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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한 범죄 기소유예 의견 내는 경찰, 제동 거는 검찰

지난 3월 말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에서 쓰레기장 일부가 불에 타는 화재가 났다. 주민 김모(49)씨가 버린 담배꽁초가 원인이 됐다. 불은 금방 꺼졌지만 600만원가량 재산피해가 났다.

서초경찰서는 지난달 말 기소유예 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반려했다. 서초서 관계자는 “초범이고 피해금액 전액이 변상돼 기소유예 의견을 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이 경미한 범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때 기소유예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기 시작했다. 검찰이 이에 제동을 걸면서 검경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소유예는 죄는 인정되지만 범행 동기·수단·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검사의 처분을 말한다. 경찰청 수사국은 지난달 13일 일선 경찰서에 “경미범죄 기준에 맞는 경우 기소유예 의견을 내라”는 지침을 내렸다. 수사가 끝나 검찰로 사건을 넘길 때 첨부하는 의견서에 기소 또는 불기소 의견을 내는 관행에서 벗어나 기소유예 의견도 제시하라는 뜻이었다.

그 뒤 기소유예 송치 건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8일까지 총 295건에 기소유예 의견이 붙었다. 지난해 경찰이 송치한 총 203만5472건 중 기소유예 의견이 달린 것은 단 한 건이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가벼운 범죄의 경우 검사가 가급적 빨리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관행적으로 기소·불기소 의견만 냈는데 법에 의견 종류를 제한하는 조항이 없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청에서는 경찰이 기소유예 의견을 붙인 송치 서류를 다시 경찰로 보내고 있다. 경찰청에 접수된 반려 사례만 20건이 넘는다. 대검찰청은 경찰이 기소유예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지를 따져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은 증거를 수집해 혐의 유무를 판단하는 일을 한다. 경찰이 죄는 있지만 공소 제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까지 내는 것은 월권 행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민제·윤정민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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