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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S7·G5가 15만원…단속 피하려고 ‘야간 매장’까지

휴대전화를 바꾸기 위해 가격을 알아보던 김 모씨는 25일 미리 가입해뒀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발송한 알림 메시지를 받았다. “갤럭시S7 32GB 모델을 16만6000원에 판매한다”는 내용이었다. 며칠 전까지 50만원 아래로는 살 수 없었던 제품이 1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는 사실에 이씨는 급히 해당 매장을 방문해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상반기 실적 맞추려 거액 리베이트
갤S7 불법 보조금 38만원 실린 셈
지난 토요일에만 번호이동 2만건

이날 휴대전화 가격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갤럭시S7 뿐만 아니라 G5를 10만원에 구입했다는 후기가 속속 등장했다. 휴대전화 판매점이 모여 있는 서울 신도림테크노마트에도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휴대전화 판매점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상반기의 마지막 달 월말이라 통신사의 지원금이 ‘터졌다(평소보다 많았다)’”며 “실적을 맞추기 위해 마진 없이 팔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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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마지막 주말인 지난 24~26일, 전국 곳곳의 휴대전화 유통점에서 스마트폰 불법 보조금 대란이 일어났다. 출고가 83만6000원인 갤럭시S7과 G5가 10만원대에 거래됐다. 일부 판매점이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을 어기고 불법 보조금을 40만원 이상 지급했기 때문이다.

두 제품은 각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월에 내놓은 최고급 스마트폰이다. 갤럭시S7 32GB 모델의 경우 월 5만9900원 요금제를 선택하고 단통법에 따라 공시지원금을 받으면 아무리 싸게 사도 53만1825원은 줘야 살 수 있는 제품이다. 몇몇 매장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퇴근한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야간 영업을 했다.

최고 사양 스마트폰의 가격 공세에 중저가폰은 1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갤럭시J6(2016)는 3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한 가입자를 대상으로 6만원대에 판매됐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36만6000원이다. 같은 회사의 보급형 모델인 A8은 아예 요금제와 관계 없이 공짜폰으로 팔리고 있다.

갑작스레 불법 보조금 대란이 일어난 이유는 이동통신사들이 상반기 실적 마감을 앞두고 대리점과 판매점 등 유통망에 판매수수료(리베이트)를 과도하게 지급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이통사들은 유통망에 최대 52만원의 리베이트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받은 유통점들은 리베이트의 10% 정도인 세금과 자신들의 마진을 뺀 금액을 불법 보조금으로 활용해 가입자들에게 지급했다.

이통사들의 리베이트 전쟁은 실제로 효과를 발휘했다. 이통 3사간 번호이동 건수를 살펴보면 토요일인 25일 하루동안 총 1만9372건의 번호이동이 있었다. 이는 이달 1∼24일 평균인 1만3974건과 비교해 40%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 날 LG유플러스는 335명, KT는 135명의 가입자가 증가했고 SK텔레콤은 470명을 빼앗겼다. 통신사별 번호이동 가입자는 보조금의 규모에 따라 출렁였다. 한 통신사가 먼저 보조금을 높이면 그 곳으로 통신사를 바꾸는 가입자가 급증했고, 뒤이어 경쟁사들도 보조금을 높여 다시 가입자를 뺏어오는 모양새였다.

감독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장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문현석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담당관(과장)은 “하루 이틀간의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이통 3사 임원을 불러 경고 조치했으며 향후 시장 동향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문 과장은 “주말 동안의 불법 보조금 대란은 단통법 이전에 비해서는 양호한 것”이라며 “최근 보조금 지원금 상한선을 없애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럴 경우 과도한 보조금 살포 경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보조금 지원금 상한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방통위 측은 “상한제 폐지는 실효성이 없다. 단통법을 종합적으로 보완하는 대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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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복되는 불법 보조금 논란에 단통법 자체가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저렴한 스마트폰을 원하는 수요가 있고 싸게 팔기를 원하는 대리점이 있다면 단통법 위반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미국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 S6를 하나 사면 하나 더 주는 마케팅을 한다. 가격 경쟁을 정부가 막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며 “소비자의 입장에서 단통법을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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