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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아무도 안 가본 길 선택” …아베노믹스는 엔고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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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이 깨지기 시작했다. 영국이 끝내 유럽연합(EU)을 떠나기로 해서다. 1957년 유럽경제공동체(EEC) 출범 이후 59년 동안 이어진 유럽 경제 통합의 흐름에서 일탈을 선택했다. 글로벌 시장은 패닉이다. 톰슨로이터 등은 “B(브렉시트) 쇼크가 낳은 검은 금요일(Black Friday)”이라고 했다.

이번 패닉은 버블이 붕괴해서가 아니라 기존 경제나 금융질서에서 이탈해 빚어졌다. 이런 현상을 두고 금융위기 전문가인 고(故) 찰스 킨들버거 전 MIT대 교수는 ‘현재 상태(Status quo) 파괴형 위기(패닉)’라고 했다.

미국 경제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71년 미국의 금태환 중지(브레턴우즈 체제 붕괴)와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14년 영국의 금본위제 포기 등이 현상 파괴형 위기”라고 소개했다.

역사적으로 가장 가까운 현상 파괴형 위기는 92년 9월 발생한 검은 수요일(Black Wednesday)이었다. 당시 영국은 단일통화로 가는 장치인 유럽환율메커니즘(ERM)에서 탈퇴했다. ‘헤지펀드의 귀재’인 조지 소로스 등의 파운드 공격이 직접적인 화근이었다.

이번에도 재화와 서비스의 자유로운 교환, 금융시장 개장, 인적 이동 자유화 등으로 이어지는 현재 상태(현상)가 붕괴하기 시작했다. 실제 24일(한국시간) 글로벌 시장에서 영국 파운드 가치는 급락했다. 대신 금값이 5% 넘게 뛰었다.

유럽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독일과 일본 국채 값은 가파르게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글로벌 통화와 자산 가격이 거칠게 현상 붕괴를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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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브렉시트 충격은 런던의 금융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될 수밖에 없다. 런던은 세계 최대 자금·파생상품 시장이다. EU 외환 거래의 78%, 배출가스 거래량의 96%가 런던에서 거래된다. 런던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각종 자산만도 7조 달러 정도다.

톰슨로이터는 “이런 거대한 금융센터가 EU와 단절된다. 아직까지 아무도 가보지 않은 영역”이라고 전했다. 불확실성의 극치다. 금융자산 가격이 요동칠 수밖에 없다.

다만 베리 아이켄그린 미국 UC버클리대 교수는 최근 칼럼 등에서 “현상 파괴형 위기는 버블 붕괴형 위기와는 달리 통제 가능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각국 정책 담당자들이 서둘러 대안을 제시하면 시장이 안정되곤 해서다.

실제 71년 8월 미 금태환 중단 선언 이후 글로벌 시장이 위기에 빠졌을 때 당시 주요 10개국(G10)이 새로운 환율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논의를 시작하면서 시장은 빠르게 진정됐다. 그 결과 탄생한 게 스미스소니언 체제였다.

아직은 유럽 리더들이 새로운 영국-EU 관계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 일단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사임의 뜻을 밝혀서다. 영국 정부가 재구성돼야 EU와 새로운 관계를 맺기 위한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 EU 통합 전문가인 안병억 대구대 교수는 “일러야 올 12월 양쪽 협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급한 대로 주요 중앙은행들이 대응에 나섰다. 마크 카니 영국은행(BOE) 총재는 “2500억 파운드를 즉시 공급할 준비가 됐다. 필요하면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어떤 추가 대책일까. 경제분석회사인 IHS는 “조만간 BOE가 기준금리를 0.5%에서 0.25%로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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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브렉시트에 따른 충격에 대비해 달러화 유동성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이날 밝혔다. 연준은 “세계 금융시장의 변화를 유심히 지켜보겠다”며 “각국 중앙은행과도 공조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안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브렉시트 결정 직후 엔화 값이 달러와 견줘 2014년 9월 이후 23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라 아베노믹스가 휘청거리고 있다. 패닉을 피해 돈이 몰려든 탓이다. 주요국이 이처럼 경기 방어를 위해 자국 통화가치 떨어뜨리기에 나서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위기를 진정시킬 수도 있지만 통화 전쟁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 글로벌 시장은 당분간 시계 제로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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