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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의 ‘경’은 예의범절 아냐, 마음 닦는 자세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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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이황 선생이 말하는 경(敬)은 예의범절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이완재 영남대 교수, 특강서 설명
“공부·일에 몰두하는 것도 경”


동양 사상을 천착해 온 이완재(85·사진) 영남대 명예교수가 “요즘 들어 퇴계의 경을 많이 이야기하면서도 이해가 잘 안 된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 11일 경산의 나라얼연구소(이사장 조원경) 특강 자리에서다.

이 교수는 먼저 경 사상이 등장한 배경을 설명했다. 후한대 중국에 불교가 들어오면서 사상계의 주류를 이룬 유학이 도전을 받는다. 윤리 대신 영원히 사는 길을 찾는 불교가 세력이 커지면서 당나라 때는 선종이 한 종파로 자리 잡는다. 급기야 송나라 때는 불교가 임금을 존경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까지 펼친다. 유학은 점점 설 자리를 잃었다. 그래서 전통 유학자들이 유교 경전에서 영원한 세계를 찾았고 거기서 나온 게 『주역』의 ‘경이직내(敬以直內)’였다. 경을 잡아야만 세상의 어떤 유혹도 견뎌낸다는 것이다. 주자(朱子)가 정립한 경이다.

주자는 경을 4가지로 정의했다. ‘정제엄숙(整齊嚴肅, 몸을 단정하게 하고 생각은 엄숙하게)’ ‘주일무적(主一無適, 오로지 한 곳에 집중)’ ‘상성성(常惺惺, 정신을 별처럼 초롱초롱하게)’ ‘기심수렴불용일물(其心收斂不容一物, 마음을 거둬 헛된 생각을 용납하지 않는다)’이다. 마음을 닦아 순수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퇴계는 주자가 창안한 경을 주자 이후 가장 충실하게 계승하고 철저히 실천했다. 일본 학자들의 평가다. 그래서 경을 공경·겸손쯤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이 교수는 “경은 자아 확립으로도 볼 수 있다”며 공부면 공부, 일이면 일에 몰두하는 것이 바로 경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요즘도 대구향교 등지에서 사서삼경 등 경전을 강의하고 있다.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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