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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타석에 선 넥센 투수 김택형 "나도 모르게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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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모르게 휘둘렀어요."(김택형) "잘 했어."(손혁 코치) "오늘 우리 팀 승리 수훈갑입니다."(정수성 코치) 넥센 투수 김택형(20)이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마운드가 아닌 타석에서였다.

넥센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연장 10회 말 터진 윤석민의 결승타에 힘입어 7-6으로 이겼다. 전날 2-7에서 9-7로 뒤집힌 충격적인 패배에서 벗어나는 기분좋은 승리였다. LG와의 상대전적도 4승4패 동률로 만들었다.

두 팀은 공방전을 거듭했다. 넥센이 윤석민의 선제 솔로포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LG가 차근차근 점수를 뽑아 4-1로 뒤집었다. 하지만 8회 넥센이 LG 선발 소사를 무너뜨리며 5점을 뽑아냈다. LG는 8회 채은성의 솔로포에 이어 9회 박용택이 넥센 마무리 김세현을 공략해 다시 6-6을 만들어 연장 승부로 끌고갔다.

넥센은 연장 10회 초 LG 마무리 임정우를 무너뜨렸다. 김하성의 2루타에 이어 윤석민이 적시타를 날렸다. 임정우는 김민성을 병살타로 처리했지만 이택근에게 볼넷을 내줬다. 문제는 다음 타자가 김세현이었다는 것이다. 넥센은 9회 말 지명타자였던 고종욱이 좌익수로 들어가면서 지명타자를 쓸 수 없게 됐다. 야수 엔트리에 남은 선수는 대니 돈 뿐이었는데 하필 전날 부상으로 이날 경기장에 오지 못했다. 넥센은 고육지책으로 좌완 김택형을 타석에 세웠다. 이날 휴식조였던 데다 투수조 막내라 가장 최근에 타격을 해봤기 때문이었다.

김택형은 오픈 스탠스로 타석 바깥쪽에 들어섰다. 초구 볼을 지켜본 그는 2구째 헛스윙을 했다. 3구째와 4구째에는 파울도 만들어냈다. 그냥 물러서지 않겠다는 투지에 임정우는 당황한 듯 했다. 볼 3개를 연달아 던져 볼넷. 살아나가면서 2사 1·2루 기회를 이어갔다. 흔들린 임정우는 유재신에게 좌중간 방면 안타를 맞고 추가점을 줬다. 사실상 넥센의 승리를 결정짓는 안타였다.

경기 뒤 만난 김택형은 "형들이 방망이를 주길래 받았는데 (박)정음이 형 거였다고 하더라. (파울로)경기용 방망이를 부러뜨려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동점이 된 뒤 내가 오늘 휴식조라 타석에 들어설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코치님들이 무리하지 말라고 했지만 공이 보이면 치려고 했다. 눈에 보여서 나도 모르게 휘둘렀다"고 웃었다. 김택형이 타격을 한 건 동산고 1학년 이후 4년만이다. 그는 "고1 때 가끔 선 이후로는 처음이다. 스윙 연습은 전혀 하지 않았다. 색다른 경험을 했고 재밌었다. 득점까지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팀에 도움이 된 거 같아 다행"이라고 웃었다.

잠실=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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