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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경 기자가 만난 ‘판교밸리언’(5)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 펭귄 다음은 곰·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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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

지난 5월 23일 중소기업청이 올해의 글로벌 강소기업 121개를 선정했다. 이 명단에 처음으로 콘텐트 기업이 포함됐다. 유아용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와 [꼬마버스 타요]를 제작한 아이코닉스다. 이 회사는 뽀로로의 ‘대박’ 이후 이를 발판 삼아 해외 진출, 웹 애니메이션 제작 같은 새로운 사업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 아이코닉스 사옥에서 최종일(51) 대표를 만났다.

1층에 꾸며놓은 뽀로로 카페가 인상적이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주말에 회사 로비를 놀이터로 만들어 놀이 교실, 운동회 같은 행사를 자주 한다. 2014년에 판교로 왔는데 교통은 좀 불편하지만 직원들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라 좋다.”

뽀로로·타요의 인기가 여전하다.

“각각 2003·2010년에 애니메이션이 나왔는데 뽀롱뽀롱 뽀로로는 200개 국가에 수출됐고 2000종이 넘는 캐릭터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방송용 프로그램이 6기까지 나왔고 7기를 제작 중이다. 꼬마버스 타요는 50개국에 수출됐고 800여 종의 캐릭터 상품이 있다.”

뽀로로 성공 후로 회사가 어떻게 달라졌나.

“뽀로로가 성공 못했다면 지금 회사가 없을 지도 모른다(웃음). 당시만 해도 많은 사람이 한국 캐릭터로는 라이선스 사업(캐릭터를 상품에 사용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 안 된다고 여겼다. 그런데 뽀로로가 성공하면서 캐릭터 시장이 커지고 아이코닉스도 성장했다. 또 한국에서는 애니메이션 회사라고 하면 제작사를 떠올리는데 미국·일본을 보면 기회 기능이 중요하다. 예전에는 아티스트들의 손기술이 들어간 노동집약적 작업이었지만 이제는 대부분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림 수준은 전체적으로 높아졌다. 이제 좋은 콘텐트를 가르는 핵심 요소는 기획이다. 아이코닉스는 처음부터 애니메이션 기획사를 표방했고 뽀로로 성공 이후 많은 애니메이션 기획사가 생겼다.”

공동저작자인 오콘도 판교에 있다. 과거 오콘이 뽀로로 저작자 확인 소송을 냈는데 현재 어떤 상황인가.

“뽀로로에 대한 저작권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2013년 대법원에서 오콘이 제기한 소송이 최종 기각되면서 오콘이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 탄생 배경을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아이코닉스가 헬멧·안경을 쓴 2등신의 파란 펭귄이라는 캐릭터와 그 밖의 등장인물을 기획해 오콘에 제작을 의뢰했고 오콘이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공동 작업했다. 기획사와 제작사라고 할 수 있다. 시나리오와 콘티 작업은 100% 아이코닉스가 했다. 70% 정도는 내가 직접 썼으니까. 현재는 오콘이 극장용 제작권을 갖고 나머지 방송용 제작권이나 라이선스 사업, 테마파크 사업 등에 대한 권리는 아이코닉스에 있다. 당시 진흙탕 싸움이 되는 것 같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는데 상처를 많이 받긴 했다.”

주요 인력들이 빠져 나간다는 소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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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 근거는 잘 모르겠다. 많은 애니메이션 회사가 ‘타도 아이코닉스’를 외칠지 모른다. 뽀로로를 넘어서야 성공한다고 생각하니까. 직원들이 대기업에서도 영입 제안을 받는 걸로 안다. 물론 이직한 직원들도 있다. 한 발 앞서나가는 대신 당연히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본다.”

뽀로로 저작권을 넘기라는 제안도 많겠다.

“최근에 중국 기업에서 그런 시도를 많이 한다.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우리가 충분히 키울 수 있다.”

이번 글로벌 강소기업 선정은 어떤 의미인가.

“한국 애니메이션이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주로 외국 회사의 하청을 받고 창작을 못했다. 뽀로로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나온 결과물이다. 한국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이미 현지 미디어가 과점하고 있는 해외 시장을 뚫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각 지역의 거점이 필요하다고 느꼈는데 이번 선정으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아이코닉스는 중국·동남아·유럽 등지에서 영상·라이선스·뽀로로파크 사업을 하고 있다. 뽀로로파크는 뽀로로를 테마로 한 실내 테마파크로 국내에 7개, 중국에 7개, 싱가포르, 태국에 각 1개씩 있다. 최 대표는 “연말까지 중국에 4개 정도를 더 만들고 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미국·러시아에도 문을 열 계획”이라며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식음료와 캐릭터 제품을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뽀로로파크는 해외 진출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술 발달로 해외 진출 방식이 달라졌나?

“이전에는 해외 사업을 하려면 현지 미디어·유통사와 일일이 계약을 해야 했다. 이제는 인터넷에 올리면 세계에서 다 볼 수 있어 해외 진출이 용이해졌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져 채널도 다양해졌다. 올해 말 인터넷을 주 플랫폼으로 하는 웹 애니메이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곰과 호랑이 캐릭터가 나오는 ‘붐바와 툼바’를 제작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어떤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인가.

“디즈니처럼 콘텐트 기획과 제작, 미디어, 테마파크 등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이루려고 한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세계적인 콘텐트 회사가 되는 것이다. 한국 유아용 애니메이션에 대한 시장의 회의적인 시각 때문에 출판, 완구 제작, 테마파크 운영 등을 모두 직접 하고 있다. 새 비즈니스 모델을 해나가다 보면 수직계열화가 이뤄질 거라 본다.”

정보통신기술(ICT)·바이오기술(BT)산업과 비교해 문화기술(CT) 산업은 주목도가 낮은 편이다. CT 사업이 왜 중요한가.

“파급효과가 크다. 미국·일본 같은 선진국은 모두 CT가 발달했다.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려고 올까? 아니다. K팝·K드라마 같은 콘텐트를 보고 한국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거다. 패션이나 화장품산업도 덩달아 효과를 보고 있다.”

어떤 노력을 더 해야 할까.

“과거보다는 많이 발전했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열세다.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아직도 애니메이션 투자는 보수적이다. 훗날 과실을 나누기 위해 리스크 감수를 함께 해줄 투자자가 많아져야 한다.”

CT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이 분야 지원이 늘긴 했다. 하지만 지원을 근시안적으로 하는 것이 아쉽다. 콘텐트는 돈을 투자해서 바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또 문화를 소비하는 층의 의식도 함께 올라가야 한다. 정부가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지원정책을 펴길 바란다.”

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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