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메시도 뻥 축구, 칠레로 날아간 우승컵

기사 이미지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리오넬 메시가 또 한번 우승을 눈앞에 두고 물러났다. 메시는 칠레에 승부차기 끝에 져 준우승에 머문 뒤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그라운드에 얼굴을 묻고 오열하는 메시. 메시는 A대표팀을 이끌고 우승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뉴저지 AP=뉴시스]


리오넬 메시(29·바르셀로나)는 그라운드에 얼굴을 묻은 채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염 없이 흐르는 눈물도 닦지 않았다. 메시의 눈물은 조국 아르헨티나의 눈물이었다. 관중석을 가득 채운 8만2500명의 축구팬들이 열광했지만 그 순간 메시는 철저히 혼자였다.

코파 아메리카 결승 리턴매치
승부차기 하늘로 날려 또 눈물
소속팀 28회 우승 안긴 해결사
아르헨 유니폼 입으면 힘 못 써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메시가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그가 속한 ‘탱고 군단’ 아르헨티나가 또 한 번 국제대회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은 직후였다. 아르헨티나는 27일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칠레와의 2016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국가대항전) 결승전에서 정규시간과 연장전을 합쳐 120분간의 접전을 득점없이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1993년 이후 23년 만에 코파 아메리카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으려는 아르헨티나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기사 이미지

칠레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가운데)가 우승컵을 들고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메시는 경기 직후 아르헨티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격적으로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눈물을 흘린 뒤 충혈된 눈빛으로 “나는 이제 국가대표에서 물러난다. 네 번의 결승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했지만 끝내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떠올리는 것조차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뒤이어 동료 수비수 하비에르 마스체라노(32·바르셀로나)도 은퇴를 선언해 아르헨티나는 공·수의 주축 멤버 두 명을 한꺼번에 잃게 됐다.

아르헨티나 언론 ‘더 터프’는 “메시의 영향을 받아 대표팀에서 은퇴하는 선수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29·나폴리)과 세르히오 아게로(28·맨체스터시티), 에제키엘 라베치(31·허베이 종지), 미드필더 루카스 비글리아(30·라치오)가 은퇴를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대관식을 위해 준비한 왕관을 걷어찬 건 메시 자신이었다. ‘축구의 신’ 메시도 ‘11m의 러시안 룰렛’이라 불리는 승부차기의 중압감을 견뎌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의 1번 키커로 나선 메시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 하늘로 솟구친 게 아르헨티나 패배의 전주곡이었다. 아르헨티나는 4번 키커 비글리아마저 실축해 스스로 주저앉았다.

칠레는 1번 키커 아르투로 비달(29·바이에른 뮌헨)의 슈팅이 아르헨티나 수문장 세르히오 로메로(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방에 가로막혔지만 뒤이어 나온 4명의 키커가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칠레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승부차기로 꺾고 우승하며 우승컵과 함께 상금 650만달러(77억원)를 손에 넣었다. 준우승 상금은 350만달러(41억원)다.
기사 이미지


메시가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눈앞에 두고 물러난건 이제까지 네 차례나 된다. 2007년 코파 아메리카를 시작으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5년 코파 아메리카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결승에 오르고도 모두 준우승에 그치는 불운을 겪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8차례 우승한 것을 비롯해 FC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28차례 우승컵을 품에 안은 것과 대조적이다. 축구팬들 사이에선 또다시 ‘하늘색 줄무늬(아르헨티나대표팀 유니폼 디자인)의 저주’란 말이 나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3전4기를 다짐했던 메시의 각오는 남달랐다. “강인한 이미지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동료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수염을 텁수룩하게 기른 채 그라운드에 나섰다. 옆구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투지를 불태웠고, 결승전 직전까지 9개의 공격포인트(5골·4도움)를 기록했다. 미국과의 준결승전에서는 A매치 55호골을 터뜨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47)를 제치고 아르헨티나 A매치 최다골 기록도 세웠다.

언론의 기대도 남달랐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24일 “펠레(76·브라질), 마라도나(56·아르헨티나)와 견줘 메시가 가진 유일한 약점은 국가대항전 우승 이력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메시가 세계 축구의 두 영웅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결승전 무득점과 승부차기 실축이 이어지며 메시는 또 한 번 눈물을 삼켰다.

메시의 ‘대표팀 은퇴’ 선언에 대해 주변에선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골키퍼 로메로는 “메시가 정말로 은퇴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극도의 실망감을 그렇게 표현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메시는 지금 제 정신이 아니다. 마음이 진정되면 생각을 바꿀 것”이라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