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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비정상’들이 본 한국, 우리의 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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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욱
중앙SUNDAY 정치에디터

▶일리야(러시아)=“일상생활의 매너가 문제다. 지하철에서 내리는 사람 먼저 나가게 하고 들어갔으면 좋겠다. 양보하는 일상생활의 문화가 좀 부족한 것 같다.”

▶프셰므스와브(폴란드)=“엘리베이터도 똑같다.”

▶블레어(호주)=“운전할 때도 양보하는 배려심이 없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남에 대한 배려가 많이 없는 것 같다. 충격적이었다.”

▶기욤(캐나다)=“그런데 인사하면 매너가 좋아진다.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다. 아는 사람과 낯선 사람을 대할 때 너무 다르다.”

▶블레어=“제가 봤을 때는 나만 생각하는 것 같다.”

지난달 30일 JTBC의 인기 프로그램 ‘비정상회담’ 100회를 맞아 각국의 전·현직 비정상들이 털어놓은 한국에 대한 솔직한 생각들이다.

오랫동안 한국에 살며 한국을 연구해 온 친한파들이기에 이들의 말에선 애정이 느껴진다. 비판을 위한 비판, 혐한파들이 망신을 주려 쏟아내는 욕설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더 아프다.

열성적인 한류팬인 필자의 일본인 친구도 ‘한국인의 배려심’엔 항상 박한 점수를 준다. 그는 늘 “한국은 다 좋은데…길거리에 침을 뱉는 사람이 많고, 택시에서 손님 대접을 제대로 못 받는 건 아쉽다”고 말한다. 4호선 지하철 안에 멀쩡히 앉아 있던 60대 남성 승객이 역에 정차하는 사이 잠깐 일어나 문밖에 침을 뱉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는 엽기적인 장면을 목격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일부 기사님들의 사례겠지만, 택시 안에서 담배를 피운 뒤 연기가 빠져나가도록 추운 겨울에도 창문을 활짝 열어 두거나 손님이 있든 말든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는 건 한국에 대한 그의 오래된 불만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문화관광 경쟁력 강화회의’를 주재하며 “관광객들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남는 게 사진밖에 없다’는 말은 틀렸다. 제일 마음속에 남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의 친절” “관광(觀光)이라는 말의 어원은 (그)나라의 빛을 본다는 뜻”이라고 했다.

한국을 처음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승객이 내리기도 전에 밀어붙이는’ 한국식 지하철 문화에 시달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아무렇지도 않게 침을 뱉는 사람들을 거리에서 마주치고, 어렵게 잡아 탄 택시에서 투명인간이나 짐짝 취급을 당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정부는 청와대 회의에서 ▶동·서·남해안과 비무장지대 접경지역을 잇는 코리아 둘레길 건설 ▶한류·문화 콘텐트에 기반한 관광코스 개발 ▶수요자 중심의 교통·숙박 인프라 확충 등의 관광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말처럼 손님을 맞는 국민 의식이 업그레이드되지 않는 한 인프라와 콘텐트가 아무리 번지르르해도 속빈 강정, 호박에 줄긋기가 될 수밖에 없다. 관광객들이 한국의 빛을 제대로 보고 돌아가게 하려면 ‘비정상’들의 아픈 충고에 귀를 기울여야겠다.

서 승 욱
중앙SUNDAY 정치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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