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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갖가지 영양소 듬뿍 혈당 낮춰주는 데 쌀밥이 성인병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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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밥상에서 쌀밥이 푸대접을 받고 있다. 빵과 국수처럼 가볍게 한 끼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흰쌀밥이 성인병의 주범이라는 선입견도 쌀이 외면받는 이유 중 하나다. 쌀은 10여 가지의 영양 성분을 고루 갖춘 건강 곡물이다. 밥과 각종 채소, 생선, 육류를 반찬으로 한 한식 상차림은 균형 잡힌 식단의 표본으로 꼽힌다. 최근 쌀의 새로운 효능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쌀의 숨은 영양 성분과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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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쌀밥은 우리나라 음식 문화의 대표주자 격이다. 국민의 주요 영양 공급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요즘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 흰쌀밥을 식탁에서 좀처럼 찾기 어려워져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2012년 191.3g에서 2013년 184.0g, 2014년 178.2g, 2015년 172.4g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밥 한 공기에 들어가는 쌀이 100∼120g인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밥 두 공기를 채 먹지 않는 셈이다.

편견 탓 푸대접 받는 흰쌀밥
우리 밥상에서 쌀밥이 푸대접을 받고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쌀은 각종 영양소와 기능 성분이 많은 식품인데도 흰쌀밥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백미의 경우 75~80%가 탄수화물(당)의 일종인 전분으로 이뤄져 있다. 전분은 복합 당이다. 소화·흡수의 속도가 빨라 쉽게 허기를 느끼는 단순 당과 다르다. 몸에서 천천히 흡수돼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단순 당의 비율이 높은 밀가루 음식과 똑같은 양의 밥을 먹어도 포만감이 더 크다. 쌀은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한다. 백미의 6~8%가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함량이 높지 않지만 질(質)이 뛰어나다. 단백질의 품질을 비교할 수 있는 아미노산가(價)가 다른 곡류에 비해 훨씬 높다. 쌀이 65인 반면 밀가루는 44, 옥수수는 32에 불과하다. 쌀이 양질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도정한 백미도 영양성분 기능 유효
쌀 속 비타민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다. 비타민 B1, B2 같은 비타민 B복합체가 대표 사례다. 비타민 B복합체는 세포의 에너지 대사에 쓰이는 필수 영양소다. 부족하면 만성피로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몸속에서 항산화 기능을 하는 비타민E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비타민E는 혈액 응고를 방지하고 피가 잘 순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몸속에 생긴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대사영양연구본부 하태열 본부장은 “쌀에는 비타민E군에 속하는 토코페롤, 토코트리에놀이 많다. 최근에 항산화 기능은 물론 항암 및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정할수록 함량이 줄지만 흔히 먹는 백미에도 40% 이상 그대로 남아 있어 기능성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쌀 식이섬유의 일종인 피틴산의 경우 체내 면역력을 높이고 몸의 해독작용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륨·칼슘·마그네슘·나트륨·철분 같은 무기질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쌀의 구성 성분이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쌀은 밀가루에 비해 식이섬유 함량이 3~4배나 많다. 포화지방은 적은 대신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에너지 밀도가 낮다”고 강조했다.

쌀의 이런 영양 성분에도 밥을 둘러싼 오해가 많다. 당뇨병·비만 같은 성인병의 주범이란 편견이 그렇다. 성인병의 위험은 쌀 같은 곡물에 있는 복합 당보다는 설탕, 시럽 같은 단순 당을 많이 먹을 때 커진다. 안철우 교수는 “최근 체중 감량법의 일환으로 저당질 식사요법을 많이 시도한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려다 보니 쌀의 영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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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상승 속도 느리고 포만감 커
우리 몸은 최소한의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선 적어도 하루 50~100g의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한다. 몸속에서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대사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피로감이 급격히 증가하고 탈수나 저혈압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반대로 탄수화물을 음식으로 적절하게 보충하면 지방이 잘 타고 단백질 손실을 막아 근육 생성을 유도한다.

쌀의 전분은 혈당 조절을 돕는 기능을 한다. 몸에 탄수화물이 들어오면 혈당과 인슐린 분비량이 증가한다. 시간이 지나 공복 상태가 되면 다시 일정한 농도를 유지한다. 이때 단순 당처럼 혈당량과 인슐린 분비를 급상승시키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긴다. 강재헌 교수 연구팀이 호주의 과체중·비만한 성인 70명을 대상으로 밥을 포함한 한식과 양식을 각각 먹도록 했다. 3개월 후 한식을 먹은 사람은 공복혈당(㎎/?)이 5.1 감소했지만 양식을 먹은 사람은 0.5가 늘었다. 인슐린 분비량 역시 한식을 먹은 사람이 양식을 먹은 사람에 비해 더 많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밥의 전분은 체내에서 서서히 소화·흡수된다. 다양한 반찬을 곁들이기 때문에 혈당의 상승 속도가 느리고 포만감을 잘 느낀다”고 설명했다.

혈관 건강과도 밀접하다. 쌀의 구성 성분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조절한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하태열 박사 연구팀이 당질 공급용으로 쌀·밀·설탕을 흰쥐에게 먹인 후 옥수수 전분과 비교한 결과 혈액 중의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설탕을 먹은 쥐에게서 가장 높았고, 쌀을 먹은 쥐에게서 낮았다.

죽·떡보다 밥이 당 조절에 도움
쌀에서 분리한 단백질과 우유 단백질(카제인)을 비교한 연구결과도 있다. 지방식을 먹은 흰쥐에게 각각 단백질을 먹인 후 비교했더니, 쌀 단백질을 먹은 쥐가 총 콜레스테롤 함량이 더 많이 줄었다. 좋은 콜레스테롤(HDL)이 증가했고, 동맥경화 지수는 낮아졌다. 최근에는 쌀의 암 예방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적 석학인 일본 기후대 히데키 모리 박사는 2010년 한국을 방문해 쌀 배아의 구성 성분인 페룰린산과 폴리페놀이 암 발생 억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쌀을 좀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전문가들은 밥으로 지어 먹는 게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쌀밥이 죽이나 떡의 형태보다 혈당량의 갑작스러운 상승을 막고 인슐린의 과다 분비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흰쌀밥을 먹을 때는 반찬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 흰쌀밥은 맛이 강하지 않아 김치와 된장은 물론 채소, 생선, 육류와 궁합이 잘 맞는다. 쌀밥은 다른 대체식품에 비해 저칼로리 식사를 하도록 돕는다. 쌀밥 100g이 136㎉인 데 반해 대체식으로 선호하는 식빵은 280㎉, 도넛은 400㎉다. 하태열 본부장은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면 그만큼 동물성 단백질, 지방 섭취량이 증가해 전체 칼로리가 높아진다”며 “고지방, 고칼로리 식품은 비만과 당뇨의 원인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매번 밥을 짓거나 반찬을 만들기 힘든 직장인·자취생이라면 도시락 같은 쌀 위주의 간편식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빵이나 국수, 고기 중심의 간편식을 먹는 것보다 훨씬 영양가가 높다.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문정훈 교수는 “밀가루 소비가 쌀보다 많은 것은 가공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라며 “간편식으로 한 끼 식사를 대체하는 추세라면 쌀로 만든 제품을 더 개발하고 조리법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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