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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김영란법 시행되면 민간 소비에 분명히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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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 참석해 “국내외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9월 말에 시행된다면 분명히 민간 소비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남대문로 3가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를 주재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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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올해 하반기 한국 경제를 둘러싼 주요 변수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 금리 인상 ▶기업 구조조정과 함께 김영란법을 직접 거론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김영란법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이 법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고 긍정적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가 김영란법이 경제에 실질적으로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견해를 본격적으로 밝힌 셈이다.

이 총재가 걱정하는 부분은 내수 침체다. 가뜩이나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김영란법이 시행돼 소비가 충격을 받으면 내수마저 가라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1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보다 0.2% 줄었고 4월 소매판매도 전달보다 0.5% 감소했다. 향후 전망도 흐리다.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6월에 종료되는 등 호재를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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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김영란법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연간 11조6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음식업(8조5000억원)을 비롯해 선물 관련 산업(2조원), 골프장(1조1000억원)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봤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2004년 접대비 실명제 도입 당시 접대비 규모가 줄었는데 김영란법은 적용 범위가 광범위해 이보다 파급효과가 훨씬 더 클 것”이라 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영란법에 따른 손실 규모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접대문화의 비정상적인 측면이 컸다는 의미도 된다”며 “장기적으로 이 부분이 투자 등으로 옮겨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대량 실업과 같은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5월 중 경남 지역의 실업률이 크게 높아지는 등 기업 구조조정의 영향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조조정의 주요 타깃인 조선업체가 밀집한 경남 지역의 지난달 실업자 수는 6만5000명으로 1년 전(4만3000명)보다 2만2000명(51%) 늘었다. 같은 달 경남 지역의 실업률은 3.7%로 지난해 5월(2.5%)보다 1.2%포인트 올라 전국 16개 시·도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도 불안 요소는 산적해 있다. 이 총재는 “대외적으로 23일 브렉시트 국민 투표 결과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증폭될 수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를 추가로 1~2회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달 금통위가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 조치가 대내외 악재에 따른 충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걸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재는 “대내외 여건의 변화 방향과 속도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불확실성이 높다”며 “확장적 거시정책으로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날지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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