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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관상어산업] 디스커스 한 쌍 1000만원에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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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쌍에 1000만원에 수출되는 아마존 열대관상어 디스커스. 붉은 색 반달 모양 무늬를 가진 디스커스는 홍월(紅月)이라 불린다.

“이 물고기가 세계 시장에 진출했을 때는 100억원 규모 시장이 열린다고 봅니다. 지금은 물량이 없어 사가겠다고 해도 못 주는 형편이죠.” 아마존이 원산인 관상어 디스커스를 길러 판매하는 문창배(48) 가람디스커스 대표는 요즘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경기도 시흥 농장에서 오전 9시부터 하루 12시간을 매달려 우수 품종으로 개발했던 디스커스로 최근 중국 시장을 뚫으면서다. 그는 자라면 어른 손바닥만큼 성장하는 빨간색 디스커스 ‘홍월(弘月)’을 학창시절부터 봐왔다. “학교 다닐 때부터 물고기가 좋았어요. 방황을 했던 사춘기도 물고기를 키우면서 큰 문제없이 지나갔습니다. 인천 시내 다방의 수족관 닦는 일을 아르바이트로 했는데 한 곳 당 3만원을 받았습니다. 당시 공무원 월급이 30만원 정도였거든요.”

문 대표는 고교를 졸업하고 지금의 시흥 농장에서 호접란 재배 사업을 벌였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파산 직전에 몰렸다. 그때 다시 눈을 돌린 곳이 관상어다. 1980년대 당시에도 서울 청계천 골목에서 고가로 팔리던 디스커스가 떠올랐다. 디스커스에 붉은 색 달과 같은 문양을 보이는 홍월은 일본에서 먼저 개발됐다. 하지만 새끼를 낳으면 붉은 빛깔이 사라지는 문제가 남아 있다. 문 대표는 6년 간 우수 품종끼리 교배 시키는 과정을 진행하면서 10마리 새끼 중 7마리에 무늬 없는 빨간색을 지니게 하는 데 성공했다. 소식을 들은 중국 바이어가 발 빠르게 접촉해 최근 그의 디스커스 치어(稚魚) 500마리를 사가겠다고 계약을 했다. 문씨는 “여기서는 마리당 5만원에 거래됐지만 중국에서는 30만~50만원에 팔린다”며 “중국은 우리보다 고가 시장이 커 디스커스 한 쌍을 1000만원에도 사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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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보다 기술 앞서고 유럽·일본보다 가격 저렴
1980년대 전성기를 누리다가 외환위기 이후 주춤했던 국내 관상어 시장이 중국에 판로를 개척하면서 다시 꿈틀대고 있다. 가정용 상품으로 내수에만 머물렀던 관상어가 고품질 어종으로 중국 고가 시장을 뚫으면서 수출 주력 상품으로 탈바꿈하는 모양새다. 국립수산과학원 등 연구소에서 개발된 양식 기술을 민간에 적용한 결과 고가의 관상어 품종 개발에 성과가 있었다. 게다가 아크릴 등 국내 중화학 공장에서 나온 원료를 사용해 만든 어항 제품도 디자인을 차별화하면서 수출 길이 뚫리고 있다. 심홍석 한국관상어협회 회장은 “중국산 관상어나 어항 재료보다 기술은 높으면서 일본이나 유럽산보다 가격이 저렴한 게 한국산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관상어 수조를 제작하는 박주순 ATM기공 대표도 최근 6000만원 규모의 수출 실적을 따냈다. LG화학이나 한화테크윈에서 나온 아크릴 원료를 이용해 대형 수족관이 있는 아쿠아리움에 쓰이는 투명판이나 가정용 수조 상품을 내놓는다. 박주순 대표는 “아크릴은 유리보다 투과율이 높아 50~60㎝ 두꺼운 투명 판재를 만들더라도 관상어를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리벽보다 3~4배 비쌌던 가격도 최근에는 관련 기술 발달과 대량 생산으로 상황이 나아졌다.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과 한국화학연구원도 어항용 아크릴 연구를 시작해 독성과 굴절률 등을 개선해 조만간 미국과 유럽 수준의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 대표는 “중국과 인도에서 대규모 아쿠아리움 건설 붐이 일어나고 있다”며 “아쿠아리움 당 수백억원 규모의 아크릴을 공급할 수 있어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술력이 더욱 필요해 국내에 흔하지 않는 해수(海水) 관상어도 관련 동호회와 연구소 중심으로 기술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에 관상어와 관련된 온라인 동호회는 90여 개, 동호인은 50만 명으로 추산된다. 6월 17~19일 한국관상어협회가 주최한 제2회 관상어산업 박람회에서 열린 우수 관상어 품평회에서 전문 업체 관계자가 아닌 아마추어 고등학생이 대상을 차지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대상 수상자 정혁(18)군은 초등학생 때부터 해수 관상어와 산호를 길렀다. 경기도 오산에 개별 연구실을 둘 정도로 관상어에 빠져 있는 매니어다. 연구실에는 바다의 염도를 제어하고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물탱크가 따로 마련돼 있다. 정군은 “정수된 물을 바닷물처럼 만드는 해수염이나 여과기, 수위 조절기와 같은 제품은 아직도 미국이나 유럽산을 많이 쓴다”며 “고가의 해수 관상어 시장을 뚫으려면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민민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박사는 “파랑돔과 산호, 해마 등을 번식시켜 해외로 수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일부 기술은 미국과 일본에서도 관심을 갖고 보러 올 정도다”라고 말했다.

낙찰가가 마리 당 2억~3억원 되는 비단잉어도 국내 매니어들이 직접 생산에 나서기도 한다. 100년 전 품종 체계가 잡힌 비단잉어는 일본이 주요 생산국이다. 외국계 기업을 다니다 2005년부터 비단잉어 양식에 나선 이태은(49) 안성비단잉어 대표는 일본인 전문가를 3년 간 쫓아다니며 우수한 품종을 만드는 기술을 터득했다. 이태은 대표는 “고가이지만 중국과 유럽에 관심을 가지는 매니어층이 두터워져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며 “한국도 정기적으로 품평회를 열고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 체계적으로 관련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1980년대부터 청계천에서 관상어 사업을 해왔던 기존 업체들은 대형마트 판매나 건물 내장공법(빌트인)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마트나 롯데마트와 제휴해 관상어 판매 매장을 만들고, 어항 관리법을 설명할 수 있는 직원도 직접 양성해 배치하는 방식이다. 30년 이상 관상어 사업을 해온 곽동일 신성열대어 대표는 “길거리 수족관 매장은 많이 줄었지만 대형마트나 온라인으로 판매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 가습기 살균제 파동으로 관상어 구매 문의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곽동일 대표는 “주춤했던 관상어 내수 산업이 친환경 바람을 타고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다만 국내에 유통되는 관상어의 90%는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태국에서 오는 수입산이라 이를 대체할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파동으로 반사이익
아파트나 학교 등 건물에 바닷물 특성을 갖는 물을 공급하는 빌트인 수족관 사업도 정부가 새롭게 시도하는 분야다. 해수는 염도 조절과 수질 유지 때문에 관리에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대규모로 공동 관리 시설이 들어간다면 사업화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정수기 업체가 한 달에 한 번씩 점검하는 방식으로 아파트나 학교를 방문해 대형 수족관을 정기 점검하는 서비스를 위해 해양수산부 등 관계 기관이 협의하고 있다.

정부는 관상어산업을 대중화하기 위해 2013년 관련 육성법을 제정하고 10대 수출 전략품목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또 경기도 시흥 시화멀티테크노벨리에 대규모 관상어 생산 유통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2019년 개장을 목표로 한국관상어협회, 관할 지자체 등과 함께 시화 MTV에 유통단지 조성을 위한 2만3000㎡ 규모의 부지 매입을 추진 중이다. 유통단지에는 유통·양식·입주·체험·전시동이 나뉘어 들어선다. 업체들은 생산에서 수출까지 원스톱 진행이 가능하게 하고, 일반인도 수시로 방문해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오광석 해수부 양식산업과장은 “관상어산업은 물고기 유통과 수족관 관리, 전시산업 등 관련 산업 분야 폭이 커 파급 효과도 셀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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