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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특권·갑질이 관행? “한 번에 훅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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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左), 안철수(右)


두 야당 대표가 한날한시에 대국민 사과를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7일 오전 9시 당 회의에서 가족채용 논란을 일으킨 서영교 의원 문제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불법 리베이트(사례비)와 관련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선숙·김수민 의원 문제로 고개를 숙였다.

청년 실업, 사회 양극화 심해지면서
의원들 행태, 여론 감정선 건드려


김 대표는 “서영교 의원 문제에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당무감사를 통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도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다.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고 단호하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두 야당은 처음엔 시간이 지나면 논란이 잠잠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여론은 악화일로였다. 과거와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는 페이스북에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 검찰 수사, 더민주 서영교 의원 당무감사 등을 보면서 과거 정치권 안에서 ‘관행’으로 묵인되었던 것이 더 이상 용인되지 않음을 확인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의 눈높이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높아진 눈높이에 신속히 맞추지 못하는 정당과 정치인은 한번에 훅 간다”고 적었다. 조 교수의 지적처럼 과거엔 관행이었던 문제라 해도 그에 대한 사회적 반발의 강도와 파장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미 지난 4·13 총선 때 조짐을 보였다. 당시 새누리당 박대동 전 의원은 비서관에게 월급 상납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당 공천을 받지 못했다. 더민주에선 신기남 전 의원이 로스쿨 졸업시험에서 탈락한 아들의 구제를 청탁했다는 의혹 때문에 공천을 받지 못했다. 여론이 용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 입장에선 ‘분노의 쓰나미’가 될 수 있는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결정을 하기 쉽지 않았다. 그런 문제들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의원들의 ‘특권·갑질’이 여론의 ‘감정선’을 건드렸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런 감정선의 바탕에는 사회 양극화와 청년실업 문제가 구조적으로 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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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이주희(사회학) 교수는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었는데 국민의 세금으로 생활하는 정치인이 친·인척을 고용했다면 문제가 되는 게 당연하다”며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버니 샌더스가 나온 것 자체가 실업과 양극화, 불평등 심화로 인해 기존 정치권에는 기대할 게 없다는 신호였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동의하고 있다. 김종인 대표도 이날 “사회 양극화가 심해지고 청년실업이 해소되지 않은 과정에서 국민들이 불공정한 특권이나 우월적 의식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대의 뜻을 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앙일보가 접촉한 취업준비생들은 김수민 의원이나 서영교 의원 문제를 양극화, 청년실업 문제와 떼서 생각하지 않았다.

“다수의 행복을 위해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이 자기 밥그릇만 챙긴 거잖아요. 난 ‘빽’이 없어 실력으로 승부할 수 없으니 화가 납니다.”(이슬비·여·29)

“로스쿨에 다니는 친구 말로는 면접 때 암암리에 대법관 아들인지 국회의원 딸인지 다 드러난다고 하더군요.(※서 의원의 딸은 인턴으로 채용됐다가 나중에 로스쿨에 합격) 내 취업 문제를 생각하면 자괴감이 듭니다.”(양길성·25)

특권·갑질 문제가 야당의 문제만은 아니다. 새누리당 4선인 이군현 의원도 보좌진의 월급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대 김석호(사회학) 교수는 “기득권에 대한 젊은이들의 냉소와 분노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선 정치가 ‘그들만의 리그’에 머물러선 안 된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가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도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면 위기가 온다는 걸 알았지만 분노를 제도적으로 포용하지 못해 ‘그런들 내 삶이 더 나빠질까’ 하는 생각 때문에 브렉시트라는 극단적 모험을 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탁·박가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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