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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앞에서도 빛나는 당찬 소녀, '굿바이 싱글' 김현수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의 임신 스캔들을 다룬 ‘굿바이 싱글’(6월 29일 개봉, 김태곤 감독)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배우가 있다. 톱스타 고주연을 연기한 김혜수와 대등하게 맞붙으며 ‘워맨스(Womance)’를 보여 준 김현수(16)다. 여중생 단지를 연기한 그는 주연의 임신 스캔들의 비밀을 쥔 시크한 모습부터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면 연기까지 능란하게 소화하며 극의 흐름을 이끌었다.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현수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가 아닌 게 제일 좋았다”라며 까르륵 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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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라희찬]


김현수의 영화 필모그래피에는 공통점이 있다. 데뷔작 ‘도가니’(2011, 황동혁 감독)부터 옴니버스 영화 ‘무서운 이야기’(2012, 정범식 감독)에 수록된 단편 ‘해와 달’, ‘더 파이브’(2013, 정연식 감독) ‘살인자’(2014, 이기욱 감독), 전작 ‘간신’(2015, 민규동 감독)까지 모두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라는 것.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인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그는 “‘굿바이 싱글’이 가족영화라서 꼭 하고 싶었다”며 말갛게 웃었다. “제가 볼 수 있는 영화에 출연하는 게 소원이었어요. 그래서 ‘굿바이 싱글’ 오디션을 꼭 보겠다고 했죠. 김 감독님과 선배들,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기말고사 끝나면 친구들과 보러 가려고요.”

김현수가 연기한 여중생 단지는 어린 나이에 덜컥 아이를 가진 후 혼란을 겪고 차가운 현실의 벽에 마주하는 인물. 겉으론 담담한 듯 행동하지만 불안하고 두려운 단지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김현수를 보면, 5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다는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오디션을 세 번 봤는데 볼 때마다 새로운 마음이었어요. 처음에는 해 본 적 없는 역할이란 점에 끌렸는데,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 그렇게 단지가 된 김현수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캐릭터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혼자서 멍하니 생각을 많이 했어요. 겪어 보지 못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10대 미혼모들의 이야기를 묶은 책 『별을 보내다』(2009, 리즈앤북)가 감정을 잡는 데 많이 도움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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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굿바이 싱글` 스틸컷]

‘굿바이 싱글’의 재미 중 하나는 김혜수와 김현수가 빚어내는 케미스트리다.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는 톱 여배우 주연과 세상 물정을 너무 많이 알아 버린 소녀 단지의 호흡이 극 중에서 매우 중요했다. 김혜수와의 연기 호흡이 좋았다고 하자 김현수의 눈이 반짝인다. “김 감독님이 주연과 단지의 케미스트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셨어요. 둘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유쾌하고 재미있어야 한다고 하셨죠. 단지가 주연에게 네일아트를 해 주며 부모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최근 김혜수는 인터뷰마다 “김현수는 굉장히 맑고 순수한 아이지만, 대배우의 기질을 갖추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 말을 듣자 김현수는 쑥스러운 듯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김혜수는) 최고의 선배님”이라고 말을 이었다. “김혜수 선배님이 지금 제 나이에 데뷔하셨대요. 그래서 선배님을 더욱 유심히 보게 됐죠. 촬영 현장에서 감정 잡는 방법이나 오케이 사인이 난 후의 행동 등 하나하나가 저에겐 공부였어요. 정말 멋있어요.”

1년에 한 편 이상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아역이 아닌 배우로서 든든한 모습을 보여 주는 김현수는 “관객이 감정 이입할 수 있는, 공감 가는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예전에 ‘도가니’의 연두를 연기할 때 엄마가 그러셨어요. 제가 ‘사람들이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요. 제 연기가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그 말을 늘 기억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단지 같은 아이들에 대한 편견이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김현수는 겉으로는 여려 보이지만 영화 속 단지만큼이나 당차고 단단한 배우다.

[글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사진 라희찬(STUDIO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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