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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강국의 미래 찾아…‘바다 위의 강의실’ 힘찬 뱃고동

“뿌~웅, 뿌~웅”. 지난 27일 오후 3시쯤 부산 용호동 부두에서 가야호(1737t, 길이 82m)가 힘찬 뱃고동 소리를 울리며 출항했다. 부경대 해양생산시스템관리학부와 기계시스템공학과 3학년 학생 99명과 승무원 등 총 133명을 태우고서다.

가야호는 원양승선 실습선. 중국 칭다오항을 거쳐 일본 하코다테,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등 총 2621마일(4218㎞)을 항해하고 한 달 만인 다음달 26일 귀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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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부산 용호동 부두에서 부경대생들이 원양실습선 출항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부경대]



‘바다 위의 강의실’로 불리는 가야호는 학생들이 평소 강의실에서 이론적으로 배운 각종 어구와 어로장비, 기관운전 등을 직접 실습하고 체험할 수 있다. 운항기술도 배운다. 차량의 운전면허증에 해당하는 해기사 자격증 취득에 꼭 필요한 과정이다.

학생들은 오전 6시 일어나 6~8명이 한 조를 이뤄 4시간 단위로 하루 2번씩 실습수업을 받는다. 오후 10시 취침한다. 실습생인 문지현(22·여) 학생은 “힘들겠지만 참고 견딜 것이다. 이번 실습을 통해 전공심화학습은 물론 친구들과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학생의 첫 원양(遠洋)실습은 1957년. 그해 9월 부산 수산대(현 부경대) 어로학과 4학년생이 홍양호(88t, 목선)를 타고 대만 기륭 항까지 715마일(1150㎞)을 항해한 것이 최초다.

홍양호는 1954년 고기잡이에 나선 일본 어민이 우리나라 수산자원보호선을 침범해 해양경찰에 나포됐던 배다. 이를 수산대가 인수해 103t으로 개조, 실습선으로 사용했다. 홍양호에 첫 승선한 실습생이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등 54학번 48명이었다.

수산대 어로학과 54학번 이인호(81)씨는 “당시 홍양호는 국내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선박이었다”며 “원양실습 신청을 번번이 퇴짜 놓던 정부를 상대로 어로학과 졸업반 학생들이 투쟁한 결과 대만으로 첫 실습을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은 “현 가야호와 비교하면 소형 어선에 불과해 홍양호로 망망대해를 헤쳐 간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했다”고 입을 모았다. 선배들의 노력으로 실습선 항로가 개척된 것이다.

지난 60년간 원양실습에 사용된 선박은 홍양호를 시작으로 저인망 어선 행어호(80t), 해양조사관측선 자산호(17.7t), 다랑어 주낙 실습선 백경호(389t), 가다랑어 채낚기 어선 관악산1호(243t), 가야호까지 13척이다.

어업학과 80학번 하동현(55)씨는 “여자가 타면 배가 가라앉는다는 속설 때문에 여학생은 배를 타지도 못했다”며 웃었다. 이런 속설은 지금 옛말이 됐다. 여학생은 1989년부터 탔다. 이번 실습에도 여학생 31명이 참여한다.

이수용 부경대 총장 직무대리는 “수산강국의 기틀을 닦은 선배들의 용기와 도전정신을 이어받아 바다를 일구는 역군이 되길 바란다”고 학생들에게 강조했다.

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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