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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 청부살해' 건설사 대표 항소심서 주범 바뀌면서 무기징역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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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송사를 벌이던 상대방을 청부살해 한 혐의로 기소된 중소 건설사 대표 이모(56)씨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윤준)는 28일 살인교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심은 “이씨가 살해를 지시한 직접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정황이나 통화 내용 등 간접 증거를 토대로 유죄가 인정된다”며 이씨를 주범으로 지목했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씨는 경기도 수원시의 아파트 신축공사에 참여하면서 K건설사와 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씨 회사가 신축 부지의 토지를 매입하는 사업을 담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씨가 계약 기간 내 토지 매입을 하지 못했고 계약이 파기됐다. K사 대표 A씨와 이씨는 서로 “손해를 배상하라”며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송사는 8년 넘게 이어졌다. 민사소송은 대법원까지 간 끝에 K사가 승소했다. 하지만 이씨가 A씨에게 지급해야할 5억원을 주지 않고 버텼고, A씨는 그를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사업가 이씨는 2014년 초 지인 이모(60)씨에게 “보내 버릴 사람이 있다. 4000만원을 줄 테니 사람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지인 이씨는 수도권 지역의 무에타이ㆍ킥복싱 연맹 간부였다. 그는 중국 연변의 공수도 협회장이자 중국동포인 김모(51)씨를 떠올렸다. 김씨는 한국에 사는 가족을 만나러 3년 전 입국해 마땅한 돈벌이가 없었다. 김씨는 지인 이씨의 지시로 그해 3월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건물 1층 계단에서 A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서울남부지검은 김씨를 살인 혐의로, 사업가 이씨 등 2명은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1심을 맡은 서울남부지법은 사업가 이씨에게 살인교사죄가 아닌 상해교사죄를 적용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가 “보내 버릴 사람이 있다”고만 했을 뿐 살인을 지시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는 지인 이씨를 살인교사의 주범으로 보고 무기징역을, 중국동포 김씨에게는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서울고법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인 이씨는 살해를 지시할 독자적인 동기가 없다”며 주범을 뒤바꿨다. 사업가 이씨가 나머지 둘에게 돈을 건넨 것을 볼 때 그에게 살인교사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업가 이씨가 청부살해를 의뢰했다는 직접 증거는 없지만, 피해자 A씨와 수년 간 소송을 벌여온 점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가 이씨는 범행 후에도 자신의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단순히 말로 피해자를 혼내주고 겁을 주라고 한 것 뿐'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꾸짖었다. 지인 이씨는 징역 20년으로 감형됐고 김씨는 그대로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다.

정혁준 기자 jeong.hyuk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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