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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이근면의 실험…“미생으로 와 한 집밖에 못 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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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면(左), 김동극(右)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24일 물러났다. 2014년 11월 대기업(삼성)의 인사 전문가로 초대 인사혁신처장에 임명된 ‘이근면의 실험’도 1년7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그는 삼성코닝·삼성전자 등에서 30년 넘게 인사 업무를 맡은 인사통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교체 배경에 대해 “이 처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처장은 이미 지난 5월 말 사퇴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고 정부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실제로 이 처장은 과거 심장수술을 받은 적이 있고, 취임 후에도 약을 달고 다닐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처장을 잘 아는 주변 인사들은 ‘건강 문제’가 작용하긴 했지만 이 처장이 사퇴한 건 “새로운 실험의 좌절이 부른 퇴장”이라고 말했다.

이 처장도 이날 오후 이임사에서 그런 심경의 일단을 드러냈다. 그는 “자평해 보니 ‘미생(未生)’으로 왔다가 한 집을 만들고 나머지 한 집은 ‘빅’을 만든 게 아닌가 싶다”며 바둑용어로 공직생활의 마무리를 표현했다. 바둑에선 두 집을 내야 산다. 그런 만큼 한 집이 빅(무승부)이라는 건 미완의 혁신에 대한 아쉬움을 “한 집은 빅(무승부)”이라고 토로한 셈이다. 취임식 때 그는 “미생하지 않고 완생(完生)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행정자치부(종전 안전행정부)에서 분리된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인사와 복무, 연금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 처장은 취임 직후부터 공직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관료사회에서 생각하기 어려운 여러 개혁조치가 등장했다. 저성과자 퇴출, 연봉제 확대 등은 기업인 출신이 아니면 엄두도 내기 어려웠다는 평이다. 공무원이 연가를 모아 한 번에 최대 43일까지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도 ‘파격’이었다. 전문가들이 대거 공직에 진입할 수 있도록 개방형 직위를 대폭 확대한 것도 이 처장의 작품이다.

문제는 이런 개혁조치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관료사회의 저항에 부닥쳤다는 점이다. 차관급 조직인 인사혁신처가 갖는 한계도 여러 차례 사석에서 토로했다고 한다.

그는 지인들에게 “한국 공무원들이 진짜 열심히 일한다. 하지만 시간 개념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근로를 시간 개념이 아닌, 성과와 가치의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성과를 내려 하기보다는 시간으로만 일하는 타성을 지적한 것이다.

이 처장은 이날 퇴임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일단 몸을 정비하겠다”며 “변화의 시작을 만든 것에 의미가 있다. 변화는 부단히 해 나가야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후임은 청와대 비서관

박근혜 대통령은 이 처장의 후임에 김동극(54·경북 영주) 청와대 인사비서관을 임명했다. 신임 김 처장은 정부 출범 후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해 왔다. 서울대 사회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행시 29회로 총무처·행정자치부·중앙인사위원회 등에서 주로 인사 관련 업무를 맡았다.

신용호·성시윤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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