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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전 런던시장 “탈퇴” 동생들 “잔류”…집안서도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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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이틀 앞둔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선 BBC 주최로 토론회가 열렸다. 6000명의 청중이 참석하고 생중계된 이 토론회에서 전·현직 런던시장이 맞붙었다. 탈퇴를 주장하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사진 위)과 잔류를 지지하는 사디크 칸 현 런던시장(오른쪽)이 방송 토론회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영국의 유명 인사들도 탈퇴와 잔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아래 사진은 왼쪽부터 탈퇴파인 기업가 제임스 다이슨, 록그룹
롤링스톤스의 믹 재거, 배우 마이클 케인.


21일 오후 7시(현지시간) 영국 런던 도심의 트래펄가 광장. 수천 명의 젊은이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반대하는 ‘유럽에 예스(Yes to Europe)’ 집회를 열고 있었다. 일부는 EU기가 그려진 망토로 몸을 두르거나 EU기를 들었다. 플래카드에는 ‘영국은 유럽 내에 있을 때 더 강하다’ 등의 구호가 적혔다.

집회를 조직한 소피 나지미 킹스칼리지런던대 학생은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젊은이들의 미래를 결정하는데도 언론과 정치인들이 젊은이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투표는 젊은이들의 권리와 자유, 미래에 대한 선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런던 동쪽 노동자 계급이 많이 거주하는 하버링구에서는 EU 탈퇴 목소리가 강하다. 하버링구 롬포드 거리 시장의 가판대에는 ‘탈퇴에 투표하라(Vote Leave)’는 표지가 달려 있었다.

브렉시트 투표는 기업들에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캐릭터 콘텐트 기업인 오로라월드의 이정훈 유럽법인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 영국이 EU 를 떠나 면 EU 시장에 대한 회사의 전략을 심각하게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사에서 EU 사업의 중심으로 영국을 선택했고 EU 단일시장 덕분에 독일·스페인·프랑스로 확장할 수 있었는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법인장은 “직원들에게 회사 입장을 알려야 했다”고 말했다. 탈퇴 진영이 크게 상승세를 타던 이달 초부터 고심했다고 한다.

그만의 선택이 아니다. 영국의 FTSE(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100대 기업 중 51개 기업을 포함한 1280명 기업 대표가 잔류해야 한다는 데 서명했다. 모두 175만 명을 고용한 이들이다. 브렉시트 선거운동 초반에도 머뭇머뭇했던 이들이 상당수다. 반면 청소기로 유명한 제임스 다이슨 경은 EU를 강하게 비판했다. 중소기업인 중에도 탈퇴 찬성론자들이 적지 않다.

“철없이 맹목적이고 애국적인 척하는 영국인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영제국 시절의) ‘통치하라, 브리타니아여(Rule Britania)’ 향수를 가진 나이 든 세대들이 문제다.” 40대 여성인 크리스틴이 투덜댔다. 나이 든 영국인들이 완고하다고 했다. 세대 간 대결 양상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들이 EU 잔류에 호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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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이틀 앞둔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선 BBC 주최로 토론회가 열렸다. 6000명의 청중이 참석하고 생중계된 이 토론회에서 전·현직 런던시장이 맞붙었다.잔류를 지지하는 사디크 칸 현 런던시장(사진 위)이 방송 토론회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영국의 유명 인사들도 탈퇴와 잔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아래 사진은 왼쪽부터 잔류파인 전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해리포터』 작가 조앤 롤링. [런던 AP=뉴시스·중앙포토]


세대만 아니라 지역도 다르다. 런던은 ‘잔류의 본산’이랄 만한 곳이다. 잔류 진영의 운동원들을 더 자주 보게 된다. 잉글랜드 중부로 가면 사정이 다르다. 버크셔에 살며 브렉시트 운동을 하는 저스틴 벨하우스는 “주민들이 먼저 다가와 홍보물을 달라고 한다 ” 고 말했다. 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에선 잔류 의견이 강하다. 두 곳 모두에선 “우린 반대하는데 잉글랜드인들에 의해 EU를 탈퇴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가 영국의 일원으로 남아 있긴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같은 단층선은 가족 안에서도 발견된다. 탈퇴 진영을 이끄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 가족만 봐도 알 수 있다. 유럽의회 의원이었고 EU 집행위에서도 일했던 아버지나 언론인인 여동생, 하원의원인 남동생 모두 잔류파다. 뉴욕타임스는 영국 가정의 상당수가 잔류파와 탈퇴파로 갈라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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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밤 영국의 BBC방송이 웸블리 아레나에 마련한 대토론장에서도 잔류·탈퇴 진영 사이의 깊은 골이 있었다. 청중 6000명은 자신들이 성원하는 주장이 나올 때마다 환호했다. 반면 반대하는 주장엔 고개를 설레설레 내둘렀다. 특히 존슨 전 시장이 마무리 연설로 “목요일(23일)은 영국이 독립하는 날”이라고 외치자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접전을 예고했다. 탈퇴 진영의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잔류가 앞선다고 보기도 어렵다. 조사 결과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여론조사를 합산 발표하는 ‘여론조사들의 여론조사’에선 탈퇴가 1%포인트 앞서고 있다. 결국 누가 투표장에 나와, 투표율이 얼마나 될지가 승부를 가를 것이란 얘기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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