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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드] 스마트폰으로 쉬워진 불법 도박, 베팅에 중독된 청소년들

‘달팽이 경주’, ‘사다리 게임’, ‘가위바위보 게임’.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불법 온라인 게임들이다. 기자는 이들 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봤다. 회원 가입 절차는 간단했다. 본인 아이디와 휴대전화 번호, 계좌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성인인증 절차는 없다. 전화로 인증을 하는 사이트도 있다. 계좌번호와 나이 등을 물어본 후 가입 승인을 해준다. 베팅 금액을 업체가 제시하는 계좌에 입금하면 곧바로 스마트폰을 통해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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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게임` 화면

스마트폰의 휴대성과 개인성, 그리고 간단한 가입 절차에 힘입어 불법 온라인 게임들이 성행하고 있다.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수억원씩 날리고 명예를 내던진 어른들에 이어 일부 청소년들도 불법 게임의 볼모가 되는 모양새다. 국내에서 시행되는 합법적인 스포츠 베팅게임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가 유일하다. 온라인 역시 공식 인터넷 발매 사이트인 ‘베트맨’이 운영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들을 제외한 스포츠 베팅과 관련 온라인 사이트는 모두 불법이다.

온라인 불법 도박에는 여러가지 유형이 있는데, 스포츠토토와 유사하게 스포츠 결과를 예측해서 돈을 거는 형식이 흔하다. 일부 청소년들도 스포츠 베팅에 빠지거나 '사다리 게임', '달팽이 경주' 등과 같은 게임 형태의 도박 유혹에 휘둘리고 있다. ‘달팽이 경주’는 경마와 비슷한 게임이다. 5분마다 시작되는 이 게임은 3마리의 달팽이 중 1등을 할 것이라 예상되는 달팽이에 베팅하는 게임이다. 배당률은 2.8배다. 5000원을 베팅해서 맞출 경우 1만4000원을 가져가게 된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홀, 짝을 맞추는 ‘다리다리 게임’과 ‘가위바위보 게임’, ‘사다리 게임’ 등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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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댓글에 달린 사설 도박사이트 광고. `좋아요`와 댓글 수가 많은 게시물에는 이와같은 광고가 댓글로 도배돼있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게임 도박은 스마트폰을 통해 시공간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결과가 빠르게 나와 중독성이 강하다. 서울 광진구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양모(18)군은 “한 반에 4~5명 정도는 매일 스포츠 도박에 베팅을 하는 것 같다"며 "어느 정도 게임에 빠져야 중독으로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은 도박을 위해 스포츠 경기를 꼭 챙겨본다"고 말했다.

# 베팅 자금 마련하려 온라인으로 금품갈취도

한국 도박문제관리센터가 2015년 12월 발표한 자료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 중 약 3만 명이 ‘문제군’(시급한 개입이 필요한 도박중독 수준)으로 추정된다. ‘위험군’(도박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큰 수준)도 12만 명에 달한다. 한 번 도박에 빠졌던 청소년은 성인이 되고 나서도 도박을 할 위험이 크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이 된 후 합법 사행산업에 참여하겠느냐’는 물음에 도박중독 ‘문제군’과 ‘위험군’ 청소년은 각각 50.0%, 49.2%가 ‘그렇다’고 답했다. ‘비문제군’(33.2%)에 비해 높았다.
 
도박 중독에 빠진 청소년들은 베팅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금품갈취 등 2차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지난 5월에는 온라인 도박에 빠진 중학생 김모(15)군이 밑천을 마련하기 위해 중고품 사기를 벌이기도 했다. 김모군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 ‘빅뱅 콘서트 티켓 양도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일주일 동안 9명을 속여 280만원을 도박 사이트 계좌로 입금시켰다. 지난 3월에는 손모(19)군이 중고 신발을 70만원에 판다는 글을 올리고 선금 50만원을 도박 사이트 계좌로 입금하게 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 도박에 빠지는 연령 점점 어려지고 있어
광주도박문제관리센터가 중고생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2012년)에 따르면 한 번이라도 도박을 해 본 학생은 73%에 달했다. 도박을 처음 접한 시기는 초등학교 4~6학년(31.2%)이 가장 많았다. 이어 초등학교 1~3학년(22.8%), 중학교 1학년(11.3%), 초등학교 입학 전(8%), 중학교 2학년(6.5%) 등 순이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관계자는 “전반적인 사행산업, 도박 문제를 해결하고자 센터를 개소했는데 점차 도박 등에 빠지는 연령이 어려지고 있다”며 “예전에는 고등학생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초등학생, 중학생까지 온라인 도박을 모르는 친구들이 없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청소년 도박에 대한 정부와 학교의 관심은 부족하다. ‘도박은 성인 문제’라는 인식이 뿌리 깊어 학교에서는 예방교육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청소년 도박 중독 예방교육을 받은 학교는 전국 197곳(초등 77, 중 68, 고 52)에 불과했다. 전체 학교(초등 5978, 중 3204, 고 2344)의 1.7% 수준이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최이순 부산센터장은 “청소년 도박 문제는 이제 국가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나라 전체가 도박으로 병들기 전에 학생·교사·부모에 대한 적절한 예방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소년 도박 중독, 이렇게 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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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에서 제공하는 설문조사

간단한 설문을 통해 도박 중독 여부를 평가할 수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https://www.kcgp.or.kr/main.do)에서는 도박 중독자를 대상으로 치유상담도 진행 하고 있다. 도박 문제로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은 24시간 운영되는 상담전화 1336으로 문의하거나, 전국 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홍수민기자·김기연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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