탐험대 대원들은 인왕산 초입부터 답사를 시작했지만, 소중 친구들은 인왕산 꼭대기까지 올라 한양의 서남쪽을 둘러보며 조선의 중·후기의 모습을 되짚어봐도 좋겠네요.



글=이민정 기자 lee.minjung01@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woo.sangjo@joongang.co.kr·시간탐험대 2조 대원?
서울시해설=김영해(서울 KYC 도성길라잡이), 진행=황정옥 기자?권소진 인턴기자?권수현(차의과대 간호학과 3)·김소정(차의과대 간호학과 2)·손주성(경희대 중국어과 1)·정새미(건국대 사학과 2) 대학생 멘토
참고도서=이야기를 따라 한양도성을 걷다, 후원=문화재청·문화유산국민신탁·LG전자 G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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