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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또 해양플랜트 악몽…대우조선 1조 회수 차질

지난해 조선업계는 잠재 부실까지 한꺼번에 털어내는 이른바 ‘빅 배스(big bath)’를 단행하며 “더 이상의 해양플랜트 리스크는 없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또 다시 문제가 벌어질 조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초 ‘소낭골(Sonangol) 프로젝트’를 이번 주 인도할 예정이었다. 2013년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낭골에 드릴십 2기를 건조하는 프로젝트다. 원래 지난해 12월 인도 예정이었지만 발주처가 이달 말로 인도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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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릴십 2기 발주처, 인수 연기
정성립 사장 “연내 잔금 불확실”
9월 4000억 회사채 만기 ‘비상’

하지만 이번에도 인도는 힘들 전망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최근 “(소낭골 프로젝트 잔금) 1조원이 연내 들어오는 것이 불확실해 보인다.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STX조선해양처럼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될 수 있다. 인도 실패에 대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4000억원 상당의 회사채 만기가 오는 9월 9일 도래한다. 소낭골 프로젝트 등에서 들어오는 돈으로 이를 상환하려 했다. 하지만 이 돈이 들어오지 않아 회사채를 갚지 못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더 이상 은행에서 돈을 빌려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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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앙골라 소낭골에서 수주한 드릴십이 시험 운항을 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이 드릴십을 이달 인도할 예정이었지만 발주처가 인수를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마음 급해진 대우조선해양은 유동성을 전력 확보하는 이른바 ‘1조원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소낭골 프로젝트가 펑크날 가능성을 대비해, 당장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유동 자금 1조원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다른 선주들과 대금 선지급 방안을 논의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조선업에 대한 자금지원은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조선업 부실의 ‘원흉’으로 꼽히는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는 얼마나 남았을까.

조선사 도크별 발주·인도 현황을 정리한 ‘십야드 오더북(Shipyard Orderbook) 6월호’와 조선업계에 따르면 27일 현재 조선 ‘빅3’가 아직 인도하지 못한 해양플랜트는 총 51기로 확인됐다. ▶대우조선해양 15기 ▶현대중공업 16기 ▶삼성중공업 19기 등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드릴십이 9기로 가장 많다(미국 시추업체 ‘벤티지드릴링’이 발주했지만 지난해 취소한 6000억원대 드릴십 1기 제외). 드릴십은 바다 밑 유전에 있는 원유·가스를 뽑아내는 드릴링(drilling) 장비를 탑재한 선박 형태의 설비다. 이번에 문제가 된 소낭골 2기를 비롯해 미국 원유시추업체 트랜스오션이 발주한 드릴십 1기가 6~7월께 인도 예정이다.

문제는 드릴십의 경우 인도 직전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이다. 마지막 인도 시점에서 선박 건조 대금의 절반 이상을 받는 ‘헤비테일(heavy-tail)’ 계약이 많기 때문이다. 발주사 자금이 여의치 않을 경우 받는 시점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 소낭골 2기도 시운전까지 완료했지만 대금의 80%(1조637억원)를 인도 시점에 받기로 계약했다. 이렇게 되면 조선사 입장에서는 금융비용이 늘어나는 등 유동성에 영향을 받는다.

일본 최대 자원탐사기업 인펙스 브라우즈가 발주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도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는 프로젝트다. 계약 규모가 20억 달러(2조4000억원)에 달하는 올해 최대 프로젝트로 9월 말 인도 예정이다. 잦은 설계 변경 등으로 인도 시점이 계속 미뤄지자 인펙스 측은 지난 5월 대우조선에 “공사 현장의 비효율이 심각해 우려된다”는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초점을 맞추고 조사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로 알려진다. 워낙 초대형 계약이라 문제가 생기면 심각한 상황으로 비화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소에서 진행 중인 설비 작업은 끝났다”며 “2017년 7월 호주 현지에 설치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8년까지는 줄줄이 납기가 예정돼 있다. “다른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는 2017년~2019년까지 작업이 나눠서 진행되기 때문에 공정에 부하가 걸릴 상황은 아니다”라는 게 대우조선해양의 설명이다.

잔여 수주건수로만 보면 삼성중공업도 해양플랜트 비중이 높다. 다만 올해부터 내년 초 출항·인도하는 프로젝트가 다수다. 삼성중공업이 “내년만 지나면 해양플랜트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진다”고 말하는 배경이다. 삼성중공업이 2017년까지 인도 예정인 해양플랜트는 9기로, 계약금액은 100억 달러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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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인펙스 브라우즈로부터 수주한 해양가스처리설비 조감도.



삼성중공업은 리스크가 큰 프로젝트의 경우 이미 재무제표에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셸에서 발주해 호주 브라우즈 지역에 설치되기로 예정돼 있던 5조원대 FLNG 3척은 지난 3월 계약이 취소됐다. 페트로나스 차리갈리가 발주한 말레이시아 로탄 지역 FLNG 2호기도 인도가 연기됐다.

삼성중공업은 “페트로나스 프로젝트의 경우 공정률에 따라 설비 대금을 받는 계약을 체결해 삼성중공업 입장에서 리스크가 크지 않다. 계약이 해지될 경우 선주 손해도 막심해 일정이 다소 연기되더라도 계약 취소로 이어질 확률은 낮다”라고 설명했다.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의 현재 공정률은 26%다.

현대중공업도 해양플랜트는 비교적 리스크에서 자유롭다. 현재 상황에서는 인도 지연이나 계약 취소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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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플랜트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인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드릴십이 동해에서 석유가스 개발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 인도 예정인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도 100% 인도 지연이나 계약 취소 문제없이 납기일을 맞출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중공업(군산·울산)·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의 경우 선박 물량(271건)에 비해 해양플랜트 물량이 많지 않다.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수리조선소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해양플랜트를 건조하지 않는다. 현대중공업과 공동영업을 하는 현대삼호중공업은 도크에 해양플랜트가 배정되지 않아 역시 건조 중인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없다.


▶관련 기사
① 가뜩이나 힘든데…구조조정에 불똥
② 대우조선 수사 ‘7대 플랜트 프로젝트’ 정조준


대우조선해양 출신인 이명호 한국해양대 해양플랜트운영학과 교수는 “저유가가 지속하자 해양플랜트 발주사들이 계약을 파기하려고 꼬투리를 잡고 있다. 일부 프로젝트의 경우 발주처가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유가가 반등하길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 조선사에 또 한 번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사외이사도 보수 반납

삼성중공업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전원이 자발적으로 보수 일부 반납을 결의했다. 반납 액수는 보수의 30% 가량이 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사장 100%, 임원 30%, 부장 20%의 임금을 반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날 이사회에선 8월19일 임시 주주총회 소집도 의결했다. 임시 주총에선 주식 수 한도를 늘리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하려면 먼저 주식 수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유상증자 사전 준비 작업으로 풀이된다. 유상증자 규모나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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