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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수은의 물밑 신경전↑…"사소하나 결코 사소하지 않은"







수은 경력직 채용에 산은 출신 몰려 '자존심 상처'

산은 먼저 발표하면 수은 따라가 여론 분산 시켜

2015년 보너스 반납 산은이 수은보다 먼저 공개



【서울=뉴시스】정필재 기자 = 대표적 정책금융기관이자 국책은행의 대표인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몇 년 전 인재영입을 놓고 벌어진 자존심 싸움을 계기로 두 기관은 기회 있을 때다 각종 이슈를 놓고 서로 선수를 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도 넘었다고 말할 수준은 아니지만 가뜩이나 구조조정 업무로 정신 없이 바쁜 정책금융기관끼리 서로 신사도를 지키면 될 사소한 일들마저도 경쟁하며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처럼 비춰져 안따깝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과 수은은 최근 들어 주요 이슈에 대한 각 기관의 입장을 같은 날에 발표하며 서로를 경계하는 일이 잦아졌다. .



산은과 수은은 같은 날짜에 신입행원 필기시험을 진행하며 인재영입 유치 경쟁도 함께 펼치는 대표적인 '정책금융 라이벌'이다. 그러니 어느 정도 라이벌 의식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의식이 서로를 심히 의식하는 단계로 높아진 건 수은이 몇년전 정책금융공사 경력직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이 때부터 사소한 일마저도 결코 사소하지 않게 됐다.



분리됐던 정금공와 산은의 통합 작업이 추진되던 2014년 말, 수은에서 정금공 직원을 대상으로 30명의 이직 사원을 모집했다. 이 채용에 정금공 인력의 33%(120명)가 지원했다.



인력의 대부분이 산은출신인 정금공이라는 점은 산은에게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산은 내부에서는 '민영화 추진 이후 수은에 밀린 것 아니냐'며 술렁였다.



이것으로 끝날 줄 알았던 둘의 불편한 관계는 1년 뒤 급여 반납을 놓고 불꽃을 튀겼다.



임금피크제와 조선업 구조조정이 화두였던 2015년 11월. 산은 팀장급 이상 모든 임직원이 인상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이 연봉을 내놓으며 임금 반납 동참을 요구했고 산은 임직원들은 부점장급 이상 회의 팀장급까지 인상분 반납을 결정했다. 노조는 반발했지만 임금피크제와 대우조선에 대한 여론 악화 등으로 사측의 뜻을 따랐다.



하루 뒤 수은에서 비슷한 내용을 발표했다.



노사가 합의해 11월과 12월 모든 임직원이 연차수당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당시 수은은 모뉴엘 사태와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단독 지원 등으로 BIS비율이 10% 밑으로 떨어져 정부의 출자를 앞둔 상황이었다.



수은의 발표 이후 산은의 '1년 치 인상 급여 반납'은 수은의 '두 달치 수당 반납'에 밀려 희석됐고, 산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생색내는 일에 숟가락을 먼저 얹었던 수은이 6개월 뒤 산은의 방패 뒤에 숨기도 했다.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 실패와 세금지원으로 여론이 악화된 두 국책은행이 쇄신안을 발표하기로 하면서다.



산은은 관계장관합동회의 결과에 따라 6월23일 쇄신안을 발표하겠다고 공지했다. 이 행사에는 이동걸 산은 회장이 직접 자리해 과오를 사과하고 쇄신안을 설명할 방침이었다.



전 국민적인 관심이 모아진 만큼 수장이 직접 나설 경우 오해가 줄어들 것이라는 산은의 판단이 있었다.



이 회장의 발표가 예정된 23일. 수은에서 먼저 쇄신안 자료를 발표했다. 수은은 이날 '대학(원)생 논문 대회 시상식' 자료만 예고한 상태였다.



수은의 쇄신안 자료를 꼼꼼히 따져볼 시간도 부족한 상황에서 산은 이 회장의 쇄신안이 발표됐다. 수은의 쇄신안은 산은에 가려졌고 상대적으로 비난의 대상에서 멀어졌다.



수은 관계자는 "매번 이런 식으로 발표돼 산은에 미안한 감이 있다"며 "일부러 날짜를 선택한 것이 아닌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산은이 약이 올랐을까. 이번엔 산은이 선수를 쳤다.



수은은 2일 오전 10시30분께 '2015년 성과로 임원들에게 책정된 보너스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는 자료를 보냈다고 연락했다.



자료 확인을 위해 메일함을 열어보니 산은의 자료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수은 관계자는 "산은이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도 몰랐고, 우리보다 먼저 자료를 배포한 줄도 몰랐다"며 반납 총 액수에 대한 공개를 꺼렸다.



산은 관계자는 "매달 한 번씩 열리는 임원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이라며 "반성의 취지로 결정한 것으로 반납 규모만 3억원이 넘어간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관련 이슈에 대해 금융위로부터 질문을 받기도 했다"며 "특별한 의미 없다"고 덧붙였다.



rus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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