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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엔고 시대 ‘전차 랠리’ 다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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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파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27일 서울 명동의 환전소에서 한 직원이 주요국 통화별 환전액 안내판을 바꾸고 있다. [뉴시스]


“4년 걸려 내려놓은 엔화 값을 4시간 만에 되돌려 놓다니.”

브렉시트, 한국 기업에 호재
수출품 가격 경쟁력 커져
유통·화장품 업종도 수혜


브렉시트가 결정된 24일 한 트위터의 문구가 인터넷에 회자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괴로운 표정으로 저런 대사를 내뱉는 내용이었다. 이 트위터는 브렉시트의 후폭풍 중 하나인 ‘엔고(高)’의 파장을 촌철살인의 기지와 함께 함축적으로 보여줬다. 실제 브렉시트가 확정된 24일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는 단숨에 100엔을 뚫고 99엔까지 상승했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엔화 확보 수요가 폭증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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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 ‘신엔고 시대’가 브렉시트의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 수출기업 입장에서 엔고는 악몽이지만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 기업에는 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은 2012년 이후 엔저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해 2월 76엔으로 고점을 찍었던 달러당 엔화 가치는 지난해 여름 125엔까지 추락했다. 일본 기업들은 높은 가격경쟁력과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쏟아부었다. 반대로 엔고가 되면 일본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나빠져 한국 기업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엔고 수혜가 점쳐지는 대표적 업종은 자동차와 전기전자다. 현대·기아차는 엔저 시기 승승장구한 도요타·닛산·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과 힘겨운 경쟁을 벌였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계속 줄어들어 지난 1분기엔 1조3424억원으로 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엔고가 되면 입장이 정반대로 뒤바뀐다. 대표적 수출 업종으로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기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일본 대지진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기 시작할 때 자동차와 전기전자 업종 주가가 상승한 ‘전차(電車·전기전자와 자동차) 랠리’가 펼쳐졌다”며 “그때와 비슷한 상황인 만큼 대형 수출주, 특히 ‘전차’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유통·면세업종이나 화장품 업종에도 엔고는 호재다. 일본 여행 비용이 비싸지면서 일본 대신 한국을 찾는 관광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용석 롯데백화점 팀장은 “엔고가 지속될 경우 한국을 찾는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수 있다.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매출 비중이 높은 인터넷·엔터테인먼트 업종도 미소를 지을 수 있을 전망이다.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 에스엠은 전체 매출의 20~30% 이상이 엔화 매출이다. 엔저 시대에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원료의약품의 일본 수출을 줄였던 제약업체도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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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엔화 부채가 많은 기업엔 엔고가 반갑지 않다. 소재·부품 등 일본 제품 수입 비중이 높은 업체에도 생산원가를 높일 수 있어 악재다.

예전처럼 ‘엔고=대일 경쟁력 향상’이라는 공식이 무조건 먹히지는 않을 거라는 진단도 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기업들이 엔저 시기에 쌓아둔 막대한 현금을 헬스케어·첨단로봇 등 고부가가치제품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고점 대비 30% 가까이 떨어졌는데도 한국 자동차 업체가 열세를 보일 만큼 일본 제품들은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 환율만으로 실적 증가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진석·이현택·장원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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