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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넥시트·옥시트까지 등장…위기의 한지붕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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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는 유럽연합(EU)의 종말이다. 절대 그런 일은 없다.”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터뷰한 EU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그러나 불가능이라던 영국의 EU 탈퇴는 현실이 됐다. 그의 말대로라면 다음 수순은 EU의 종말이다. 전후(戰後) 잿더미 위에서 공동의 평화와 번영을 약속했던 유럽 공동체는 창설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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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브렉시트가 결정된 뒤 주요 외신들은 나머지 회원국의 연쇄 탈퇴는 물론 EU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금융 위기와 난민 수용 문제 등으로 EU에 불만이 컸지만 탈퇴 공론화를 망설이는 회원국들에 선례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넥시트(Nexit·네덜란드), 옥시트(Auxit·오스트리아), 프렉시트(Frexit·프랑스) 같은 용어도 등장했다.

네덜란드는 유력한 탈퇴 후보다. 올 2월 여론조사에서 ‘넥시트’ 국민투표를 원한다는 응답자가 53%를 기록했고, EU 잔류를 원하는 국민은 44%로 반대(43%)와 비슷했다. 지난 4월 EU-우크라이나 협력 협정에 대한 투표에선 3분의 2가 EU의 협정에 반대했다.

지난달 대선에서 가까스로 극우 대통령 탄생을 저지했던 오스트리아도 심상치 않다. 최근 오스트리아의 ‘피터 하이젝 여론조사’가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38%가 EU 탈퇴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잔류 응답률(53%)보다는 낮지만 2014년엔 25%가 탈퇴 쪽에 답한 데 비하면 높아진 수치다. 지난해엔 26만 명이 EU 탈퇴를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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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중심축 중 하나인 프랑스에선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가 EU 탈퇴 여론을 이끌고 있다. 그는 영국의 투표 결과가 나온 뒤 “자유를 위한 승리!”라며 “프랑스에서도 똑같은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덴마크도 탈퇴 예상 국가다. 영국처럼 자국 통화를 유지하고 있어 유로존 국가보다 탈퇴가 쉬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입소스모리가 5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탈리아인의 58%, 헝가리인의 38%도 국민투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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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연쇄 탈퇴가 일어나지는 않더라도 EU의 위상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회원국들이 브렉시트를 EU와의 협상에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 극우정당 국민당(DPP)의 크리스티안 툴레센 당수는 이달 초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국민투표가 덴마크와 EU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국가의 재량권을 키워 EU의 간섭을 피하겠다는 얘기다.

회원국의 EU 신뢰도도 하락 추세다. 이달 초 퓨리서치센터에서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응답자의 38%만이 EU에 호의를 표현했는데, 지난해보다 1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스페인에선 16%포인트 하락한 47% 가 호의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인식의 변화는 경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난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극대화됐다. 구제금융 국가들은 돈줄을 쥔 채 긴축을 요구하는 부유한 국가에 반감을 갖게 됐고, 난민이 밀려드는 동유럽은 나 몰라라 하는 서유럽과 갈등하고 있다. 국가 간 격차와 갈등의 틈을 비집고 들어온 극우 정치세력은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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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결정된 뒤 네덜란드 극우정당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당수는 “우리는 국가와 재정·국경·이민 정책을 스스로 결정하기를 원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의 말은 개방보다 고립을, 통합보다 분열을 선택한 현재의 유럽을 대변한다. 인류 역사상 유례 없던 정치적 실험인 ‘유럽 합중국’의 이상은 최대의 도전에 직면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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