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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서 태아 상속권까지···중국 '민법의 시대' 열린다

중국의 민법총칙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인민일보를 비롯한 중국 관영매체들은 28일 “중국의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민법총칙 초안 심의에 들어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재산권을 포함한 개인·법인의 권리와 계약·상속 등의 기본 원칙을 규정하는 민법총칙의 제정은 중국의 법치 확립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중국에는 단일 법률로서의 민법이 없다. 1949년까지 중화민국 민법이 존재했으나 신중국(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 폐기됐다. 이는 사유 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주의 체제의 본질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80년대 개혁·개방과 함께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배급 경제가 막을 내리고 자유의사에 의한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소유권 변동과 보호 등에 관한 법 규정 마련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계약법·상속법·침권법(侵權法) 등 개별 법률이 차례로 만들어졌다. 물권법은 2007년 비로소 제정됐다.

이에 앞서 86년 민법통칙이 시행됐으나 사회주의 개념이 많이 남아있고 내용이 간략해 이번에 마련된 민법총칙과는 차이가 난다. 의법치국(依法治國)이란 구호 아래 법치 확립을 내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는 내년 봄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민법총칙을 확정하고 2020년까지 개별 법률을 통합한 민법전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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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스(李適時) 전인대 법제공작위원회 주임은 “향후 완성될 민법전은 총칙편과 계약편·물권편·침권책임편·혼인편·상속편 등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주의 국가의 민법 뼈대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사회주의의 특징이 반영된 “토지의 소유권은 국가 또는 집단에 있고 개인은 사용권만 갖는다”는 물권법 규정은 유지될 전망이다.

이번에 공개된 민법총칙 초안에서는 자연인의 민사 능력은 출생으로 시작되지만 상속권 보호를 위해 태아에게 예외적인 민사상 권리를 허용했다. 한국 민법은 태아의 상속권과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민사행위 능력의 연령 표준은 현행 만10세에서 만6세로 낮췄다. 법인은 설립 목적과 기능에 따라 영리 법인과 비영리 법인으로 구분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인터넷상 가상재산과 빅데이터 정보 등을 재산권 대상으로 포함시킨 점이다. 또 환경오염과 생태 파괴 행위에 대해 새로이 책임을 부담시키는 조문도 삽입했다. 또 민법총칙은 현행 2년의 소멸시효를 3년으로 연장했다.

한국 법과 중국 법 체계를 연구한 김광길 전 옌볜대 방문교수(변호사)는 “ 중국이 사법(私法)의 핵심인 민법총칙을 제정하는 것은 사적 재산 제도에 기반한 법 체계의 완성이란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민법 입법 과정

1949년 신중국 건국하며 기존 민법 폐기
1956년 민법 초안 완성됐으나 반우파 투쟁으로 중단
1978년 개혁·개방하며 사유 재산 법제화 필요성 대두
1986년 사회주의 잔재 담은 민법 통칙 반포
2016년 사유재산 인정 담은 민법 총칙 초안 발표
2020년 통합 민법 완성 계획

자료 : 신경보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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